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정치로서 영화읽기
이황석 지음 / 베어캣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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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다.

내 의지로 영화관에 처음 간 건 중학교때 타이타닉.

그 이후로 꾸준히 영화관도 가고 DVD 도 빌려봤는데 워킹맘 생활에 코로나까지 겹치니 영화는 애니메이션만 보게 된다.

TV에서 영화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을 자주 보았는데, 그런 프로그램을 보면 영화 자체의 내용도 소개해 주지만 그 외에 시대배경이나 감독의 생각까지 알려주기도 해서 더 재미있었다.

영화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그 안에는 작가의 생각, 감독의 의도, 시대적 상황 등 많은 것들이 녹아있다.

그런 것들을 알고 보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우연히 이황석님의 <문화정치로서 영화읽기>라는 책을 발견했을 때 읽어봐야겠다 생각한 것도 평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일 것이다.

영화를 좋아하는데 이런 영화들이 문화정치로 어떻게 연결이 되었는지 궁금했다.


 

차례를 처음보았을 때, 아는 영화 제목들, 이미 봤던 영화 제목들, 정말 처음들어보는 영화 제목들이 섞여있었다.

아는 영화는 아는대로 재미있을 것 같고, 처음 들어보는 건 책을 통해 그 영화를 한 번 찾아보는 계기가 될 것 같아 좋아보였다.

그런데 차례가 이렇게 내용이 많을 때 짐작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

난 단순하게 다양한 영화를 다루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 하나하나가 다 칼럼들이다.

서문에도 적혀있지만, 이 글들은 작가님이 학생들과 같이 진행한 세미나에서 가져온 것들도 있고, 주기적으로 쓰고 있는 칼럼을 모은 것들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이 칼럼들이다.

그래서 이런 내용에 평소 관심이 있어서 찾아봤던 사람들이면 이미 이 내용들을 어디선가 읽은 적도 있을 수 있겠다.

잠시 작가님에 대해 소개하자면,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교수로 재직하며 문화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매체에 주로 영화관련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춘천에서 거주하며 집필 및 영화관련강의에 매진중이다. 저서로 〈영화읽는 우리사회〉와 〈의료관광영상제작론〉이 있다. 찾아보니 '의료관광영상제작론'은 공저 작품이었다.

책은 4개의 단락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런데 이 4개의 단락으로 나눈 이유를 잘 모르겠다.

내용을 읽다보면 뭔가 하나의 단락이 하나의 주제로 되어 있는 듯 하면서 조금씩 다른 부분들이 있다.

친절하게 소주제를 정해 단락마다 이름을 붙였다면 좀 더 좋았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1단락은 현재 사회 문화, 2단원은 국가, 일본과 미국 같은 국제 관계, 3단원은 코로나 바이러스, 4단원은 가족과 좀 더 사회 속 개인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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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치로서 영화읽기'라 영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가 대부분이지만 광고, 음악, 예술 등의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들을 정치, 문화, 사회와 연결짓고 있다.

아무래도 내가 알거나 쉬운 이슈는 확실히 읽기 쉽고 이해가 잘 되었고, 그렇지 않은 것은 좀 어렵게 느껴졌다. 사회 문화와 연결지은 영화도 내가 봤던 영화나 아는 영화가 나오면 확실히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내가 봤던 영화 장면을 떠올리면서 '아, 이런 부분에 대해 사회 이슈와 이렇게 연결지을 수 있구나. 작가님은 이런 생각을 했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읽었다.

내가 모르는 영화도 관심이 가는 것은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서 내용을 찾아보았다.

책을 읽기 전에는 영화에 대해 소개하고 줄거리를 알려주면서 그것을 문화 정치로 연결을 짓는 식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줄거리를 별로 안 적은 이야기들도 많았다.

그래서 그 중 궁금한 것들은 검색을 통해 찾아보고, 재미있어 보이는 것들은 따로 적어놓았다가 기회가 되면 한 번 보려고 한다.

칼럼을 엮어놓은 것이라 하나의 글이 보통 2~3장 내외로 짧아 읽기 편했다.

앉은 자리에서 계속 읽지 않아도, 오다가다 10분의 짬만 있어도 딱 펴서 칼럼 한 개 읽고 다른 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 작년일이었던가.

일본 '유니클로 광고 논란'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논란이 많이 되는 '유니클로'의 제품에 관심도 없어 신경을 안 쓰고 있었는데 이 광고논란은 기억이 난다.

단순하게 전해 듣기만 하여 어떤 광고였고, 어떤 메시지가 있다는 정도만 알았는데 이 칼럼을 통해서 좀 더 자세하게 알게 되었고 광고 하나도 그 안의 메시지를 자세히 들여다 보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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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일본과의 관계가 책 속에서 많이 나오게 되는데 이를 통해 '국가란 무엇인가' 까지 연결이 되어 작가님의 생각을 풀어내고 있다. 영화 '항거:유관순이야기'는 보고는 싶었지만 너무 슬플 것 같아 보지 못하고 있는 영화인데 책을 읽고 나니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영화를 볼 때 평소와 다른 시각을 가지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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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때문에 특히 이 책을 보고 싶었는데, 올해 정말 이슈가 되었던 '기생충'

영화는 못 봤지만 대본집을 너무 실감나게 읽어서 영화를 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고 있다.

그곳에서 나온 '짜파구리' 그리고 인디언 놀이와 모스부호.

이에 얽힌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짜파구리'를 한 그릇만 끓인 것과 먹는 순서에도 이런 의미가 있다니 그것까지는 생각을 전혀 못했었기에 더 흥미있게 읽었던 부분이었다.

거기에다가 인디언 놀이와 모스부호의 의미를 우리의 사회의 모습과 연결시킨 부분도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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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정말 역주행하듯 이슈가 된 영화 '컨테이젼'

영화 채널에서 해주기에 나도 조금 봤는데 그 구성과 바이러스에 대해서 현재의 우리 사회 모습과 빗대어 이야기를 풀어냈다. 현재 가장 이슈가 되는 문제이기에 더 주목하며 읽게 되었던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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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 광고 등의 문화 컨텐츠들은 우리가 단순히 재미로 즐기는 것들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여러가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것은 아는 만큼 보이기도 하고, 사람의 생각에 따라 다르게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책에서 이런 부분들을 다양하게 다루어주고 정치, 국가, 사회적 이슈들과 연결을 지은 칼럼들을 보면서 나의 사고도 더 확장된 것 같다.

날짜들을 보면 2019년 ~2020년의 칼럼들이라 꽤 최근 이슈들이 많다.

그래서 기억하고 있는 이슈들도 많고, 영화들도 있어서 재미있게 편하게 잘 읽어나갔다.

읽기 전에 예상했던 느낌의 책은 아니었지만, 이 나름대로 재미있고 작가님의 생각도 알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는 영화를 볼 때도 그 안의 의미는 무엇이 있을지 좀더 생각하면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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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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