윙페더 사가 1 - 어두운 암흑의 바다 끝에서 윙페더 사가 1
앤드루 피터슨 지음, 김선영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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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판타지의 서막


윙페더 사가(The Wingfeather Saga)


1. 어두운 암흑의 바다 끝에서


내가 알고 있는 대표적인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 이후로는 눈에 띄는 판타지 소설을 보지 못했다. 판타지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열광적인 팬은 아니고, 사실 위에 언급한 2개의 유명한 책들도 영화로만 보고 아직 책으로는 읽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번에 읽은 <윙페더 사가 1. 어두운 암흑의 바다 끝에서>는 아마도 내가 제대로 읽은 첫번째 판타지 소설이면서 앞으로 시리즈 전권을 열심히 찾아보게 될 시작점이 되어 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사가(Saga)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문학적으로 12세기에서 13세기에 노르웨이나 아이슬란드와 같은 북유럽에서 성행한 산문체 이야기로 영웅적인 주인공의 모험 이야기나 무용담을 서술하였다. 그리고 한 가문이나 한 사회를 역사적,전기적으로 서술한 장편 소설을 의미한다. 



윙페더 사가는 이 의미에 아주 적합한 소설인데 판타지 소설의 거대한 세계관 안에서 자신의 운명을 알게 되고 성장하는 주인공의 모험 이야기가 짜임새있게 펼쳐진다. 


그런데 그 주인공이 이기비 가족의 어린 세 남매들이다. 



판타지 소설들을 보면서 내가 가장 놀라워하는 것은 작가의 엄청난 상상력과 짜임새 있는 구성이다.


다양한 지명과 인물들, 그리고 등장하는 동물들이 현실에 존재하지도 않는 것들인데 책을 읽다보면 꼭 이세상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고, 실제 있었던 역사 속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지도나 동물의 그림, 일기가 등장해서 더욱 실제 같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다보니 그 이야기 전체가 여러 권의 장편소설이 되고, 이야기의 크기가 무척 방대하며 깊다는 생각이 든다. 



윙페더 사가 1권은 무려 5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이다. 


처음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읽어보고 싶었지만 선뜻 신청하기 어려웠던 것이 이 두께때문이었다. 과연 내가 이 책을 금방 읽을 수 있을까. 


아이가 재미있어할까. 


그런데 홍보문구에 있는 '미국 집집마다 한 권씩 있는 최고의 판타지' 라는 말이 나를 끌어당겼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신청해서 받았는데 역시나 그 두께에 다시 한 번 놀랐다.


하지만 처음에 한 두장 계속해서 읽다보니 어느새 하루 일과를 보내다 짬이 날 때마다, 자기 전에 틈틈이 읽게 되고 꽤 정신없는 나날들이었는데도 며칠안에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만큼 몰입감이 있고, 구성이 짜임새가 있어서 계속 읽어나가게 되는 책이다. 

홍보에 있는 '미국 집집마다 한 권씩 있는 최고의 판타지'라는 말은 괜한 말이 아니었다. 

이 시리즈는 'C.S 루이스 어워드'를 수상하고 '<월드> 올해의 어린이 도서'에 선정된 작가의 대표작으로, 전 세계 독자들의 두터운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다. 

사실 이 책은 2008년 처음 1부가 출간되고 2014년 4부로 완간되었다.

심지어 마지막 권은 출간 전 세계 최대 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에서 억대 모금액을 기록하며 소설 부문 최대 모금액을 갱신했다고 한다. 

이후 독자들이 지속적인 사랑을 보내자 2020년 시리즈를 전면 리뉴얼하여 재출간된 것이 지금의 <윙페더 사가>이다. 

심지어 60억대에 이르는 독자들의 후원에 힘입어 시즌제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중이기도 하며 2023년 방영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제 새로 나온 판타지 소설인 줄 알았는데 무려 14년 전 나와서 오랜 사랑을 받은 책이었다. 

긴 시간을 잊혀지기는 커녕 재출간 할 정도라는 건 확실히 믿고 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판타지 소설의 특징이면서 재미인 정말 대충 그린듯한 지도.

심지어 축척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적힌 이 지도가 책의 시작을 알린다.

어두운 암흑의 바다 옆으로 이기비 가족의 오두막이 보이고, 하나뿐인 여관, 앵클젤리 대저택, 글립우드 숲.

지명들이 과거 유럽의 역사 속 이름 같은 느낌을 주면서 독특하다. 

지도를 살펴보며 이 곳은 어떤 곳일까, 어떤 일이 벌어지는 곳인가 생각하다보니 더욱 기대감이 올라갔다.

사실 낯선 이름들이라 처음 봤을 때는 이름이 기억도 잘 안 나고 어색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자꾸 이 지도를 다시 보게 되고, 어느새 이야기를 읽으며 이 지도가 머리 속에 그려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옛이야기에서 시작하며 이 거대한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세계 '에어위아'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이어진다.

그 세계 안에 있는 두 대륙 서쪽 '스크리'와 동쪽 '댕'.

이 두 대륙을 나누는 것이 '어두운 암흑의 바다'이다. 

'댕'은 황량한 대륙으로 이 곳에서 악랄한 악마가 나타나 에어위아 전체를 상대로 대전쟁을 일으켰다.

그 악마에게는 이름이 없어 '이름 없는 네그'라 불렸는데 마치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에서 가장 강한 적의 이름을 부르지 못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네그는 어니러 왕국의 제왕 윙페더를 매우 증오하였다. 그리고 잔혹한 야수들을 이끌고어니러 왕국을 철저히 짓밟았다. 결국 왕국의 왕과 왕궁, 왕족 모두 몰락하였다.

네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바다를 건너 스크리 대륙을 침략하였다. 

이 책의 이야기는 그로부터 9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이다. 

스크리 대륙과 이 책의 주인공들인 이기비 가족의 간략한 소개가 끝나고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계의 시작부터 시작해서 점점 시점이 좁아지면서 이기비 가족의 장남 재너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것부터 앞으로의 거대한 판타지의 서막을 알리는 느낌이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재너, 팅크, 리리라는 이기비 가족의 삼남매이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엄마 니어와 외할아버지 포도와 함께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사실 그리 평범하지는 않은 것이 그들이 사는 곳은 '팽'이라는 종족에게 지배를 받고 있다.

팽은 도마뱀과 비슷하게 생겼으며, 독니에서는 독이 나와 닿는 것을 녹이고 성격이 포악했다.

이들이 살고 있는 글립우드 사람들은 무기를 소지하지 못하고, 농기구를 빌릴 때도 매번 대여신청서를 적어 빌려쓰고 반납해야했다. 

심지어 팽에게 잡혀 검은 마차에 실려 '댕'으로 끌려갈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 살고 있기도 하다.

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은 '용의 날 축제'

일 년에 단 하루 용들이 어두운 암흑의 바다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날에 글립우드에는 '용의 날'축제가 열린다.

이 날은 스크리 사람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글립우드 마을로 밀려드는 날이다. 

이기비 삼 남매도 이 날을 무척 기대했고, 마침 이번 '용의 날 축제'에는 어른 없이 삼 남매만 축제를 구경가게 된다. 

경기도 구경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던 중, 갑자기 막내 리리와 강아지 너깃이 사라진다. 

아직 열두살로 어리지만 동생들을 챙겨야 하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제너는 팅크와 함께 리리를 찾으러 다니다가 리리의 비명을 듣게 된다. 리리와 너깃은 골목에서 슬랍이라는 팽과 문제가 생겨 위험에 처해 있었다.

이기비 삼 남매는 팽에 맞섰지만 어린 아이들이 거대하고 힘이 센 팽을 이기기는 힘들었다.

그러다가 어디선가 날아온 돌이 팽들을 쓰러뜨리고 남매는 겨우 도망가게 된다. 

하지만 용이 나왔다 사라진 후 삼 남매는 팽에게 잡히고 지하감옥에 갇히게 된다. 

검은 마차를 타고 끌려가게 될지 걱정되는 가운데 엄마인 니어가 보석들을 사령관 노엄에게 바치고 아이들을 구해낸다. 

그렇게 사건은 일단락 되나 싶지만 그렇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은 커다란 사건의 시작일 뿐.

엄마가 숨겨두었던 보석들은 무엇인지, 오스카의 책방에서는 자꾸 특정 책들을 삼 남매에게 보여주지 않으려는 모습이 보이고, 심지어 숨겨진 곳에서 오스카의 비밀지도까지 찾게된다. 

할아버지와 엄마는 남매를 구해준 사람을 알고 있는 듯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숨기고 있고, 단순하게 동네의 미친 사람으로 보였던 피트에게도 비밀이 있는 것 같다. 

여기에 남매를 집으로 보내주고 복수심에 불타는 슬랍이 호시탐탐 남매를 해치려고 한다. 

'용의 날 축제'이후로 삼 남매는 계속해서 새로운 비밀을 마주하게 되고, 사건이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하나의 비밀이 풀리면 또 다른 의문이 생기면서 이야기는 계속 된다. 

그렇게 책의 후반부로 갈 수록 이야기는 정리가 되면서 거대한 판타지의 서막을 보여준다.

1권은 시작일뿐, 더욱 장엄한 서사는 이후 시리즈에 계속 될 것 같다. 

처음 읽기 시작할 때는 지명들이나 이름들을 보고 그 관계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초반에 나온 간략한 설명도 이런 배경을 가지고 있구나 정도로 생각되었지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그런데 책을 읽고 간략한 설명을 다시 읽으니 머리에 잘 들어오면서 전체적인 이야기의 시작을 알 수 있었다.

생소해서 기억이 잘 안 되던 지명과 이름들도 책을 읽다보니 어느덧 외워지고 머리 속에 그림이 그려졌다.

그렇게 빠져들어 읽도록 몰입감 있고, 이야기 전개가 빠르며 구성이 탄탄하다.

읽으며 마치 거대한 퍼즐의 퍼즐조각들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느낌으로, 앞으로의 이야기를 읽으며 어떤 퍼즐조각이 맞춰지고 완성된 그림이 어떨지 무척 기대되는 소설 작품이다. 

이제 모험이 시작된 초대형 판타지의 서막, 윙페더 사가 1권 어두운 암흑의 바다 끝에서.

다음 책에서는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더욱 기대되는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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