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물건 괴물 아이앤북 창작동화 50
신은영 지음, 임미란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뭔가 괴기스러운 표지와 <우리 집 물건 괴물>이라는 제목이 끌려서 선택한 동화책.

남자 아이라 그런지 일단 괴물 나오면 관심을 보이기에 아이가 재미있어할 것 같았다.

그리고 집에 있는 물건들이 괴물이 된다는 상상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일단 집 안의 물건들이 살아 움직인다는 것이 영화 '토이스토리'를 떠올리게도 했지만 괴물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보아 그런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닐 것 같기는 했다.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닐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일단 책장을 열어 한 장 한 장 읽다보니 정말 엉망진창이었다.

이 이야기가 엉망진창이냐?? 아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주인공인 박나중과 그 가족들이 참 재미있는 가족이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박나중의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래서 나중이가 보는 것, 생각하는 것을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주인공인 박나중은 정리를 잘 못하는 아이이다. 학교에서 쓰는 물건들이며 쓰레기까지 모두 책상 서랍에 대충 넣어버려서 정작 찾아야 될 물건을 못 찾는다.

심지어 사물함에도 쓰레기와 물건들이 뒤섞여서 벌레까지 나와서 반에 소동을 일으켰다. 

이런 나중이의 모습은 반 아이들에게는 정말 더럽고 싫은 모습이었겠지만 이야기를 읽는 나와 아이는 덕분에 많이 웃었다.

어떻게 이 정도일 수 있을까 싶지만, 벌레까지 나와서 반에 소동이 일어난 이야기에 재미있는 그림까지 추가되니 박장대소 할 수 밖에 없었다.

나중에 추가된 나중이는 뽑기를 엄청 많이 하고 그 뽑기 인형도 방에 아무렇게나 놔두고 정리를 하지 않는다.

대충 침대 아래 밀어넣어서 침대 아래 공간이 꽉 찰 정도라니 정말 상상이 안 될 정도이다.

거기다가 학교에서도 물건을 엄청 잃어버리고서는 찾지 않고 그냥 새로 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엄마는 홈쇼핑 중독으로 물건을 너무 사서 집이 택배상자로 가득하다.

누나는 매일마다 쓰지도 않는 화장품을 잔뜩 사온다.

아빠는 얼리어답터로 최신식 기기를 사 모으신다.

이런 네 명이 한 가족을 이루니 집에 남는 공간이 없이 물건들로 가득하게 되었다.

오죽하면 친구가 "너희 집은 물건이 주인인 것 같아" 라고 했겠는가.


 

이런 에피소드들이 이어지면서 나중이는 조금씩 고민에 빠진다.

특히 TV 에서 나온 한 아저씨의 모습을 보고 생각이 많아지는데, 그 아저씨는 집 안의 물건을 거의 다 없애고 최소한의 물건만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그 모습이 무척 행복해 보였다.

하지만 자신의 집은 많은 물건들이 있지만 그 아저씨보다 행복해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중 놀랍게도 물건들이 자신들이 방의 주인이라고 주장하면서 나중이네 가족들을 공격하게 된다.

이 모습 또한 무서우면서도 우스꽝스러운데, 나중이는 자신이 뽑았던 뽑기 인형들에게 공격당하고 엄마는 홈쇼핑 방송에 갇혔다가 나오고, 아빠는 자신이 산 최신형 드론에 끌려다니고, 누나는 화장품의 공격을 당한다.

진짜 꿈같은 현실을 마주한 후에 마중이네 가족들은 변하게 된다.

나중이 가족의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서 중간중간 미니멀 라이프나 아나바다 운동 같은 물건을 정리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그리고 나중이네 가족도 물건을 정리할 때 벼룩시장을 이용하는 모습이 나온다.

미니멀 라이프나 정리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불필요한 화장품을 샀던 것도 생각나고, 집에서 한참 안 쓰는 물건들을 정리하지 못하고 놔둔 것도 생각이 났다. 

처음에는 나중이네 가족의 모습을 보고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너무 심하다라고 생각했는데 나도 약간은 그런 모습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이렇게 물건 괴물들이 나오지는 않겠지만 책을 읽다보니 갑자기 마음에 물건을 정리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책의 글밥도 초등학생들이 읽기에 적당하고, 내용도 또래인 박나중의 학교생활과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라서 아이가이 읽고 이해하기에 좋았다.

그리고 재미있는 이야기와 우스꽝스러운 그림이 섞여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책을 모두 읽는 동안 아이와 정말 여러번 신나게 웃기도 하고, 우리에게도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어떻게 할지도 상상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정리와 절약에 대한 교훈도 주고 미니멀 라이프와 아나바다 운동에 대해서도 다시 배워보게 해 준 재미있고 유익한 창작동화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