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놀이터 북멘토 가치동화 47
박현숙 지음, 장서영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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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놀이터는 박현숙 작가의 베스트셀러 '수상한 시리즈' 의 열두 번째 책이다.


수상한 시리즈는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이미 베스트셀러로 소문을 들어 익숙한 책이었다. 


이 시리즈는 처음이지만, 수상한 시리즈의 스핀오프로 유아와 초등 저학년을 위해 나온 그림책은 이미 만나봐서 책의 분위기나 주제는 어느 정도 알 것 같았다. 



수상한 시리즈는 주인공인 여진이를 중심으로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을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게 엮은 이야기이다. '수상한 놀이터'에서도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고, 겪고 있는 일들이 소재로 등장해서 공감이 많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의 모습과 비교해 보게 되었다.


재미있게 술술 읽을 수 있지만, 우리가 하는 사소한 행동들이 옳은 것인지,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해주는 깊이 있는 동화이다.   

수상한 놀이터의 배경은 제목대로 놀이터이다. 

주인공 여진이는 새로 지은 멋진 아파트로 이사를 간다.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특히 고층 아파트가 많이 등장했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아파트는 5층 정도 높이였는데, 이제 30~40층 높이의 아파트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높은 층에 사는 일이 흔한 일이 되었다. 

이런 변화에 맞춰가듯 수상한 놀이터에서도 고층 아파트, 아파트단지, 놀이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풍경들이 이야기 속에 녹아있다.  

표지에서 수상한 시리즈만의 느낌이 잘 드러난다.

여진이와 친구 미지, 그리고 새로운 인물들. 

뒷표지에서는 하나같이 수상한 말들을 하는데, 이 말들은 이야기를 읽다보면 하나씩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새로 이사한 여진이의 집은 30층이다. 

창 밖 풍경을 보니 다리가 덜덜 떨린다. 

할머니도 멀미가 밀려온다고 하는데 엄마만 좋아하는 분위기이다. 

이런 가족의 모습 하나도 너무 현실적이라 재미있었다. 

친한 친구인 미지가 놀러와서 놀다가 돌아가는 길, 

놀이터 빨간 벤치에 앉아있는 아저씨를 발견한다. 

아저씨는 날이 추운데 머리를 밀고 있었고, 옆에 커다란 검은 가방을 가지고 있었다.

놀이터를 심각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아저씨의 모습이 수상하게 보인다. 

이 아저씨는 아파트 단지 주민도 아닌데 거의 매일 같은 벤치에 같은 모습으로 앉아 놀이터를 지켜보고 있다.

요즘 아파트 단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이야기의 소재로 등장한다.

읽으면서 함께 고민이 되었던 이사떡 이야기.

엄마는 이사떡을 하지 말라고 하고, 할머니는 이사를 오면 이사떡을 돌려야한다고 떡을 엄청 많이 하셨다.

혼자라도 돌리겠다는 할머니의 뒤를 따라 여진이도 함께하는데, 문을 열어주는 집이 거의 없다. 

심지어 이사 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부터 차갑고 예의없어 보인 앞집 아이는 엘리베이터에서 할머니가 떡을 주시는 것을 받지 않는다.  

위층에서 26층까지 내려오는 중에 유일하게 문을 열고 떡을 받아준 이대팔 가르마의 아이. 

이 아이가 표지에 등장하면서 새 동네에서 여진이의 친구가 되어 주는 아이이다. 

떡을 받아줘서 고맙다는 할머니. 

그리고 떡을 받는 사람이 고마워야 한다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요즘 이사 분위기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리도 이사를 여러 번 했지만 이사떡을 한 번도 돌리지 않았다.

어릴 적에는 이사떡 돌리는게 당연해서 처음 이사할 때는 살짝 고민도 했었다. 

하지만 주변에 이사떡을 돌리는 분위기가 아니라 그 이후로는 고민도 하지 않았다. 

사실 이 부분은 여진이 엄마의 의견에 어느정도 동의하기는 한다. 

맞벌이로 집에 없는 경우도 있고, 다른 사람의 방문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머니의 마음도 이해가 되어서 이야기를 읽으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 외에도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에게 인사는 커녕 대꾸도 잘 안하는 앞집 아이의 모습,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 외부인 출입을 막자는 의견들, 명품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그에 맞는 옷차림을 해야한다는 이야기, 고층 아파트에서 가족들 나오는 걸 기다린다고 엘리베이터를 오래 잡는 문제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면서도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지 고민하고 토론해 볼 만한 내용들이 많이 나왔다. 

그러던 중 하나의 사건이 일어난다. 

앞집 7살 아이가 실종된다. 

아파트에도 아이를 찾는다는 방송이 나오고 날도 춥고 어두워지니 여진이와 가족들도 이 아이를 걱정한다.

미지와의 통화 중 수상한 검은 가방의 아저씨를 떠올리는 여진이는 앞집 아주머니에게 의심가는 사람이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이후에 다행히도 앞집 아이를 찾았다고 한다. 

정말 수상한 아저씨가 앞집 아이를 유괴했다가 다시 놓아준 것일까?

아니면 유괴하려다가 실패한 것일까?

 

앞집에서는 정확한 범인이나 아이가 돌아온 상황은 이야기해주지 않고, 여진이와 아파트 사람들은 들을 이야기로 추측하고 결론을 내린다. 

이 부분에서도 말 한마디로 시작되어 퍼져나간 소문이 얼마나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지, 

그 소문으로 인해 어떤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정말 말은 하기 전에 생각을 많이 하고 조심해서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진이와 친구들은 아저씨가 정말 사건의 범인인지 미행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문제도 발생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이 펼쳐진다. 

너무나 친숙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과 거기서 일어나는 하나의 사건, 그리고 수상한 아저씨.

사건과 아저씨의 진실이 궁금해서 책을 빠르게 읽어나갔는데, 그러면서도 공감되고 생각할 것들이 많아 책을 읽지 않는 시간에는 관련해서 고민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책을 읽고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높고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아파트 단지, 내 어린 시절의 동네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졌다.

과연 현대의 더불어 사는 세상의 의미는 무엇일까? 

재미있게 이야기를 읽으며 그 의미도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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