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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프콘을 위하여 - 제4회 다시 새롭게 쓰는 방정환 문학 공모전 대상작 ㅣ 아이스토리빌 48
박규연 지음, 김이조 그림 / 밝은미래 / 2022년 4월
평점 :
올해는 방정환의 번역 동화집 <사랑의 선물>이 출간된 지 백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어린이를 사랑하고 아동 문학에 대한 애정이 있었던 방정환 선생님.
매년 어린이날마다 생각나고 고마운 분이다.
방정환 선생님 덕분에 오늘날 어린이를 우리의 미래로 보고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게 된 것 같다.
그런 방정환 선생님의 문학을 계승, 발전하고자 만든 '다새쓰(다시 새롭게 쓰는) 방정환 문학 공모전'
올해로 4회를 맞이하였다.
제 4회 다새쓰 방정환 문학 공모전 대상인 <베프콘을 위하여>는 방정환 작품의 주제가 깃들어 있으면서 동시에 오늘, 여기의 이야기로 새롭게 만들어 낸 작품이다. 방정환의 동화 '동무를 위하여'에 등장하는 두 인물의 우정을 오늘날에 맞게 잘 살렸으면서 기존 동화를 전복하고 인물을 주체화하여 오늘날 동화가 나가야 할 길을 예리하게 포착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우정과 요즘 아이들의 고민들을 잘 드러냈고, 아이들이 힘들다는 것을 잘 몰랐던 어른들이 아이들의 우정을 통해 변화되기도 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상황을 바라보고 감정을 잘 살려서 공감하고 몰입하며 읽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주인공인 진성이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어, 초등학교 4학년인 진성이의 눈높이에서 주변 인물들과 어른들, 상황을 바라보게된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비춰주는 거울같은 느낌이라 공감이 많이 되었을 것 같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보았을 때는 우리 아이도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까 살짝 반성하게 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깊은 우정, 배려심에 감동하였다.

이야기의 시작은 시원하고 달콤한 베프콘을 묘사하며 시작된다.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계속 나오는 베프콘.
이야기의 큰 줄거리를 이끌어가는 물건이다.
베프콘은 아이스크림인데 첫 부분에서 이 베프콘을 너무 맛있게 잘 묘사해 주어서 책을 읽으며 군침이 돌 정도였다.
책을 읽고 있는데 자꾸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진성이네 집은 '빅마트'라는 작은 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진성이의 엄마는 아프셔서 수술을 하시고 병원에 계시고, 그런 엄마를 보기 위해 아빠가 종종 자리를 비우신다.
초등 4학년인 진성이는 자리를 비운 아빠를 대신해서 가게를 지키는 일을 자주 한다.
엄마가 아프시고, 혼자 마트일을 하는데도 씩씩하고 밝은 진성이의 모습도 멋졌다.
진성이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 명후가 있다.
명후는 공부도 잘하고 친절한 친구이다. 진성이가 명후와 가장 친한 친구가 된 계기는 '빅마트'가 어려울 때 명후가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명후는 고민이 있었다.
명후의 엄마가 명후에게 공부를 많이 시키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원하지 않는 수학 경시대회에까지 나가라고 신청을 해 놓아서 평소보다 공부를 더 해야했다.
엄마에게는 말을 못하지만, 진성이에게는 그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두 친구가 서로의 이야기를 할 때면 항상 달콤한 베프콘이 함께한다.
베프콘을 먹으며 고민도 잠시 잊고 친구와 행복한 시간을 가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베프콘 회사에서 이벤트를 열었다.
베프콘 뚜껑에 붙은 행운 딱지를 긁어서 당첨이 나오면 친한 친구 한명과 꿈의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과연 진성이와 명후는 행운딱지가 당첨되어 꿈의 페스티벌을 갈 수 있을까?
언제 당첨딱지가 나올지 아이들이 행운 딱지를 긁을 때마다 긴장하며 보게 되었다.
베프콘의 행운딱지도 이 이야기의 긴장감과 재미를 주는 요소이다.

명후는 심지어 스트레스로 탈모증세까지 나온다.
이전에 기사나 책에서 이런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었다.
어른들만 스트레스로 머리가 빠지는 것이 아니라, 요즘 아이들도 학업 스트레스로 머리가 빠지기도 한다는 이야기.
실제 동화책에서 이런 모습을 그림과 함께 보니 더 안타까웠다.

지민이라는 친구도 등장한다.
지민이는 같은 반 친구로 예쁘고 공부도 잘 한다. 하지만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지 못한다.
친구들이 좋아하는 젤리,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지만 지민이 엄마의 반대로 먹지 못해 속상해 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친구 강준이.
강준이는 매우 유쾌한 친구이다. 이 이야기의 분위기 메이커 같은 느낌이다.
공부를 잘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항상 밝고 쾌활하다.
80점이 넘으면 엄마가 피자사주신다고 마냥 신나하는 강준이.
이런 친구가 주변에 있으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았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진성이, 그리고 가장 친한 친구 명후, 같은 반 친구 지민이와 강준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우리 아이들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로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가 된다.
사건들의 흐름이 계속 이어지다보니 책을 읽기 시작하고 다 읽기 전에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베프콘 당첨 딱지를 찾게 되는 사람은 누구일지, 진성이네 마트에 나타난 좀도둑의 정체는 누구일지,
명후는 과연 힘든 공부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을지, 지민이는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 편히 먹게 될지.
궁금한 것들이 조금씩 해결되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의 우정과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었는데, 아이들이 스트레스 받는 모습들은 안타까우면서 혹시 내가 이 이야기에 나오는 어른들의 모습은 아닌지 확인해 보게 되었다.
책 속에서 엄마들이 아이들의 우정에 감화되어서 변화된 것처럼 나는 이야기를 통해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 것 같다.
<베프콘을 위하여>는 아이들의 우정이 무척 따뜻하게 그려진 이야기였다.
친구들간의 순수한 우정을 다시 추억할 수 있었고, 그 안에서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아이들이 행복한 것이 가장 좋은 결말인 것 같다.
읽는 내내 베프콘처럼 달콤하고 순수한 아이들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어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