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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쓰기 핵심
임병식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19년 4월
평점 :
수필쓰기 핵심, 임병식 지음, 해드림출판사
문학작품으로서의 수필. '수필'이라는 한글 이름은 조금 고지식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베스트셀러 목록에서도 '에세이'라고 표기하는게 일반적이다.
수필이란 용어를 사용한 시원이 연암 박지원이라고 한다. 그의 나이 44세였던 1780년, 중국 연경을 다녀와 쓴 '열하일기' 속 '인신수필'이란 항목이 있다고.(16쪽)
프랑스어 에세에서 나온 에세이란 말은 '시도', '시험'의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연암의 인신수필의 기록을 근거로 2000년 7월 15일을 '수필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는 내용이 1장 제대로 이해하고 쓰기에서 소개되고 있다.
수필이 문학이기 위한 과정은 평범한 글 이상의 노력이 있어야 부여된다. 자기 성찰은 물론, 자신만의 개성있는 글도 요구된다.
아무런 준비없이 써내려 갈 것이 아니라 충분히 구상하고 나서 자유롭게 써내려간다는 일. 본인만의 방법을 갖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 자신의 그 생각들을 정제하고 끝임없이 걸러내며, 진지한 성찰만이 글의 생명력을 갖게 한다. 그렇지 않고 쏟아낸 글은 읽는 이를 고려하지 않은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 수단일 뿐일 수 있기 때문이다.
1장에서 수필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을 들려준 후 2장에서 수필의 작법을 꼼꼼히 짚어준다.
이정림 선생이 정리한 좋은 수필의 조건이다. 주제가 있는 글, 문장이 정확하고 꾸밈없을 것, 소재를 보는 시각이 신선할 것, 작가 정신이 들어 있는 글일 것.
수필의 허구가 아닌 만큼 진실과 양심에 기초해 써야만 한다. 그래서 작가의 도덕성이 요구되고, 자기자랑이나 성의 없이 쓴 글은 수필을 죽이는 요소요, 개성 넘치는 글에 주제와 소재를 일체화 시킨 글, 또 인격 수련이라는 자기 관리는 수필을 살리는 요소.
수필의 서두와 말미, 소재 찾기, 소재 발굴, 주제 구현과 실제, 표현과 어휘 선택, 서술과 묘사 등을 꼼꼼히 읽어보자.
3장은 다시 한번 주의할 점들인데 어렵게 쓰지말고, 개성 있는 본인의 특징을 살리는 구체성, 주어와 시제문제, 행갈이, 이음씨(접속어), 사실과 오류검토, 퇴고하기, 세계적인 작가들의 조언까지 두루 담고 있다.
마지막 4장은 선생님의 이야기를 실었다. 이론적인 앞부분도 좋지만 4장의 내용들도 마음에 와닿는다.
도서관에서 수필쓰기 수업에 참가하여 여러 작품들을 함께 읽고 공부했던 기억이 조금씩 잊혀져가고 있었는데, 책으로 다시 핵심을 읽고 정리해볼 수 있어 다행이다.
써둔 글을 고쳐쓰는 일을 게을리 한 것은 아니었지만, 100번 200번을 고친다는 것은 정말 상상이상의 작업이 아닐 수 없다. 그렇게 그들은 작가가 되었고, 우리는 아직 수필쓰기 핵심을 더 읽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저기 쓰다가 멈추었던 글들을 다시 돌아보고 정리하고 다듬어나가는 것은 하나의 시도이고, 또다른 수필공부라는 걸 생각해본다. 잘 할 수 있을까. 한번 노력 해봄직 하다.
책속의 구절들.
151쪽. 마주 앉은 사람과 이야기한다고 상상해라. 그리고 그 사람이 지루해 떠나지 않게 해라.
153쪽. '무척 아름답다'고 단정할 것이 아니라 '무척 아름다운 정황'을 서술하라는 뜻이다.
모든 문서의 초안은 끔찍하다. 나는 '무기여 잘있거라'를 39번 새로 썼다..
155쪽. 글쓰기 역량은 독자를 헤아리는 능력이며, 독자를 이해시키는 것이 글쓰기의 전부다.
163쪽. 투르게네프는 글을 3개월 간격으로 퇴고했으며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200번도 넘게 고쳤다는 것이다.
168쪽. 수필은 '무엇을' '왜' 쓰는 문학이 아니다. '어떻게' 보고 해석하여 내보이는 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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