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엄마를 고발합니다 - 올해의 소년한국 우수 어린이 도서
제성은 지음, 차상미 그림 / 예림당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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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아이가 읽는 책을 많이 읽는다. 


서평을 쓰기 위한 것도 있지만, 아이들 책은 내가 읽는 책보다 글도 적고 그림도 많고 재미있다.


편한 마음으로 술술 읽어나갈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 눈높이로 쉽게 설명되어 있어 얻는 지식도 많다. 


창작동화도 종종 읽는데 책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고, 관심사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이번에 읽은 예림당 <인플루언서 엄마를 고발합니다> 는 정말 아이에게도, 부모님들에게도 추천해 주고 싶은 창작동화이다. 



인플루언서(influencer). 처음 들었을 때는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몰라 검색해서 찾아본 적이 있었다.


SNS에서 수만 명에서 수십만명에 달하는 많은 팔로워(follwer: 구독자)를 통해 대중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국내에서 많이 하는 SNS 인플루언서는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에 있겠다. 



예전에는 연예인이나 이런 많은 팬을 몰고 다녔는데, 스마트폰의 생활화와 SNS의 확대로 이런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이 커졌다. 그런만큼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생겼고, 활동도 다양하다. 



이 이야기는 그런 인플루언서를 엄마로 둔 딸의 이야기이다. 

다이아수저, 금수저는 들어봤는데 신조어인가, '인플루언서 수저'.

이름마저 '남다름'이라 정말 유명인 같은 느낌인데 이 아이가 바로 인플루언서 엄마를 둔 딸이다. 

자신의 모든 일상을 업데이트하는 인플루언서 엄마에게 반기를 들었다는데... 

엄마가 유명인이면 갖고 싶은 것도 많이 갖고 행복하지 않을까, 부럽다라는 생각을 가지기 쉽다. 

하지만 정말 행복하기만 할까? 

책을 읽으며 인플루언서와 그의 가족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아침부터 엄마가 골라준 일주일 의상들을 다 입으며 등교길 패션 사진을 찍는 '남다름'.

주위의 시선들이 불편하지만 엄마가 시키는대로 열심히 촬영을 한다.

그래야 빨리 끝날 수 있으니까. 

엄마는 인플루언서 리나비로 주로 가족의 일상을 올리고, 패션 관련 협찬들을 소개한다. 

엄마는 아침 일찍부터 자신을 완벽하게 꾸민다.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기에 항상 우아한 태도와 웃는 모습을 보이고 딸인 다름이에게도 늘 우아하게 굴라고 한다. 

다정한 가족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아빠와 엄마는 별거중이다. 

하지만 SNS에는 별거 이야기는 전혀 없고 다정한 가족처럼 늘 아빠의 별명을 태그한다. 

다름이는 학교에 오면서부터 아이들의 관심을 받는다.

인플루언서 리나비의 딸로 유명하고, 다름이가 입은 옷과 행동이 늘 주목받는다. 

다름이는 그런 시선들이 부담스럽지만 엄마가 유명인이라 행동에 조심하라고 해서 별말을 하지 않는다. 

앞부분만 읽고도 엄청 생각이 많아졌다.

나도 여러 SNS를 하는데 그걸 보면서 나오는 아동 모델들이 참 예쁘고, 부럽다는 생각을 한 적이 많았다.

예쁜 옷이나 소품들을 협찬도 받고, 집도 너무 예뻐서 이 집은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이면에는 이렇게 불편하지만 엄마가 시키는대로 움직이는 아이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해졌다. 

엄마는 다른 인플루언서들과 친하게 지내며 집에서 홈파티 사진도 찍는다.

사진 속 엄청 친해보이는 이들은 정작 서로 마주하고 있으면서도 SNS 댓글로 서로 이야기를 한다.

엄청 웃기면서도 씁쓸한 장면이다. 

함께 찍은 사진 속 모두가 환하게 웃고 있지만 다름이만 표정이 좀 어색하다. 

평범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엄마의 SNS 글. 

아이들은 이 글을 보고 유명 인플루언서들과도 친하냐며 부러워하고 다름이를 부러워한다. 

하지만 정작 다름이의 마음은 다르다. 지금 이게 평범한 것인지 혼란스럽고, 나중에는 엄마가 말하는 '평범'한 것은 그저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의미였다는 말이 나오는데 정말 마음이 아팠다.

다른 인플루언서의 말실수와 거짓말에 이어 드러난 엄마의 거짓말.

그로 인해 학교까지 기자들이 찾아오고 놀란 다름이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어찌할지 모르는 다름이를 아라가 챙겨서 몰래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왔다.

아라는 이전부터 다름이를 부러워하는 아이들과는 다르게 행동하고 말하는 아이였다. 

아라에게 고장 난 신호등과 망가진 보도블록, 그리고 학교에서 다름이의 허락도 없이 사진을 찍는 아이들 이야기를 듣게 된다. 

자신의 일도 아니지만 아라는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볼 수 있어 고장난 것은 고치도록 신고하고, 아침에 핸드폰을 수거하도록 선생님께 건의했다고 한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야.

다른 사람의 불편함을 함께 고쳐나가면 안 돼?

아라의 말에 다름이처럼 나도 멍해졌다. 

내 주변에 불편한 것들을 보면서도 순간 불만만 이야기하고 그냥 넘어갔었는데, 이렇게 작은 움직임으로도 변화가 시작될 수 있는데 그걸 잊고 있었다. 

아라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바꾼 다름이는 엄마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

자신의 사진을 마구 올리는 거 싫다고, 엄마를 고발하겠다고 한다. 

다른 블로그에서 본 관련 법들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뜻을 말한다.

이 전에 아라의 말 중에 '셰어런팅'이라는 말이 나온다.

SNS에 아이 사진을 공유하는 것인데, 이로 인해 아이들의 사진이 노출되면서 생기는 문제들이 많다고 한다.

범죄에 노출되거나,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사생활이 노출되는 등이다. 

이 글을 보고 또 뜨끔하기도 했다.

나는 아이의 얼굴은 비공개하는 편이긴 하고, 요즘은 아이가 내가 인증을 위해 자기 사진을 올리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동안 아이는 사진을 찍기 싫어하고, 난 미션을 위해 찍어야 한다고 티격태격했던 적도 있었다. 

다음부터는 좀 더 아이의 마음도 생각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연이은 사건들로 엄마는 자신이 처음 블로그를 시작했을 때의 순수했던 마음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사람들에게 사과를 했다.

다름이는 소원대로 진짜 평범한 다름이가 되었다. 

이야기의 마지막에 인플루언서의 선한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SNS의 글로 자살하려던 사람을 구한 이야기, 인플루언서의 글로 희귀 혈액형을 빠르게 구해서 사람을 살린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SNS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기도 하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요즘의 SNS를 보면 홍보효과를 노리고 다양한 마케팅이나 협찬도 정말 많다. 

또한 SNS 속 한 장의 사진으로 특정인의 삶을 동경하고 부러워하면서, 내 자신을 초라하게 생각하며 발생하는 문제들도 많다. 

책을 읽으며 많은 이에게 영향을 주는 인플루언서들이 가져야할 책임감, 그리고 그걸 사용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SNS 속에서 남을 속이는 행동에 대한 예방대책도 생각해야될 것 같다.

현재 사회 문제와 엮어서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었다. 

아이 책을 함께 읽으면 좋은 점 또 한가지. 

내가 책을 읽으면 아이가 와서 함께 읽자고 한다. 

함께 읽다가 뺏어가기도 하는데, 이 책이 그런 책.  

책이 두꺼워보였는데 책장이 두꺼워서 실제 페이지수는 140쪽 정도였다.

거기다가 그림이 많아서 내용이 많지 않아 초등 저학년도 잘 읽을 수 정도다. 

안그래도 요즘 SNS 가 엄청 확산되었고, 아이들의 장래희망으로 인기 유튜버가 많다고 한다. 

팬데믹 현상으로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SNS를 막는 것보다는 아이와 책을 읽으며 SNS의 좋은 부분과 안 좋은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겠다.

또한 내가 불편하지 않더라도 남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도 배우면 좋을 것 같다. 

재미도 있으면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생각할 것도 많이 남겨준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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