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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가 사랑한 지구의 낮과 밤 ㅣ 어린왕자가 사랑한 지구별
정관영 지음, 이순옥 그림 / 상상의집 / 2018년 9월
평점 :
해는 매일마다 동쪽에서 뜨고 서쪽으로 집니다.
지금이야 해가 움직이지 않고 지구가 자전을 한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요.
오랜 옛날에는 그 사실을 몰라서 눈에 보이는 대로 태양이 움직인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설명해줘야할까요?
"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가 사는 지구가 반대방향으로 빙글빙글 돌고 있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 뿐이야."
라고 설명하면 "아, 그렇구나" 할 수도 있지만 속으로는 '무슨 말이지?' 할 것 같아요.
초등학교 지구과학의 핵심은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이해하는 일이라고 해요.
아기들의 발달도 나부터 시작해서 점점 주변으로 확장이 되고, 초등학교 교과과정도 통합교과를 보면 나로부터 시작해서 가족, 이웃, 나라로 확장이 되지요.
과학 교과 중 하나인 지구과학도 내가 사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알고, 그로 인해 생기는 낮과 밤, 사계절 등의 현상을 탐구하는 것이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이 내용을 설명한 책은 유아책부터 초등책까지 다양하게 있지만,
제가 오늘 소개하고 싶은 책은 '상상의집'에서 출판한 <어린왕자가 사랑한 지구의 낮과 밤> 입니다.

[어린왕자가 사랑한 지구] 시리즈 중 첫번째 책입니다.
이 책은 우연히 다른 서평을 보고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책인데요.
마침 7월에 신간으로 나온 '어린왕자가 사랑한 지구의 달'을 보고 빠져들어서 첫번째 책부터 이렇게 찾아보게 되었어요.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인증 우수과학도서 로도 선정이 된 책이랍니다.
글을 쓰신 정관영님은 현재 서울과학고등학교 화학 교사로 재직 중이시구요. 고등학교 화학 교과서도 집필하신 분이시네요. 그림을 그린 이순옥님은 만화와 문학을 전공했고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계시는데요. 문학을 전공하셔서 이렇게 어린왕자 이야기의 그림책을 감성있게 그리신 것 같아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문학 작품 <어린 왕자>의 캐릭터들을 내세워 지구의 자전과 공전으로 우리의 일상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차근차근 이야기합니다. 마침 '어린 왕자'를 필사하면서 다시 읽고 있는데요.
이 책을 보니 '어린 왕자'속 캐릭터들이 재등장하는 것은 물론, '어린 왕자'속 비슷한 장면이 재현되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의 성격도 비슷하게 나오더라구요.
특히, 어린 왕자는 소설 책에서도 무척 호기심이 많고 계속해서 질문을 하는 모습이 여러번 나왔는데요.
이 책에서도 어린왕자가 묻고 또 묻고 하는 과정에서 점점 과학에 대해 알아가는 모습이 등장합니다.
소설 '어린왕자'를 읽지 않고 읽어도 재미있지만, 소설을 읽고 이 책을 읽으면 등장 인물이나 상황 비교도 되면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답니다.
노란 배경에 의미 있는 한 줄의 문구로 책이 시작됩니다.
움직이는 건 해일까? 나일까? 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되지요.

어린왕자는 B612 소행성에서 살고 있어요. 아주 작은 행성에서 사는 어린왕자는 해가 지는 것을 보는 게 좋아서 의자를 옮기며 보다보니 마흔네 번이 해가 지는 걸 본 날도 있었다고 해요.

여행을 떠난 어린왕자는 아주 작은 행성에서 가로등을 켜고 끄는 남자를 만나요.
여기에서 그 행성에서는 밤낮이 수시로 바뀐다는 이야기를 듣는답니다.
그리고 지구에 도착해요.
사막에 도착해서 모래언덕뿐이라 생각한 어린왕자는 사실 사막 한가운데, 커다란 아프리카 대륙 어디쯤, 더 넓게 보면 지구라는 행성위에 있는 것이었지요.
읽으면서 어린왕자처럼 나도 이렇게 내가 있는 동네, 대한민국, 아시아 대륙, 더 넓게 보면 지구로 확장할 수 있어서 생각할 수 있어 좋았어요.
그리고 행성위에서 태양을 관찰했지요.
그랬더니 태양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시계 방향으로 움직이는 겁니다.

여기서 '비행기 조종사'가 등장해요. 소설책에서는 생떽쥐베리 이겠지요.
그리고 진실을 알려줍니다.
'지구가 움직이는 것'이라구요.
설명에서는 어린왕자가 사하라사막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있네요.
각각의 장에 지구의 그림을 돌려보면서 간단하고 쉽게 설명이 되어 있어요.
지구를 회전판이라 생각하고 조금 돌렸을 때 태양의 위치를 확인하며 어떻게 보이는지 나오는데요.
어린왕자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펼쳐져서, 진짜 조종사의 설명에 맞추어서 어린왕자의 머릿속 생각의 흐름을 직접 따라가는 느낌이 들어요.

아무리 쉽게 설명해도 지구와 태양, 우주가 나오니 조금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요.
이런 비슷한 현상은 주변에서도 만날 수 있어요.
열차를 탔을 때 멈춰 있는 나무가 달려와 나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거나,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목마를 탔을 때 내 사진을 찍는 엄마가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요.
저는 이 부분 읽으니 '아, 맞다!' 싶더라구요.

그렇게 지구의 자전을 배우고, 엄청 빠른 속도로 도는데도 그 속도를 느끼지 못하는 이유도 비슷한 현상을 예로 들어 쉽게 설명을 해주고 있어요.
사막에 밤이 찾아오고, 어린왕자는 해가 빨리 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지구는 몹시 크고, 하루에 한 번 자전을 하니까 시간이 걸린답니다.
어린왕자의 소행성 B612와 같은 작은 별이나 가로등 켜고 끄는 사람의 별은 작아서 하루에도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지요.
이제 본격적으로 자전으로 인해 지구의 낮과 밤이 생기는 이야기가 나와요.
태양을 받는 부분은 낮이 되고, 받지 못하는 부분은 밤이 되지요.
해를 좋아하는 어린왕자는 해를 자주 볼 수 있는 자신의 소행성이 그리워져 다시 떠나게 되지요.
소행성으로 돌아간 어린왕자는 지구본과 손전등을 가지고 실험을 합니다.
그리고 지구의 낮과 밤이 바뀌는 것에 대해서 확인하지요.
만약 지구가 하루에 한 번 자전하지 않는다면 낮인 곳은 계속 낮이고, 밤인 곳은 계속 밤이라 지구에서 지는 해를 보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하는 어린왕자.
해를 좋아하는 어린왕자는 이렇게 지구가 자전을 하기 때문에 낮과 밤이 생겨 아름답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책은 맛있게 과자를 먹으며 읽는거죠
다른 책에서 지구의 자전에 대해서 배우고 그래서 낮과밤이 생긴다는 것도 이미 배워서 알고 있긴 했는데요.
설명위주의 책으로 보았다가 이렇게 하나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그림책으로 보니 같은 사실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인지 아는 내용인데도 집중해서 열심히 보더라구요.

글이 많지 않고 한 장 한 장에 그림으로 세분화되어 표현되어 있어서 읽고 이해하기에 쉬웠어요.
그리고 생활속에 나오는 현상과 비교하니 왜 지구가 자전을 하는데 태양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지, 왜 지구가 빠른 속도로 도는데 우리는 그걸 느낄 수 없는지 잘 이해가 되더라구요.
어린왕자의 계속되는 질문에 비행기 조종사가 답변해 주는 식의 대화체로 구성이 되어 있어 내용이 딱딱하지 않고 읽기 편하네요. 순수한 어린왕자가 지구의 자전과 낮과 밤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이 잘 나와있어 읽는 동안 아이들도 함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린이의 눈높이에도 맞게 설명되어 있어 유아나 초등학생들이 읽기에 좋고, 어린왕자를 읽어본 어른들이 함께 읽어도 좋을 감성 과학 그림책이었습니다.
* 상상맘 15기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