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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랄발랄 하은맘의 불량육아 - 전설의 바이블이 돌아왔다!, 개정판 ㅣ 지랄발랄 하은맘의 육아 시리즈
김선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5월
평점 :
올블랙 표지에 노란 글씨. 제목도 '불량육아'
정말 육아서로 보기는 힘든 독특한 표지와 제목이다.
이 책은 2012년 나온 하얀 표지의 '불량육아'책의 개정판이다.
그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이던 하은이는 이제 대학생이 되었다.
내가 하은맘을 알게 된건 몇년전 정말 우연히 구매해서 읽게 된 '군대육아' 덕분이었다.
실제로는 불량육아 다음에 나온 책이었지만 그당시 베스트셀러라 우연히 구매해서 읽게 되었는데 처음으로 '책육아'라는 걸 알게 된 계기가 되었고, 그 책을 보고 하은맘 블로그 이웃추가도 해서 간간히 올라오는 글을 보았다.
책을 보고 나름 느끼는 바는 많았는데 그 당시에는 한창 일을 하던 시기여서 좀더 아이의 생각에 따라줘야겠다, 책을 많이 읽어줘야겠다 생각만 하고 실행은 못하는 사이 좀 잊혀졌다.
얼마전에 하은맘의 최신작 '십팔년 책육아'는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그 책에서 몇번 언급된 '불량육아'를 읽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첫째가 이미 초등학생이되니 굳이 읽어야 될까 싶기도 했고 사실 하은맘의 강한 문체가 편하기만 한건 아니였기에 좀 고민이 되었다.
그러다가 블로그에서 개정판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이렇게 찾아보게 되었다.

서론이 좀 길어졌는데, 하은맘의 책은 문체가 좀 쎄고 강하게 밀어붙이는 느낌이라 호랑이랑 찍어봤다.
개인적인 느낌으로 말하자면, 하은맘의 책 3권을 모두 읽어보니 불량육아가 가장 좋았다.
문체도 그나마 가장 덜 강하다는 느낌이고, 하은맘이 한 괜찮은 육아팁들도 있어서 지금 3살인 둘째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도 있었다.
특히나 한글떼기 방법.
안그래도 첫째 5,6살때 책은 거의 못 읽어주고서는 남들 책 읽으며 한글 읽기 뗐다고 하니 불안한 마음에 6살 후반때부터 학습지 사서 매일 시켰는데, 생각보다 아웃풋이 잘 안나오니 매일 쓰기도 시켰다.
그런데 그걸 아이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부분이 항상 미안하게 마음에 남아있었다.
결국 그 학습지는 완북을 모두하고, 그 덕에 한글을 떼기는 했지만 하은맘이 한 것처럼 책 많이 읽어주고 한글떼기 놀이를 곁들였다면 나와 아이 모두 즐겁게 한글을 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거기다 비싸고 좋은 교구를 사서 하는 것도 아니고 간단하게 만들어서 놀이하는 것이 좋았다.
진작에 내가 이 책을 먼저 만났다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 결국 내 아이를 양육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양육되어지지 않은
나 자신을 양육해가는 과정이 육아다."
깊은 공감이 되었다. 첫째를 키우면서 항상 느끼게 된 것이 '육아는 내뜻대로 안되는구나.'
그래도 순하고 밝고 건강하고 착한 첫째였지만 이런저런 걱정과 어려움은 있었다.
둘째는 뭐 지금 더 말할것도 없고...
그때 늘 '아.. 이렇게 나의 인내심을 기르는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 아이를 잘 돌보기 위해서는 아직 제대로 성숙되지 않은 나 자신을 양육해서 키우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 책에서는 아이만 책을 읽힐 것이 아니라 부모도 책을 많이 읽어야한다고 하고 있다.
책을 많이 읽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도 그 모습을 보고 책을 가까이 하고 책을 읽으려하는 효과도 있지만 내 자신도 점점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의 모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불량육아 처음에 10계명을 보면 내 책 1년에 50권 이상 읽기! 항목이 있다.
50권이면 1주에 1권정도.
예전에는 정말 불가능해 보였는데 요즘은 그래도 가능하지 않을까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내 책은 1년에 1권도 안 읽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거의 1주에 1~2권씩은 읽는것 같다.
회사다니면서도 이게 어느정도 유지가 되길..

환경의 중요성. 시간이 없다 얘기하지 말고 나의 게으름과 생활에 맞춰 환경을 최대한 편하게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부분도 많이 공감이 되었다.
회사 다닐 때, 아이가 책을 안 가지고 온다고 그냥 안 읽어줬던 과거들..
지금 생각해보면 그만큼 재미있는 책을 구비해 놓지 않았고, 도서관도 안 갔고 내가 보여줄 노력을 안했다.
책을 읽다보니 내 책도, 아이책도 구매욕구가 막 올라갔다.
강하고 밀어부치는 문체는 좀 부담되지만 이런 부분이 또 하은맘의 매력 같기도 하고, 우유부단한 나에게 도리어 이런 독설같은 말이 정신차리게 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말투가 부담되어도 내가 하은맘에 대해서 좋게 느끼는 부분은 정말 아이를 사랑하는 애정이 책에 녹아있고, 그래서 많이 움직이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아이의 요구에 계속해서 잘 대응해 주었고, 몸으로 놀고, 책을 계속 읽어주고, 커서도 책을 읽도록 계속 환경을 제공해 주었다는 부분이 마음에 와닿았다.
하은이도 하루종일 책만 읽은 건 아니라고 한다. 엄청 놀기도 하고, 영어 DVD 몇시간씩 보고, 책도 보고..
그런데 몰입하고 집중해서 보았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고, 그걸 하은맘이 하은이에 맞춰 사교육은 하지 않고 계속 시간과 환경과 책을 확보해 주었다는 것이다.
이번 개정판에는 하은이의 에필로그도 있는데, 하은이가 말한 것처럼 하은맘의 방법이 '육아의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아이가 엄마를 든든한 내 편으로 생각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
그것을 위해 고민하고 공부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하은맘 불량육아 10계명 중 마음에 와닿았던 또 한가지.
" 10. 아이의 삶보다 엄마의 삶이 더 중요하다 "
무조건 '엄마니까'라는 말로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 다양한 심리 법칙이나 어려운 내용이 없는, 어찌 보면 단순한 실천가능한 육아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