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짜 홍길동이다! - 홍길동전 처음부터 제대로 우리 고전 1
허균 원작, 허윤 글, 이경석 그림 / 키위북스(어린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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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다닐 때 국어 교과에서 우리의 고전 문학은 어렵게만 느껴졌습니다.

일단 문체가 너무 어렵고, 그 안의 비유적인 뜻을 알아내는 것도 암호해독을 하는 것처럼 어려웠지요.

그러한 숨은 뜻, 의미를 찾아 문제를 풀어야 하니 내용을 살펴보기보다는 특징을 외우느라 정신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 고전 문학은 우리만의 고유한 역사와 전통, 정서 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지요.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 이를 통해 조상들의 삶을 대하는 태도,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과 해학 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예전같이 처음 만나는 고전이 어려운 문체에 알 수 없는 문장들이라면 과연 우리 고전과 가까워질 수 있을까요?

우리 고전도 지금 아이가 읽는 창작 동화나 이야기처럼 재미있을 수는 없을까요?

이번에 아이와 함께 읽은 <내가 진짜 홍길동이다>는 허균의 홍길동전을 현대판으로 각색한 작품입니다.

홍길동전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소설'로서 대표적인 고전문학인데요.

작가님이 '작가 허균이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소설가나 동화작가라면 어떻게 표현했을까?' 이런 호기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놓았지요.

이 책을 통해 아이가 흥미진진한 '이야기'로써 우리 고전을 처음 접하고 재미와 친근함을 먼저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골라서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은 키위북스 <처음부터 제대로 우리 고전> 시리즈 첫번째 책입니다. 

'처음부터 제대로 우리 고전'은 조상들의 지혜와 책 읽기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지금 우리 시대에 맞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우리 고전을 통해 지루함 대신 재미를 느끼고 고루함 대신 온고지신을 배우게 됩니다.  


"사백년전 원조 마법소년 홍길동"

여는 글에서 홍길동과 해리포터를 비교한 내용이 눈에 띄었어요.

요즘 아이들 해리포터는 많이 알고 있지요. 그런데 홍길동도 해리포터와 공통점이 많더라구요.

11살에 호그와트에 입학한 해리포터, 11살에 집을 떠나 도적 떼의 소굴로 들어간 홍길동.

해리포터가 여러가지 마법을 부리듯이, 홍길동은 날씨를 조종하고 둔갑술, 분신술 등의 다양한 도술을 부리지요.

그리고 둘 다 악당을 혼내고 착한 사람을 도와주는 '마법소년'이예요.

홍길동하면 '서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함', '활빈당', '율도국' 정도의 키워드가 생각났는데요.

'마법소년'이라니 획기적이면서 현대적감각이 느껴져 좀 더 친근한 캐릭터로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우리나라 '원조 판타지 소설'이다 생각하고 읽어보았습니다.  

푸른 용이 날아오르는 태몽과 함께 비범하게 태어났지만 서자로 태어나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홍길동.

쉽게 이야기로 풀었지만 현대 생활 모습과는 너무 다른 조선시대의 모습은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긴 했어요.

신분제도, 본처, 첩 등 설명해 줄 것들이 있더라구요.

최대한 초1 아이가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주고, 이야기의 흐름상 중요하지 않은 것은 그냥 넘어갔어요.

어휘를 하나하나 보고 넘어가면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리고, 지루해질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이야기부터 재미있게 읽고 어휘는 차후에 다시 볼 때 알아보기로 했어요.  

심지어 어린 길동을 죽이려는 위협에서도 도술을 이용해 피하는 건 물론 자신을 헤하려는 사람을 죽이기까지 합니다. 그러고 11살에 집을 떠나 도적의 소굴로 들어가지요.

어려서부터 공부도 열심히 하고 도술을 익힌 길동이인지라 나이는 어리지만 도적단의 우두머리가 되어 가난한 사람들을 살리는 '활빈당'을 만들게 됩니다.

조선시대에는 백성들의 어려움은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탐관오리 관리들이 있었는데 이들의 것을 뺏어서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눠주는 의적이었지요.

어쨌든 도둑인데 왜 옳다고 하는지 헷갈릴 수 있어서 이 부분 시대적 상황도 설명을 해 주었어요.  

아무리 백성들에게는 의적이지만 나라에서는 도적떼일 뿐이지요.

그래서 홍길동을 잡으려 하지만 분신술을 이용해서 여러 명의 홍길동을 만들어서 전국 팔도에서 동시에 활동을 하지요.

이야기 속에서 홍길동의 도술을 부리는 모습이 많이 나오는데요.

남자 아이라 그런지 이런 모습이 나오는 이야기 속에 더 집중해서 빠져들더라구요.

평소에도 싸우고 경쟁하고, 마법을 부리는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우리 고전에서도 이렇게 마법을 부리는 사람이 있다니 신기했던 것 같아요. 홍길동은 임금 앞에 잡혀가서도 당당하게 이야기 하고, 괴물을 물리치고 어여쁜 아내도 얻는 등의 모험도 겪었어요. 

그리고 율도국이라는 나라를 세워 그곳의 왕으로 모두를 평등하게 다스렸지요.

신분과 상관없이 높은 관직을 얻기도 하고, 그런 모습에 어린 아이들도 미래의 희망을 키워나갔어요.

이 부분이 무척 인상깊더라구요.

본인이 서자로서 신분차이의 벽으로 조선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을 율도국에서 이루려고 하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홍길동이 수행에 들어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이야기 이후에는 '고전 소설 속 역사 읽기' 부분이 있는데요.

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는지 역사적인 사실을 설명해 줍니다.

조선시대의 '양반사회'를 설명해 주지요. 이 외에도 홍길동이 왜 도적이 되었는지, 조선시대 3대 의적과 홍길동이 조선을 떠난 이유, 율도국, 허균에 대해서 역사적인 사실을 설명해 주는 부분입니다.

이야기에서 읽었던 궁금증들을 이곳에서 해결할 수 있겠네요.  

저와 아이가 번갈아가며 읽었는데요. 100쪽 남짓이지만 그림이 많지는 않고 또 시대 배경도 조금씩 설명하며 읽다보니 꽤 긴 시간을 읽었는데요.

그래도 아이가 집중해서 잘 듣고 열심히 읽어갔어요.

이야기 속 홍길동이라는 인물은 신분이 낮았지만 그럼에도 열심히 노력해서 어려운 사람을 돕고 자신의 뜻을 이루고, 한 나라의 왕까지 된 인물이지요.

이런 홍길동의 성장과 모험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서 긴 시간도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전 문학을 읽으니, 평소 읽던 창작 동화와는 다른 장르의 이야기도 읽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래도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된 이야기라 초1 아들과 읽는데도 이야기도 잘 이해하고 집중하고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조선시대의 생활상과 신분제도, 문화, 탐관오리와 의적들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어서 한국사 공부도 되고 유익했네요.

홍길동은 사실 역사 속 실존 인물로 조선 연산군 때 충청도 일대에서 활약을 펼친 의적이라고 합니다.

홍길동을 시작으로 우리 고전과 좀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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