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 가게 3 - 가끔은 거절도 합니다 십 년 가게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사다케 미호 그림,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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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둘째를 제외한 온 가족이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을 재미있게 잘 읽었다. 정말 오랜만에 읽는 판타지 동화였는데 일본 작가의 글은 거의 읽어보지 않아서 더 독특하고 재미있었다.

같은 작가가 쓴 '십 년 가게'라는 책이 있다고 들어보기는 했는데, 전천당도 첫째가 읽기에 글씨가 많다고 생각해서 안 읽어보았기에 '십 년 가게'도 읽어볼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전천당 시리즈를 재미있게 혼자 읽는 모습을 보고 이제는 이 정도 글양도 소화할 수 있는 첫째가 기특하게 느껴졌다.

마침 <십 년 가게> 3권이 신간으로 나왔다는 소식에 어떤 책인지 궁금해서 찾아 읽게 되었다.

제목만 보았을 때 '십 년 가게'가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 알기가 어려웠다. 십 년이라는 기간을 말하는 것 같은데 3권의 부제가 '가끔은 거절도 합니다'이다보니 무엇을 맡아준다는 것인가, 십 년 동안 맡아준다는 것인가 생각되었다. 같은 작가의 글이지만 그림 작가가 달라서인지 전천당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풍기는 표지인데, 좀 더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인 것 같았다.

어쨌든 이 책도 기대가 많이 되어서 어서 읽어보고 싶었다.


 

 

읽기 전에 1,2권을 읽지 못해서 좀 걱정이기는 했다. 이전 시리즈와 내용이 이어져서 이해가 잘 안 되면 어떡할지 걱정이었다. 1,2권을 도서관에서 찾아보았는데 이미 대출중이라 예약을 했지만 금방 차례가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3권을 읽어보기로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3권만 읽어도 앞 내용을 몰라 이해가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십 년 가게'는 아끼는 물건이어서 망가졌지만 버릴 수 없는 것, 의미 있는 물건, 지키고 싶은 물건, 또는 멀리 두고 싶은 물건을 최대 10년 동안 맡길 수 있는 가게이다.

무엇을 보관하고 싶다고 강하게 소원하거나 찾고 싶다고 소원하게 되면 '십 년 가게'로 통하는 마법을 지닌 초대장이 나타난다.

그 초대장을 통해 '십 년 가게'가 있는 세계로 이동할 수 있다.

최대 10년이라 그 전에 찾고 싶다면 언제라도 찾을 수 있고, 10년이 되면 다시 초대장이 와서 물건을 찾을지, 아니면 '십 년 가게'에게 처분을 맡길지 선택할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꼭 본인 소유의 물건만 맡길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 '거절당한' 물건은 본인 소유의 물건이 아니라 맡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자신의 수명 1년을 지불하고 맡기는 것이다.

뭔가 조건이 여러가지라 좀 더 복잡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생각할 것은 많이 주었다.

책을 읽으며 나에게도 10년을 맡기고 싶은 물건이 있는지 고민해 보기도 했다.

10년 동안은 그 물건이 낡거나 변하지 않기에 그 모습 그대로 보관하고 싶은 것을 맡기는 것이 좋다.

이야기 중에는 음식도 나왔는데 5년이 지나 먹은 음식이 정말 그대로 그 맛을 유지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감동을 주었다.  

전천당을 보면서 느낀 큰 특징이 '권선징악'이었다.

좋은 일을 한 사람은 힘든 과정이 있더라도 행운이 찾아와 행복해졌고, 나쁜 마음을 먹고 남을 괴롭힌 사람은 다시 자기에게 그 저주가 돌아왔다.

이번에 '십 년 가게'도 그 부분은 비슷했다.

잠시 욕심에 흔들렸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은 주인공은 결국 선물을 받았다.

'십 년 가게'가 마법으로 도움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자기 욕심에 남을 속이고 빼앗는 사람은 결국 고통을 받았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면 용서를 얻을 수 있었다.

옳은 행동을 한 사람이 선물을 받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 내용이 통쾌하게 느껴졌다.

마법과 어우러져 신비한 느낌도 들었다.  

프롤로그와 6개의 짧은 이야기들, 그리고 에필로그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가장 감동적이 었던 것은 '무뚝뚝한 아버지의 수프'였다.

음식을 5년이나 그대로 유지하는 마법도 신기하고, 아들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 눈물짓기도 했다.

'날씨를 바꾸는 가게'에서는 '십 년 가게'말고도 거리의 다른 가게들이 나왔다.

가끔씩 캠핑을 가기로 한 날 비가 오면 속상했는데 그런 날이면 '날씨가 바뀌었으면'하고 생각할 때가 있을 것이다.

날씨를 바꾸는 가게는 그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로 인해 곤란해지기도 할 수 있기에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그래도 불편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을 바꾸어서 함께 소풍을 즐기는 가게 마법사들의 모습이 훈훈했다.

그리고 소중하게 여긴 물건은 다시 만들어지더라도 원래 주인과의 인연이 남아 원래 주인에게 돌아간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너무 풍족한 세상에 살아서인지 물건의 의미들이 단순해진 요즘, 소중한 물건을 생각하고 기억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다양한 마법과 감동을 주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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