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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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신청을 할 때는 항상 나에게 필요하고,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보통 아이들 연령에 맞는 책, 자녀 육아서, 교육서, 자기계발서 등을 고르다보니 아무래도 소설은 뒷전이 된다. 


둘째 낳고 꾸준히 책을 읽고 있지만 소설책은 아직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읽고 있는데, 


이번에 읽은 <집행관들>은 다산북스 블로그에서 사전서평단으로 신청해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대충보고 넘기려고 하다가 ' '비숲'처럼 뒤로 갈 수록 궁금해지는 소설 ' 이라는 문구에 끌려서 자세하게 읽어보았던 서평 모집 글. 


수사물+스릴러+통쾌함 에다가 반전에 반전까지 있다는 말에 모집글을 정말 진지하게 다 읽었다.


모집글을 얼마나 잘 쓰셨는지 너무 읽어보고 싶어서 바로 신청!! 


감사하게도 선정되어서 책을 받게 되었다. 



책을 받고는 살짝 당황. 사전 서평단이라 책이 정식으로 출간된 것이 아니기에 표지도 그냥 검정. 


소설 내용이 전부. 거기다가 페이지수가 422쪽. 


슬쩍 훑어보니 친일파, 반민족행위처벌법, 군비리 등 어려운 말들. 


난 정치도 역사도 잘 모르는데 서평 모집글에 혹해서 잘못 선택한건가 고민했다. 



다른 읽던 책들을 먼저 모두 정리하고 책을 받은지 며칠 후부터 읽기 시작했다. 


처음 읽은 건 한 쪽. 자기 전에 읽어봤는데 '어! 재미있네. 읽을만 하겠는데' 싶었다.


원래 재미있는 소설 책은 첫 장부터 흥미진진하게 시작한다. 



그 이후로 며칠을 난 어디를 가나 책을 들고 다녔다. 잠시라도 시간이 나면 책을 펴고 읽었다.


할 일이 생겨서 책을 잠시 덮어야할 때면 다음 내용이 궁금해 아쉬웠다. 


나는 책을 읽는 속도가 느리다. 그리고 잘 이해가 안 되는 책은 더 오래 걸린다.


하지만 이 책은 재미있게 읽다보니 일주일안에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인 조완선 작가님은 인천에서 태어나 단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7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반달곰은 없다」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로 ‘교양 문화 추리소설’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장르 문학과 본격 문학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을 받았다. 장편소설 『천년을 훔치다』, 『비취록』, 『걸작의 탄생』(제5회 김만중문학상 금상), 『코뿔소를 보여주마』를 펴냈다.

이번 소설 '집행관들' 의 차례이다. 

간단히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역사학 교수이자 진보 칼럼니스트인 최주호는 어느 날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고교 동창으로부터 당장 만나자는 전화를 받는다. 최주호에게 연락한 남성은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45세 허동식. 그는 최주호에게 평소 칼럼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하며 다큐멘터리를 찍는 데 필요하니 친일 내력의 고등계 형사 노창룡의 자료를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최주호가 허동식에게 자료를 찾아 보내고 며칠 뒤, 노창룡이 참혹하게 살해된다. 그것도 그가 사용하던 잔인한 고문 방법으로 살해된다. 

최주호는 노창룡 살해 사건에 자신이 간접적으로 얽혔음을 파악하고 허동식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오히려 허동식의 뒤를 파면 팔수록 그가 쳐놓은 그물에 걸려들게 되고, 결국 자의반 타의반으로 허동식이 속한 익명의 집단에 들어가게 된다. 기자, 군인, 변호사, 법의학자 등 다양한 출신이 10명가량 모인 집단은 회의를 통해 ‘죽여 마땅한 권력자’를 정하고 이를 집행하는 비밀 단체다. 이들이 대한민국의 암세포를 한 명씩 처단해 나갈수록, 국민들의 관심과 열기는 뜨겁게 달아오른다. 법을 우롱하는 권력자들의 술수에 그동안 참아왔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수사기관에서는 잇따른 사건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특수부 검사들을 투입해 정예 수사팀을 꾸린다. 수사 책임검사 우경준은 정의의 명목으로 살인이 정당화되고 법체계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수사에 총력을 다한다. 수사팀이 범인들이 사체에 새겨 넣은 의문의 숫자들과 그 의미에 매달리던 중, 수사관의 결정적 자료로 마침내 용의자들이 수사 선망에 오르고…… 집행관들의 강력한 살인 집행에 위기를 느낀 수사팀이 계속해서 맹렬히 추격하는 가운데, 과연 집행관들은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부패 권력의 뿌리를 도려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줄거리는 서평단 모집 글에서 발췌했습니다. )

차례에서 보면 6개의 소제목으로 나뉘지만, 

실제 책을 읽어보면 그 안에도 숫자로 많이 나뉘어져서 훨씬 다양한 조각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 

각각마다 역사학자 최주호의 시각으로, 허동식의 시각으로, 집행관들 중 누군가의 시각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또한 집행관들을 잡으려는 특수부 검사들의 시각으로도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래서 이야기를 읽는 내내 독자는 최주호가 되어 그의 마음을 이해하다가, 또 그들을 쫓는 특수부 검사가 되어 '집행관들'의 의도를 추리해 나가게 된다. 

역사이야기, 정치이야기도 물론 나온다. 

하지만 나도 역사와 정치를 잘 아는 편이 아닌데 책을 읽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고 재미있게 읽었다.

이야기 속에서 그 부분들을 잘 설명해 주기도 하고, 그 부분을 자세하게 알지못해도 이야기 전개를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하지만 역사와 정치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실제 사건과 비슷한 부분을 찾고 더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책에서 처음 집행관들의 타겟이 되는 인물인 노창룡은 일제시대 독립운동가들을 잔인하게 고문하던 사람으로 해방이 되고도 그 죄에 대한 벌을 받지 않았다. 

사실 그가 너무 잔인하게 고문을 당해서 죽는 것은 약간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는 했다. 

하지만 노창룡의 입국 목적을 알게되니 그가 벌을 받는 것이 이해되기도 했다. 

소설에서는 끊임없이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추리를 하게 만든다. 

시작부터 내가 가졌던 질문들. 

'왜 허동식은 최주호에게 접근했을까?'

'왜 첫 타겟은 노창룡이 된 것일까?'

'그들은 어떻게 노창룡을 흔적없이 납치해서 처단한 것일까?'

그렇게 고민하다가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그 답을 찾게 되면서 계속 소설을 읽어나가게 된다.

추리하고 수사해가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다.

정말 별것없는 단서를 가지고도 '집행관들' 무리에서 한 명 한 명 용의자로 조사를 받을 때는 

이런 사소한 것들로도 잡아내는 특수부 검사가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이렇게 꼬리를 잡히면 좋지 않은 결말로 향할 것 같아 마음이 많이 불안했다.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

최주호 교수의 칼럼내용과 '집행관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현실의 모습과 많이 비교가 되었다. 

드라마, 영화에도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비리, 정치범죄, 친일파 문제 등. 

하지만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모습이 소설 속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너무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라서 씁쓸했다. 

그래서 죄를 짓고도 벌을 받지 않는 사람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주기 위해 '집행관들'이 나타난 것이 아닐까 싶다.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잔인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집행관들'의 모습이 완벽하게 공감이 된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마음 속에서는 그들이 특수부 검사들에게 잡히지 않기를, 무사히 일을 마무리하기를 응원하는 마음도 있었다. 

아마 현실 속에서도 이렇게 법을 피하는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벌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을 읽어가면서 내용을 추리하고, 수사를 따라가는 내용이 전부라서 

최대한 공개되지 않은 줄거리는 적지 않으려다보니 두서가 없이 적은 것 같다. 

그런데 정말 시간만 있었으면 앉은 자리에서 계속 읽고 싶은 소설이었다. 

400쪽이 넘는 분량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전개가 빠르게 진행이 되고, 이야기가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궁금증을 가지다가 그 뒤를 읽다보면 퍼즐조각 맞추듯 이야기가 맞춰진다. 

거기다가 평소 우리나라 처벌에 대해 아쉬움이 있던 사람들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집행관들'의 행동에 통쾌함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뒤로 갈수록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씁쓸함과 안타까움이 있기도 했지만, 마지막에 또 하나의 희망을 남기며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모두 읽고 궁금했던 퍼즐이 맞춰지고 나니 앞부분 내용이 궁금해서 살짝 다시 읽어보려고 한다. 

역사나 정치 지식 없이도 추리, 수사물을 좋아한다면 누구나 즐길 수 있을 소설. 

(초반에 처단된 사람들이 좀 잔인하게 살해되긴 해서 그 부분은 주의 필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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