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자본주의자 - 자본주의의 변두리에서 발견한 단순하고 완전한 삶
박혜윤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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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가끔 귀농생활을 꿈꾸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럴 때 마다 나는 그게 더 힘들다고, 농사일이 얼마나 힘든지 아냐고 말을 하곤 했다.



여기 그동안의 도시의 삶을 버리고 숲속으로 들어간 가족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노년의 우아한 전원생활도 아니다. 


아이들은 한창 교육을 받고 성장할 나이이고, 고학력에 한창 일할 나이에 숲으로 들어갔다.



그렇다고 숲에서 자급자족하며 자신들만의 힘으로 살아가는 건 아니다.


필요한 만큼 일을 하고, 하고 싶은 만큼 빵을 만들어 팔고, 하고 싶은 만큼 글을 써 구독료를 받기도 하며 생활하고 있다. 


그래서 숲속의 자본주의자라 하나보다.

난 요즘 늘 초조했다. 새벽에 일어나지 못하면 왜 못했을 까 시간 아깝다고 초조해 하고, 

발달이 느린 둘째를 보며 초조하고, 나의 모습과 내 가족을 보며 초조했다.

"내 안의 초조함으로부터 멀어지는 법"

이 문구가 내가 이 책을 읽고 싶도록 끌어당겼던 것 같다. 

서평모집에 신청을 했고, 다행히 선정이 되어 책을 받아보게 되었다. 

책을 읽고 내게 준 영향은, 내가 그동안 읽었고 배웠던 내용들, 그로 인해 생겼던 생각들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생겼다. 내가 믿고 있던 내용들을 다른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고, 마음에 좀 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 책은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

책의 저자인 박혜윤님은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4년간 동아일보 기자로 일했다.

미국 워싱턴 대학교에서 교육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가족과 미국 시골에 들어갔다.

지금은 시애틀에서 한 시간 떨어진 작은 마을의 오래된 집에서 두 아이와 남편과 산다.

처음에 이 부분을 보고 놀란게, 남편과 둘이면 몰라도 아이들까지 이 생활을 함께하다니 신기했다.

자라는 아이들의 교육은 어떻게 하지? 나중에 사회생활은 어떻게 하라고?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 가족은 농사는 짓지 않는다. 도처에 자라나는 블랙베리와 야생초를 채취하고 통밀을 갈아 빵을 구우며 막걸리 누룩으로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먹는다. 정기적인 임금 노동에 종사하지 않으며 살아가고 있다.

프롤로그에서부터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이야기가 나오는데 책 내용중에도 많이 나온다.

어떤 부분은 '월든'이야기가 많이 인용되서 내가 '월든'의 일부분을 읽고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이 다음 책으로 '월든'을 읽어야 하나 싶었다. 

저자인 박혜윤님이 '월든'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 이런 생활을 하게 된 것일까 생각이 든다.

소로가 월든에 간 이유는 어떤 삶에도 적용할 수 있다. 그는 인생을 남김없이 맛보고 싶었다. 그 모든 것이 삶이기에 성공이냐 실패냐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처럼 저자도 자신의 삶의 골수를 맛보고 싶고, 자신만의 의미와 이야기를 발견하고 싶었다고 한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런 자유를 누리는 일도 자본주의하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집값이 비교적 저렴하고 땅이 넓은 미국에서라 가능한듯도 싶지만, 

저자가 적은 내용들은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생각의 변화를 준다.

사실 환경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어떻게 살아가겠냐는 마음의 태도인 것 같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 

1장에서는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 나온다.

제철에 블랙베리를 따서 저장해서 먹는 일, 생활비 100만원, 필요한 것은 남기고 버리기.

기쁨으로 먹기.

저자는 먹는 것을 단순한 에너지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즐거움이길 바랬다.

그래서 그만의 원칙을 세웠다.

1. 내몸을 느낀다.

2. 시간을 들인다.

3. 먹는 것은 삶의 일부다. 유기농에 집착하지 않고 가끔은 사탕도 먹는다. 후회 되지 않을만큼 이 시간을 즐긴다.

1장에서는 사실 많이 공감되거나 재미있는지 몰랐다. 그냥 이 삶이 그렇구나 정도. 

나에게 재미있던건 2장부터였다.

포기에 대한 이야기부터 흥미로웠다.

"포기도 때가 있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포기를 잘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고 결국 무엇이든 시도하게 된다."

그동안 배운 것은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힘들어도 이 악물고 참으라는 것.

그런데 포기한 자리에는 다른 것이 채워진다고 한다. 

도리어 때가 있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이 충격이면서 새롭게 받아들여졌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포기라는 것은 결국 욕심을 버리는 일이다.

내가 어쩔 수 없이 포기했던 것들에 대한 후회를 접기로 했다.

욕망이 별로 없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도 흥미로웠고, 

가장 흥미로웠던 건 소로의 이야기가 많이 나왔던 이 부분이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이 무언가를 얻어가는 과정이 아니라 잃는 것이라는 말. 

누구나 인생을 살며 매 순간의 선택을 한다. 그리고 버려진 선택에는 무한히 많은 가능성이 생긴다.

인생은 그저 사는 것이지 '잘'살아야 하는 숙제가 아니다. 

부모인 나는 자녀가 잘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가르친다. 그것이 인생을 더 살아온 내가 아이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도 내가 가지 않은 길은 모른다. 

사람의 뇌는 새로운 것을 보았을 때 자신이 가진 정보를 토대로 판단을 한다. 

그러한 경험이 많은 어른은 도리어 세상을 경험에 빗대어 보기 때문에 생각이 한정된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은 경험이 없기에 도리어 유연하고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요즘 유행하는 물건버리기, 간소화, 미니멀리즘 이야기도 나왔다.

나에게 필요한 목표, 나의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행동이 결국 간소화, 미니멀리즘이 된 것인데

현대에는 미니멀리즘만을 목표로 하여 살고 있었던 건 아닌지도 생각해보았다. 

요즘 많이 중요시하는 자존감. 

어른부터 아이까지 자존감의 중요성은 많은 책에서 다루고 있다.

자존감은 매력적이다. 누가 뭐라하든 나는 나 자체로 소중한 사람이라 여기기때문에 흔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저자는 이야기한다.

사람이 영원히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그래서 저자는 지금 자신을 믿어주고 자신도 그들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준다고 한다.


초반에는 저자의 가족이 자연에서 겪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미국이기에 가능한 삶 아닌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저자의 생각과 삶의 의미에 따른 하나의 실험이고, 그의 가치관에 따른 하나의 생활모습이였다. 

책을 계속 읽어가면서 저자의 생각과 그에 영향을 준 소로의 '월든' 이야기에 나도 영향을 받게 되었다.

내가 그동안 집착하는데 그게 잘 안 되서 초조해하던 것들을 

저자의 글을 보고 생각하니 초조할 것들이 아니었다. 

그동안 '잘'살려고 하는데 내 생각대로 잘 안 되서 힘들어했었다.

인생은 사는 것이지 '잘'살아야 하는 숙제가 아니다. 

이전에 읽었던 책 '돈의 시나리오'에서는 사람마다 각자에 맞는 투자 시나리오가 있다고 했다.

그걸 만드는건 본인이 열심히 공부하고 분석해서 만드는 것이다. 

이번에 읽은 '숲속의 자본주의자'는 자신의 인생은 그냥 사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인생에는 성공과 실패가 없는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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