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니까
김현례 지음 / 바우솔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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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무엇이 되지 않아도 괜찮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그림책!"


아이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하고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들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깨닫는건 어른이 되어서도 어려운 것 같다.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자신의 모습 그대로도 멋지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아이와 함께 읽어보게 된 그림책, <나는 나니까> 


'내가 어떤 모습이어도, 나는 나이기 때문에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밀도 높은 이야기와 독특한 그림으로 전하는 그림책'이라는 소개를 보고 선택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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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책의 앞과 뒤 표지를 사진찍어 놓는데, 사진찍고 보니 이렇게 앞표지와 뒷표지가 이어진다.

그림책에 자주 이런 표지 구성이 있던데, 내가 참 좋아하는 구성이다.

푸른 우주 사이로 붉은 별같은 것이 떨어지는 모습이 이 책 이야기의 시작을 알려주는 것 같다.

그림책을 지은 김현례 작가님은 영국 런던 리치먼드 대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하였다. 아이들과 책을 가지고 노는 일을 하다가 2016년 '깨끼 도깨비'라는 창작동화로 김유정 신인문학상을 받았다. 

이번에 읽게 된 '나는 나니까'가 작가님이 쓰고 그린 첫번째 그림책이라고 한다.

작가님들의 첫번째 책을 몇번 읽었는데 그만큼 본인의 생각이 많이 들어있고, 공들여 썼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번 책도 그런 마음으로 읽어보았다.

붉은 점 하나. 보일락 말락 티끌이 '나'라고 한다.

이 책은 이 '내'가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표지의 장면에서처럼 먼 옛날 지구에 뚝 떨어졌다는 나. 

원래는 엄청 컸다고 한다. 무려 공룡이 침대로 삼을 만큼 말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곳에 쓰이게 되고, 뾰족한 것에 쪼이고 깎이고 부서지기도 했다.

그림을 보면 모두 점으로 이루어진 '점묘화'로 표현되어 있다.

그래서 그림체가 더 독특하게 느껴진다.


맷돌의 모습으로 짝꿍이 생기기도 한 '나'

그래도 혼자보다는 함께가 좋은지 짝꿍이 생겼을 때는 좋았다고 추억한다.

돌담의 돌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를 다치게도 하고, 강 속 돌이되어 흘러다니며 고와지기도 했다.

그렇게 모래사장의 모래하나 크기가 되었고 친구들을 만났다.

그런데 이렇게 작아진 자신이 좋다고 한다.

왜냐하면 어디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이면서 주제 '나는 나니까.'

이 그림책은 이렇게 여운을 주면서 끝이난다.

동화라기보다는 시와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마지막장에는 'The Way I Am'이라는 제목의 영어 이야기로 변역이 되어 적혀있다.

영어 이야기로 읽으니 영문시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멋졌다.

글이 적어서 금방 읽는데 이야기만 파악하고 넘길 건 아니라서 천천히 시를 음미하듯 읽어야 하는 것 같다.

아이와도 한장 한장 천천히 , 그림을 살펴보면서 읽어보았다.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진 '운석' 처럼 보이는 내가 세월이 한참 흘러가면서 변해간다.

컸던 몸은 작아지고 가벼워져서 어디든 갈 수 있을 정도의 모래로 변했다.

우리도 인생을 살면서 몸도 마음도 계속 변해간다.

이야기 속 '내'가 자신의 역사 속 한 장면 한 장면을 추억한 것처럼, 

나와 아이도 이렇게 추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랬을 때에 이야기 속 '내'가 각각의 모습을 모두 '나'의 모습으로 인정하고 좋아했던 것처럼 (남을 헤칠때는 제외하고) 우리도 '나는 나니까' 모습이 변해도 그 모습들을 모두 소중히 여길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떤 모습이든 어떤 위치에 있든 가장 나답게, 나다운 모습으로 내 역할을 하는 것, 

그것이 이야기 속 돌이 꿈꾸는 성장과 성숙이다. 

우리도 어떤 모습이든 어떤 위치에 있든 가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이다.

나는 지금 어디쯤 있는지,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변해왔는지를 보고

나를 소중히 여길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여운을 주는 책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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