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의 심리학 - 서운한 엄마, 지긋지긋한 딸의 숨겨진 이야기
클라우디아 하르만 지음, 장혜경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나는 나의 엄마의 딸이다. 그리고 나에게도 딸이 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도 그랬지만 애교많고 살가운 딸은 아니었다. 


가족관계는 평온하지만 나름 마음 속에는 불만이 있었고, 지금도 어느정도 해결되지 않고 가지고 있다.


이 책을 보니 그런 나의 상태가 생각이 났다.


그리고 나의 딸이 보였다. 



나는 딸로 주욱 살아오다가 이제는 엄마가 되었는데, 


진짜 엄마와 딸의 사이에는 뭔가 다른 심리가 있는걸까? 



'서운한 엄마, 지긋지긋한 딸의 숨겨진 이야기' 라는 문구, 


정여울 작가 추천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어서 이 책을 선택했다. 

"엄마를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비로소 나를 괴롭히던 감정과 관계의 문제에서 자유로워진다"

이 책의 핵심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이 세상 모든 딸들과 엄마들이 지닌 '상처의 백과사전'이자 '치유'모음집이라고 소개하였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엄마와 딸의 관계이기도 하지만, 어느정도 엄마와 자식의 관계와 연관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렇게 느껴진데는 내 상황때문일텐데, 난 아직 딸로 지내온 세월은 많아 엄마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데

내 딸은 어려서 복잡하고 심리적인 관계에 얽힐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일것이다.

(차라리 첫째인 아들과 좀 더 복잡할 수 있겠다.)

책의 저자인 클라우디아 하르만은 1951년에 태어났고 프리랜서 기자로 오래 활동하였으며, 현재 심리치료사로 일하고 있다. 본인이 심리치료 공부를 하며 그동안 겪은 많은 문제의 이면에 엄마와의 갈등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심리치료를 통해 엄마의 삶을 들여다보보면서, 문제의 본질을 깨달았다.

그리고 엄마를 온전한 인간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이것이 자신의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었다고 한다.

평소 가족의 애착과 관계 역학 및 그것이 성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많은 관심을 두고 연구한다.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2008년에 '엄마도 사람이다'라는 제목으로 책이 나왔다고 하는데, 

목차를 보면 지금이 벌써 2번째 개정판이다.

개정을 거치면서 내용이 보충이 되기도 했지만 처음의 여성들의 사연은 그대로 놔두었다고 한다.

나이가 달라진다고 해서 주제가 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엄마와 큰 문제없이 지내왔다. 우선 성격이 비슷하다보니 서로를 잘 이해해서 부딪힐 일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책에서의 엄마와 딸의 문제는 좀 공감이 덜 되기는 했다.

특히나 초반에는 전쟁을 겪은 부모의 트라우마로 인해 딸이 힘들어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였는데, 

아마도 우리의 조부모 세대들이 이런 트라우마로 우리의 엄마들을 힘들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전쟁뿐만이 아니라 지진, 태풍 등의 자연재해나 갑작스런 큰 사고를 의미하는 것이기는 하나 

전쟁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좀 낯설었다. 

엄마와의 문제를 제대로 보려면 엄마의 이야기를 알아야한다. 

엄마도 한낱 인간이다. 이 책의 핵심 주제 또한 바로 이 말에 담겨 있다.

먼저 인간이고, 여성이고 그리고 엄마가 된 것이다. 

아이를 어느정도 성장시키고 독립시키면 다시 여성으로 돌아가야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엄마와 딸의 애착,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다양한 애착관계에 대한 이야기와 사춘기 부분이 흥미로웠다. 

엄마와 딸의 관계이지만, 정작 사춘기에 가깝게 자라고 있는건 첫째이기에 책을 읽으며 자꾸 첫째생각이 났다. 

전문가와 질의 응답 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그 부분이 꽤 흥미로웠던 것 같다.

작가 본인의 생각 뿐 아니라, 다른 전문가의 의견도 들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엄마와의 문제를 겪는 사람들의 경험담과 사례. 

그리고 심리적인 내용이 있었다.

딸들을 정말 힘들게 하는 엄마들이 있다. 

그럼에도 자기 안에서 '긍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공감'이 필요하다. 

사례들 몇가지와 다양한 엄마들의 모습과 해결법들이 나온다. 

하지만 핵심적인 것은 엄마나 딸이나 그 삶을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해하고 사랑하고 공감하는 것이다. 

서로의 삶을 독립적으로 인정하고, 딸은 엄마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만 넘기지 않고 엄마의 인생이 어땠는지 들여다보면서 왜 그런 문제 행동이 일어나는지 찾아볼 수 있겠다.

엄마도 딸을 이해하며 딸의 말을 흘려듣지 않고, 동의하고 잘못한 것은 사과하는 태도가 필요하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서로간의 이해와 공감, 존중과 사랑인 것 같다.

이건 엄마와 딸 사이에도 필요하지만 결국 사람과의 관계, 가족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된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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