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 온 엄마 동화향기 6
고수산나 지음, 백명식 그림 / 좋은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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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표지만을 봤을 때 그냥 스쳐지나갔던 책이었다.

표지 속 편안한 표정의 평범한 엄마와 제목이 밝은 내용을 상상하게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책 소개의 내용이 심상치 않다.

'엄마가 더 이상 엄마가 될 수 없다면?', '초로기 치매' ?

내가 예상한 것이 모두 빗나갔고, 슬픈 내용이 예상되었다.

그래서 꼭 읽어보고 싶고, 아이도 읽어주고 싶어 선택한 책 '별에서 온 엄마'이다.

차례에서부터 짐작이 되는 병의 시작과 진행. 마지막이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너무나 평범한 가족. 40대의 엄마아빠와 하진이, 하윤이 남매. 단란한 네 가족의 평범한 외식 모습이다.

이상하게 같은 말을 반복하던, 그리고 자꾸 깜박깜박하던 엄마.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건망증이 심해졌나 정도였을텐데, 병원에 가서 듣게 된 병명은 '알츠하이머병, 초로기치매'였다.

궁금해서 검색해 봤는데 노인성치매보다 빠른 연령에 갑자기 강하게 일어난다고 한다.

치료법도 없이, 꾸준한 치료로 병을 느리게 진행하게만 한다고 하는 소식을 들은 가족들은 모두 놀란다.

이후 엄마의 병의 진행, 그리고 가족들의 모습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엄마가 아프면서 가족 모두가 힘들어졌다. 아픈 엄마는 물론, 회사일이며 집안일에 아이들까지 챙겨야 하는 아빠는 늘 피곤했다.

아직 초등학생인 아이들은 더욱 혼란스러웠다. 엄마가 더 이상 엄마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할머니도 도와주러 오시고, 이모도 왔지만 각자의 생활이 있기에 잠시 와 줄 수 있을 뿐이었고 결국은 가족이 감당하였다.  

병을 받아들이기까지의 시간이 걸리고, 어느덧 아이들은 생각이 부쩍 자랐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엄마의 치료약이라면서 공부를 하고, 엄마를 위해 두뇌자극을 위한  색칠놀이,별자리 지도, 퍼즐 등의 활동도 준비했다. 가족들은 그동안 아이들을 위한 여행을 떠났다면, 이번에는 엄마를 위한 여행으로 별을 보러 갔다.

하늘의 별을 보며 꼭 붙어서 이야기하는 엄마와 남매의 모습이 꼭 아무런 근심 걱정이 없어보이고, 병이 없어보였다.

그렇게 가족들은 엄마의 병을 받아들이고 치료도 열심히 다니고, 엄마의 기억을 남기기 위해 치매일기도 썼다.

그동안에 엄마에게 보살핌을 받았지만, 이제는 엄마를 보살피겠다는 일기 내용을 마지막으로 이야기가 끝이났다.

그 이후로 이 가족이 어찌 되었을지는 상상에 맡겨야겠지만, 이런 건강한 생각을 가진 가족이라면 분명히 엄마의 마지막까지 잘 보살피고 아이들은 바른 마음을 가지고 자랐을 것 같다.  

책을 읽다보니 예전에 '장수상회'라는 영화를 보고 엄청 울었던 기억이 났다.

기억을 잃고 가족을 잊어버린다는게 무섭고 슬펐다.

그래서 이 책도 아이에게 읽어주다 울컥할 것 같아 나 혼자 새벽에 읽었는데 많이 울었다.

이야기 중 엄마가 아프니 외할머니를 찾았듯, 나도 나의 엄마 생각도 났다.

병이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책을 읽으며 남 일 같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으며 알게 된 사실인데, 실제로 40대 치매 환자도 많다고 한다.

상상하기 싫은 일이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책을 읽으며 살짝 두렵기도 하고, 많이 슬펐지만 이 책을 통해서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엄마라는 사람이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야기속에서 아이들과 아빠가 엄마의 병을 진단받고 하는 행동이나 생각의 변화가 참 사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 그리고 엄마를 사랑하고 보살피려는 그 마음이 따뜻하고 보기좋았다.

너무 많이 울었지만 결국은 가족의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재미있고, 감명깊게 읽은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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