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4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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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車 생전에 악행을 저지른 망자를 태워 지옥으로 실어나르는 불수레.

 

제목이 섬뜩해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에 조금은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인 줄 알았는데 읽어 나가다 보니 이외로 따뜻한 구석이 있었다. 주인공 혼마 슌스케, 그의 양자 사토루, 남자 가사도우미 이사카 · 히사에 부부, 세키네 쇼코의 동창생 다모쓰 등이 그러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전반부는 세키네 쇼코의 정체를 밝히는 데, 후반부는 세키네 쇼코를 살해하고 그녀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신조 교코를 추적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비교적 단순한 줄거리에다가 범인이 일찍 노출되어 박진감은 떨어지지만 대화를 중심으로 한 구체적인 장면 전개는 마치 만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덕분에 500쪽에 육박하는 분량의 책을 하루만에 독파할 수 있었다. 쉽게 읽히면서도 뭔가 여운을 주는 것이 일본 소설의 강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잘못보다는 타인의 과오로 삶의 극단까지 내몰렸던 신조 교코, 살인이라는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지만 세키네 쇼코의 졸업앨범을 그녀의 동창생에게 보내 주며, 그녀가 묻히고 싶어했던 초등학교를 찾아가는 장면에서는 왠지 가슴 한켠이 시려왔다.

 

미조구치 변호사의 말에 의하면 금융시장은 환상이다. 실체가 없는 환상에 의해 신조 교코는 화차를 타게 된다. 승차권을 사도록 도와준 사람은 그의 아버지와 세키네 쇼코이다. 물론 모두 다 피해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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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1
나쓰메 소세키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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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기를 읽으면서 '도련님'이라는 작품을 알게 되었다.

나쓰메 소세키라는 이름도 이때 처음 접했다.

일본의 세익스피어로 불리우며 천엔짜리 지폐에도 등장했던 유명한 인물이라는데.....

 

재미있게 읽었다.

돈키호테형에 가까운 주인공에게 상당히 호감이 간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패기만만한 일본의 시대상도 읽히는 것 같았다.

좋은 작품의 조건 중 하나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다.

 

두 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

어린 시절에 읽었던 '오싱'을 비롯한 일본 대중소설의 영향 때문에 그 동안 일본문학을 너무 무시해 온 것 같다.

 

일본 문학에 대한 흥미를 자극시켜 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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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마라톤
이채원 지음 / 현대문학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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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가 취미인 나에게 '나의 아름다운 마라톤'이라는 제목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광고를 보자마자 구매의욕이 생겨났다.

그러나 책을 손에 잡고 나서 페이지가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풀코스 마라톤을 뛰듯 지은이의 성실함은 엿보이나 소설보다는 에세이에 가까운 성격의 글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만큼 전체가 유기적으로 짜여지지 않은 느낌이다.

 

지은이는 삶의 벽에 부딪칠 때 마라톤을 찾는다.

마라톤은 자기 정화의 과정이자 탐색의 과정이다.

벽을 넘어설 수 있는 힘을 얻는 것, 그것이 아름다운 마라톤이다.

남편도 친구 미연의 전 남편도 마찬가지다.

'viva la vida'라는 노래의 모델이 되었던 멕시코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의 거울의 역할을 지은이에게는 마라톤이 한다.

어쩌면 지은이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프리다 칼로를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정 아름다운 마라톤은 소통하는 달리기가 아닐까?

'당신이 뭘 안다고'라며 벽을 쌓는 남편, 곤두박질치는 남자, 그리고 지은이는 자신의 달리기에만 몰두한다.

단절된 자아의 초라함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행위처럼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 이들은 소통을 할 수 있을까?

결말을 열어 놓아 가능성은 있다.

그래서 처음이 끝보다 좋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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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대 죄악, 탐식 - 죄의 근원이냐 미식의 문명화냐
플로랑 켈리에 지음, 박나리 옮김 / 예경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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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제7대 죄악, 탐식'이지만 프랑스인답게 인간의 음식에 대한 욕망을 옹호하고 있는 것처럼 읽혀졌다.

카톨릭에서는 탐식을 죄악으로 여겼지만 오히려 그들에 의해 조리법이 발달했고, 종교 개혁이후에는 미식을 교양으로 생각했다.

현대에 와서 다시 탐식은 죄악으로 받아들이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인간적 교류, 대화가 있다면 합법적인 즐거움으로 받아들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림이 많아 읽기가 어렵지 않았지만 너무 실증적인 면에만 치우쳐 오히려 장황한 느낌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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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로 읽는 일본문화
박성태 외 지음 / 어문학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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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때 읽으려고 '그림자 정부'라는 책을 빌리러 몇 십 년만에 도서관엘 갔다.

카드를 만들고 책을 찾았으나 없었다.

2월에 규슈로 3박 4일 여행이 잡혀 있어서 대신 이 책을 빌렸다.

 

사진 위주의 초급 일본 안내서로 초등학교나 중학교 저학년에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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