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트 전략을 위한 인공지능 트레이딩 - 파이썬과 케라스를 활용한 머신러닝/딥러닝 퀀트 전략 기술
김태헌.신준호 지음 / 한빛미디어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도서는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활용한 AI 트레이닝 전략 및 구현을 다룬다.

알파고가 등장한지 4년이 넘어서일까 이제 시중에는 좋은 AI 서적들이 많이 늘어났다. 이 책 역시 그런 멋진 도서 중 하나이다. 총평을 먼저 내리자면 AI 실용서 중 으뜸인 수작이라고 평하고 싶다.

총 379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안에 투자의 핵심, 퀀트 전략, 머신러닝과 딥러닝에의 접목, 알짜배기 Python 스킬, 금융 학술분야 논문 구현에 이르기까지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에 어떻게 이 모든 지식들을 다 녹여낼 수 있는 것인지 저자의 역량에 감탄을 금할 길 없다.

AI를 다루는 서적임에도 좋은 투자의 교본서 같은 느낌도 든다. 주식이나 코인 등을 투자해본 경험이 있는 분이 이 책을 읽는다면 왠만한 시중의 주식 서적보다 더 많은 인사이트와 분석법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저자의 전달력이 너무 뛰어나다. 저자는 AI 분야의 베스트 셀러인 단단한 머신러닝, 데이터 과학자와 데이터 엔지니어를 위한 문답집의 역자이기도 하다.

두 책 모두 읽은 독자로써 번역서임에도 읽기가 참 편하다는 느낌이 들어 저자분의 성함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런 전달력으로 본인의 내공을 전달하기 때문일까 고난도의 알짜배기 지식이 간결하고 알기 쉽게 저술되어있어 인상적이었다.

책의 구성은 크게 개요 및 파이썬, 퀀트 전략, 머신러닝 적용, 딥러닝 적용 4개의 파트로 나뉜다. 각 장의 특성에 맞게 파트별로 간단히 소개해 보겠다.


  • 개요 및 파이썬 (1~2장)
    1장 개요에서는 금융 영역 전반에 걸쳐 머신러닝이 어떤 평가를 받고 있고 어떻게 적용되고 있으며 투자에 어떤 알고리즘이 활용되는지 등의 전반적인 교양 수준의 지식을 총체적으로 다룬다. 뒷장에서 이어나갈 이론의 배경이자 실습 구현을 위한 기본 상식이기 때문에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2장은 금융에 특화된 파이썬 활용법을 소개한다. 이 장은 비록 본 도서의 핵심 내용은 아니지만 반드시 필요한 기초 중의 기초를 다루고 있으며 이 장의 파이썬 스킬들만 잘 익혀도 뒷 장의 구현에 큰 어려움이 없을만큼 알짜 지식이 잘 정리되어 있다.

    일반적인 다른 서적들이 두루뭉실 API 활용법과 예제의 나열로 이루어져 뒷장을 넘길수록 망각하거나 체계가 잡히지 않아 고난이도 파트를 구현하는데 애를 먹기 마련인데 이 책은 필요 지식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어 기억이 오래 남았다. 무엇보다 파이썬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려는 초보자가 한 번씩 골머리 앓는 아래와 같은 문제들을 디테일하게 언급하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 시계열에 특화된 함수들
      잘 모르면 group by 등 전통적인 프로그래밍 방식으로 노가다의 지옥에 빠져들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주요 함수들을 깔끔히 정리해준다.
      • shift() : 특정 시점 시프트 이동 기능. 이후 비교 등의 처리에 용이. 아래와 같이 직관적인 시각화 그림이 제시되어있어 정말 쉽게 이해할 수 있다.shift
      • pct_change() : shift 기능 + 백분율 변화량
      • diff() : shift 기능 + 변화량
      • rolling() : 마치 CNN의 윈도우와 비슷한 개념으로 윈도우 크기만큼 일정 구간 데이터들의 평균, 최소, 최대 값을 계산하는 함수
      • resample() : 시간 간격 조정 가능. 업 샘플링 + 다운 샘플링
    • 시계열 데이터 분석 시 시점과 기간의 컨트롤 차이
    • R과의 차이점 : NaN(Not a Number) 등
    • dropna() 함수로 열을 제거하고 싶은 경우 axis=1 옵션에 대한 깔끔한 설명
    • Pandas에서 컬럼에 접근 시 중괄호 두번 사용 등

    거의 매일 쓰이는 유용한 금융 데이터 처리 기법을 익힌 후 금융 API가 소개되며 “인베스팅.com”의 API를 활용하여 차트를 그려보는 등의 실습을 진행한다. 금융 데이터를 처리할 때 사용하는 Python의 핵심 기능을 최대한 분량을 줄여 전달하는 저자의 노력과 배려가 돋보였다.


  • 퀀트 전략 (3~4장)
    3장에서는 가장 기초적인 바이앤홀드 전략을 소개하고 연평균 복리 수익률, 최대 낙폭, 변동성, 샤프 지수, 성과 분석 결과를 구현해 본다. 일반인들에게도 크게 어렵지 않은 지표들이지만 데이터에 특화된 프로그래밍 언어나 라이브러리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적인 프로그래밍 기법으로 구현하면 쉽지도 않을뿐 더러 코드가 복잡해진다. 나중에는 객체 지향 기법과 패턴을 동원해도 한 눈에 알아보기 힘들어 시간이 흐른 후 유지보수하기 힘들어지는 단점을 2장에서 배운 핵심 파이썬 지식을 활용해 방지할 수 있다.

    4장에서는 전통적인 퀀트 투자 전략을 구현해본다. 주식 투자를 한 번이라도 해 본 사람은 귀에 익은 말이 있을 것이다. 바로 기술적 투자와 가치투자.

    이 장에서는 기술적 투자에 있어 대표적인 2가지 관점에 대한 지표들을 직접 구현해 본다. 먼저 “올라간 주식은 반드시 내려온다.” 관점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평균 회귀 지표인 볼린저 밴드를 구현해 본다.볼린저밴드

    마찬가지로 또 다른 유용한 관점 “올라가는 주식이 계속 오른다”의 방식인 듀얼(상대-절대) 모멘텀도 구현해 본다.듀얼모멘텀

    더불어 가치투자에 해당하는 마법의 공식도 구현해본다. 이는 주식 실전 투자 전략서에 자주 소개되는 유명한 공식인데 조엘 그린블라트가 고안한 방법이다.마법공식

    주식 투자 시 각종 차트를 통해 활용했던 입장에서 직접 구현을 해봄으로써 내부 매커니즘을 익히는데 도움이되고 특히 퀀트를 목표로 하는 입문자에게는 상당한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는 유용한 파트였다.


  • 머신러닝 적용 (5~6장)
    사실 위 4장까지만 다뤄도 충분히 부족함 없는 완성도 높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텐데 본 게임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금융 분야는 핵심 이론의 공유가 폐쇄된 분야인데 이는 수익성과 직결되어있기 때문이다. 5장에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에서 많이 공개되지 않은 학술자료를 바탕으로 머신러닝이 금융에서 차지하는 포지션을 다뤄본다.

    더불어 머신러닝의 대표적인 기법들을 간단히 정리해 본 후 교차검증, 전처리, 측정 지표, 백테스팅 방법에 대해 다룬다. 짧은 내용이지만 머신러닝의 알짜배기를 빠르게 익힐 수 있고 특히 말로만 듣던 백테스팅 방법을 직접 구현해보며 퀀트의 실제에 대한 맛을 볼 수 있었다.

    6장에서는 5장에서 배운 지식들을 토대로 머신러닝을 적용한 결과물들을 직접 구현해본다. ETFs를 활용한 주가 방향 예측 구현 파트에서는 트리 기반의 앙상블 구현을 통해 각 전문가들의 의견을 조합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다.

    이어 초보자도 이해하기 쉬운 k-최근접 이웃 알고리즘을 통한 지도학습 전략, 비지도 학습 알고리즘인 클러스터링을 활용한 종목 분류 또한 직접 구현한다. 여기까지 이르면 사실 머리가 상당히 복잡해지지만 그럼에도 머리속에 나름의 체계가 잡히는 것이 신기했다. 아마도 저자의 뛰어난 체계적인 전달력이 책에 녹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 딥러닝 적용 (7~8장)
    드디어 대망의 딥러닝이 등장하는 파트이다.

    7장에는 딥러닝의 전반적인 지식을 소개하는 개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딥러닝 알고리즘 소개 및 학술 분야의 연구 현황과 케라스 프레임워크를 다루는 방법까지 두루 살펴본다.

    이어 8장에서는 7장의 지식들을 활용해 직접 논문의 기술들을 구현해본다. 제일 먼저 주식 데이터의 캔들 그림을 인풋 데이터로 활용하여 CNN으로 예측 분석 모델을 구현한다. Tabular 데이터가 뻔히 있음에도 이미지로 변환하여 CNN에 적용하는 아이디어가 매우 인상적이었다.CNN

    다음으로 시계열 모델에 유리한 RNN을 활용하여 주가 방향성을 분류하는 모델을 만든다. 더불어 오토인코더를 활용하여 주가 데이터를 생성해보는 논문도 구현하게 되는데 이 부분은 나중에 GAN 같은 기술을 활용하면 더욱 의미 있을 듯 하다.

    그간 금융 분야에 딥러닝을 적용하는 기법들은 세간의 관심사인데 반해 정작 알려진 혹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레퍼런스가 매우 드물었다. 특히 국내 서적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점에서 본 파트가 책 중 가장 가치 있는 내용을 다룬다고 생각한다. 논문을 직접 구현해보며 학술적인 안목도 높힐 수 있고 스스로의 인사이트를 트레이닝 모델에 접목해 볼 수 있는 자생력을 키울 수 있기에 매우 유익했다.


책 소개는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금융 분야에의 AI 기술은 수익과 직결되는 부분이기에 쉽게 공유되지 않는 소중한 지식들이다. 더욱이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다.

이런 소중한 지식을 저자의 내공과 전달력이 버무러져 쉽게 떠먹을 수 있는 형태로 구성된 책이기에 도저히 추천하지 않을 수 없다. 앞에서 칭찬 일색으로 도배했듯 AI에 관심 있는 모든 분들이 반드시 읽어봐야 할 필독서임을 강조하고 싶다. 이런 멋진 양서를 세상에 베푼 저자, 출판사 관계자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이터 과학자와 데이터 엔지니어를 위한 인터뷰 문답집 - 100개 이상의 실전 면접 문제로 배우는 머신러닝, 딥러닝, 강화학습 알고리즘 제이펍의 인공지능 시리즈 (I♥A.I.) 28
Hulu 데이터 과학팀 지음, 김태헌 옮김 / 제이펍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5인의 전문가들이 마치 앙상블 방식으로 저술한 점이 마음에 든다. 개개인의 튼튼한 수학 기초는 물론 알고리즘 및 모델에 대한 깊은 이해를 집단 지성으로 녹인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국내에 나온 관련 서적 중 손에 꼽을 수 있는 Top-Tier 레벨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lmo6340 2020-11-11 1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본인의 직무에 대해 자연스레 호기심이 생기고 이것저것 하나씩 찾아보는 자세는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리뷰를 남겨주신 분의 지식과 자세가 너무 존경스럽습니다. 대학교 3학년 말미에 데이터를 공부해가며 이 책을 언젠가 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라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경험에서 우러난 소중한 리뷰 감사합니다.

nanhmjjang 2021-03-26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중한 칭찬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리뷰임에도 의미를 부여해주시니 덕분에 리뷰 쓰는 보람이 생기네요! 데이터 분야에서 일하면 가끔 느껴지는 감이지만 훌륭하게 대성하실 분들은 확실히 시그널이 있는 것 같아요. elmo님께 그런 시그널이 느껴집니다.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꾸준히 노력하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으실거라 장담합니다! 감사합니다.
 
데이터 과학자와 데이터 엔지니어를 위한 인터뷰 문답집 - 100개 이상의 실전 면접 문제로 배우는 머신러닝, 딥러닝, 강화학습 알고리즘 제이펍의 인공지능 시리즈 (I♥A.I.) 28
Hulu 데이터 과학팀 지음, 김태헌 옮김 / 제이펍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도서는 HULU(넷플릭스 대항마로 월트 디즈니가 설립한 OTT 서비스 회사) 15명의 데이터 과학자가 공저하였다.

HULU는 개인화 추천, 검색, 컨텐츠 이해, 광고 예측과 타기팅, 의사결정 서프트 등에 특화된 AI 기술을 다루고 있고, 저자들이 탄탄한 연구 실적을 쌓아와서일까 책 내용의 깊이가 남다른 것 같다.

읽은 소감을 먼저 전하자면 15인의 전문가들이 마치 앙상블 방식으로 저술한 점이 마음에 든다. 개개인의 튼튼한 수학 기초는 물론 알고리즘 및 모델에 대한 깊은 이해를 집단 지성으로 녹인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국내에 나온 관련 서적 중 손에 꼽을 수 있는 Top-Tier 레벨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정리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리뷰 수준으로는 분량을 감당하기 어려워 책의 장점과 학습법을 위주로 몇가지 토픽들을 정리해보았다.


  • 메타 지식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는 공부할 것이 너무 많아 시간이 매우 부족하기에 속도 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 메타지식을 먼저 접하여 좋은 방향을 설정하는 것도 시간을 줄여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트리맵

    이 책은 실무에서 80%를 차지하는 20%의 지식을 메타지식으로 잘 정리한 책이다. 가장 중요한 것을 먼저 배울 수 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이 분야를 학습할 때 삼천포로 빠지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남들이 좋다는 논문을 가리지 않고 리뷰하면 만족감이나 수박 겉 핥기 지식이 쌓이기는 하는데 배후의 원리나 철학은 블랙박스로 남아있거나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수 있다.

    혹은 선대, 미방, 확통의 중요성을 늘 들어왔기에 책도 보고 논문도 들춰본다. 처음 보는 수학기호를 만나면 아! 내가 수학 기초가 정말 부족하구나라고 중얼거리면서 정수론, 집합론, 해석학 책을 구매하기 시작한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은 것 같은 만족감이 나를 위로 하긴 하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가면 여전히 할 수 있는게 없다. 학습은 열심히 했는데 실전에선 영 시원찮다.

    일종의 과적합에 빠진 것 같다. 과적합을 피하기 위한 좋은 기법 중 하나가 Dropout이다. 학습에도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너무 불필요한 노드까지 다 학습하면 시간은 다 증발하고 현실에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 책에는 중요한 핵심이 잘 드러난다. QnA의 구성 덕분인지 두괄식으로 우선순위에 따라 서술된다.

    배깅과 부스팅을 예로 들면 배깅은 분산을 낮추데 효과적이고, 부스팅은 편향을 낮추는데 효과적이라고 먼저 알려주어 숲을 파악하기 쉽게 해준다.배깅과 부스팅

    예전에 어떤 책을 따라하다 성능이 저조한데도 원인도 제대로 파악 못하고 편향을 낮춰야 하는데 배깅으로 끙끙대고 했던 기억이 있기에 이런 두괄식 구성이 눈에 띄였다.

    만약 AI 분야로 진로를 정한 입문자라면 먼저 이 책을 볼 것을 권유드리고 싶다. AI 기술 분야별로 자신에게 소질이 있거나 적성이 있어 보이는 분야를 먼저 찾기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이건 내가 죽었다 깨어나도 못하겠다는 분야 정도는 찾을 수 있다.

    난이도는 결코 입문자급도 아니고 쉽지 않다. 깊은 수학적 원리가 정리된 챕터 같은 경우 이미 실무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분들도 어렵다는 평을 들었다.

    하지만 일단 메타지식을 쌓고 비벼볼만한 영역을 찾아 읽어나가다 막히는 부분이 생기면 다른 입문서를 참조하면 된다. Top-Down 방식처럼 말이다. 비록 과적합에 빠질지라도 가장 알짜배기를 모아놓은 책이기에 투자대비 위험 부담이 적다.

    그렇게 노력하다보면 스스로 하고 싶은 연구 혹은 진로 분야가 명확해지지 않을까?


  • 실무 스킬과의 연계
    본 도서의 또 다른 장점은 실무에서 활용되는 예시가 자주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간 경험한 사례와 비추어 유용했던 몇 가지 예시를 정리해 보았다.

    • RMSE(평균제곱근오차)와 특이점
      RMSE

      이 문제는 내가 겪은 문제이기도 하고 누구나 초보 시절 한 번은 겪을 법한 문제인데 RMSE(평균제곱근오차)가 특이점에 민감하다는 내용이다.

      이론을 아는 수준에서 그치고 넘어가면 실제 상황에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직접 당해보고 해결한 후에나 다음 번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데 업계의 사례가 구체적으로 제시되기에 미리 간접 경험을 할 수 있고 이해도 쉬워진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을 수식을 통해 풀어보며 원리 깊숙히 들여다보기도 하고 나아가 전처리 과정에서의 필터링, 예측 성능 향상, 평가지표를 견고하게 만드는 등 또 다른 해결책이 제시되는 유기적으로 이어진 구성이 마음에 든다.

    • LDA
      PCA의 원리를 배우고 예제를 따라해보며 자신감을 얻은 후 실전에 적용해보니 원하는 대로 동작하지 않은 적이 있었다.LDA

      나중에야 클래스가 다른 레이블들의 차원 축소에는 LDA라는 기법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당시에는 LDA 지식이 이론으로만 머리속에서 따로 놀아 실전에서 유용한 해결 기법으로 매칭되지 않았다.

      해당 파트를 읽어보니 어떤 상황에서 써야 하는지가 자세히 소개되어 처음부터 이 책을 통해 LDA를 배웠다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거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특히, QnA 방식 구성이 실전에 필요한 집중력을 높여주는 것 같다.

    • 클러스터링 경향성 측정
      양질의 데이터가 넘치는 기업은 드문데 내가 다니는 회사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비지도 학습에서 인사이트를 얻고자 노력하는 편인데 라벨이 없는 상태에서 클러스터링을 비교하는 일은 지식이 부족해 주로 R스퀘어 값이 많이 의존하는 편이었다.

      본 파트 덕분에 그동안 몰랐던 지식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예전에 데이터의 분포가 랜덤을 띄는지 파악할 필요가 생겼는데 방법을 몰라 생략한 적이 있다.

      아래는 홉킨스 통계를 사용한 랜덤성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인데 설명이 짧고 깔끔해 이해하기 쉽다.경향성

      클러스터링 품질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실루엣 계수, RMSSTD, 후버트 통계량 등 여러 가지 기법이 제시된 점, 이론적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다양한 분야의 머신러닝, 딥러닝 지식이 폭넓게 담겨있어 실전에서 모델링 후 체크리스트로 활용하기에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 아이디어의 근간이 되는 기초 과학과의 접목
    사실 이 장점은 개인적으로는 너무 마음에 들지만 독자에 따라 상황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인터뷰를 준비하는 독자의 시점에서 너무 이론 중심으로 치우친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각 아이디어는 철저히 원리를 파헤친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은 GANs 가치함수에 대해 수식 전개는 물론 아이디어의 원리까지 꼼꼼히 설명하는 부분이다.GANs 가치함수

    이어 대량 확률추론 계산을 피하는 법, 훈련 중 발생하는 이슈, 와서스타인 거리, 추론 네트워크 등이 소개되기에 GANs의 발전 과정과 핵심 아이디어를 유기적으로 배울 수 있다.

    수식이 난무하고 원리를 대충 지나가는 법이 없으니 수월치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실전에서 나의 문제에만, 나의 데이터에만 발생하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원리의 이해가 필수라 생각한다.

    인터뷰에서 이 정도 깊이의 문제가 나오면 얼마나 나오냐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을텐데 흔히 접하는 80%의 문제는 잘 외우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면접관 분들이 외워서 해결되는 문제만 질문할까?

    본 책에서도 저자 중 한 사람인 천라밍의 경우 지원자들의 경험에 맞춰 맞춤형 문제를 미리 만들어 간다 했다.

    흔히 마주치기 어려운 20%의 문제에 대한 어떤 아이디어가 있는지,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응용뒤에 숨겨진 원리를 물어보게 될텐데 이에 대한 대답이 승부수가 아닐까 한다.

    예전에 본 어떤 영화에서 A에서 D를 유추하기까지 일반인들은 A, B, C, D를 하나씩 단계적으로 배워가야 하지만 천재들은 A에서 바로 D가 나온다고 한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비숍의 PRML이 다들 칭송하는 책임에도 생각보다 우리 곁에 오래 머물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우리는 B, C 를 알아야 하는데 자꾸 D만 이야기 하니 말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B, C를 피할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되며 즐길 수 있어야 한다. B, C를 알고 싶은 호기심은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저자 중 한 사람인 쉬샤오란의 말처럼 공리적인 이유나 현란한 기술을 뽐내기 위해 이 분야에 들어왔다면 금방 지치고 말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B, C의 과정을 익히는데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학을 근간으로 하면서도 설명은 직관적으로 서술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돋보인다. 행렬 분해가 어디에 응용되는지 자꾸 언급되기에 자연스레 선형대수에 호기심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용어, 수학, 원리, 선행연구와 더불어 다들 왜 그렇게 만들고 돌리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나에게만 닥칠 혼돈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방향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경험이 쌓여야 기존 학문의 진의를 깨치고, 나아가 기존 학술 연구에 존재하는 편견과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자유로운 상상력을 펼 수 있을 것 같다.


  • 만들줄 안다고 제대로 알고 있는걸까?
    좋은 모델을 설계할 수 있다고, 잘 구현할 수 있다고, 데이터 분석을 능숙하게 한다고 해도 과연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지 반문하는 것은 스스로의 발전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그런 점에서 스스로의 실력을 되돌아 볼 만한 날카로운 질문과 그에 대한 해답이 등장한다.

    • N차원 입력의 임의의 부울함수는 최소 몇 개의 노드와 층을 필요로 할까?
    • 부트스트래핑 과정 중 n이 무한대로 커진다면 한 번도 추출되지 않는 데이터 수는 얼마나 될지?
    • 수치형 데이터에 왜 정규화를 해야 하는지?
    • 신경망의 가중치를 0으로 초기화하면 무슨일이 벌어지는지?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했던 많은 작업들의 진의를 알 수 있다면 실무에서 간혹 발생하는 안개를 뚫고 지나갈 수 있는 묘안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융합에서 얻는 아이디어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는 컴퓨터 과학, 통계학, 심리학, 신경과학, 인지과학, 사회학 등 방대한 스펙트럼이 폭넓게 융합된 학문인지라 모든 분야를 다 잘하는 사람은 있을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전문가라 할 지라도 이 책에서 다루는 모든 분야를 완벽하게 다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책을 통해 잘 모르는 분야를 빠르게 익힌다면 연구 및 실무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마치 GANs과 CNN이 융합하여 DCGAN이 탄생한 것 처럼 말이다.가치함수


  • 인터뷰와 커리어
    이 책의 주된 관심사는 아마도 인터뷰일 것 이다. 본 도서에서 다루는 인터뷰 문제는 실제 HULU 채용에 활용되었던 문제들이기에 이미 검증된 셈이다.

    Tensorflow, Pytorch 등 특정 플랫폼이나 언어의 구현 방법이나 팁 등은 다루지 않아 불만인 분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은 지면상 모두 언급될 수도 없거니와 사실 참고할 만한 도서도 많다.

    42p에는 아래와 같이 인터뷰에 대한 팁도 나온다.인터뷰중요한 핵심을 모두 담고있는 유용한 팁이 아닐까?

    이런 부류의 책들이 더 많이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참고로 개인적으로 유용했던 인터넷 정보들도 같이 정리해본다.


그 외 책을 읽으며 느꼈던 전반적인 내용들을 정리해 보겠다. 7장 최적화 및 9장 피드 포워드 신경망은 보통 대부분의 분들이 딥러닝, 머신러닝을 통해 입문하시기에 가장 친숙하실 것 같다. 책이 본인에게 맞는지 판단하려면 서점에서 7, 9장을 먼저 확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1, 2장은 피처 엔지니어링과 모델 평가를 다루는데 쉬워보이지만 언제나 활용되는 매우 중요한 개념들이 가득하다. 특히 케이스가 다양하여 이론과 실제를 연동하기 힘든 부분 임에도 적은 지면에 필요한 내용을 잘 정리한 느낌이었다.

AI 분야에 처음 발을 딛는 일반인 혹은 입문자 분들이라면 15명 저자의 에필로그, 14장 인공지능의 응용 현황 부터 읽으신다면 발걸음이 좀 가벼울 것이다. 이미 지식이 있는 분들이라면 목차를 보고 늘 궁금했던 질문 순서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더불어 번역의 질이 매우 뛰어나 읽는데 매우 편하다. 역자의 또 다른 역서 단단한 머신러닝도 번역이 잘 되어 읽기 좋았다. 최근에 출간된 퀀트 전략을 위한 인공지능 트레이딩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책 또한 특유의 매끄러운 전개 방식과 뛰어난 가독성이 일품이다.

데이터 사이언스 인터뷰를 준비하시는 지원자, 면접관은 물론 AI 기술의 핵심을 빠르게 훑고 싶은 관리자, 사업가께도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새로운 주제를 찾는 연구자 분들께도 적합하며 난이도는 쉽지 않지만 메타 지식을 활용하기 위해 입문자 분들께 가장 추천드리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디지털 뉴딜 시대 리더가 꼭 알아야 할 데이터 3법 - IT 전문가와 변호사가 쉽게 풀어가는 데이터 3법
백남정 외 지음 / 지식플랫폼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데이터 3법, 데이터 3법… 말들은 많은데 도대체 이게 뭐야?

최근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봤을 법한 질문이다. 그러다 이내 곧 “에이. 먹고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이까짓 것 모르는게 뭔 대수라고..”하며 관심을 돌린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우리는 지금 대 격변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IT를 대표 주자로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4차산업이라는 말은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자주 듣고 있다. 이를 대표하는 인공지능, 핀테크, 자율주행, 블록체인은 무엇일까?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주위를 둘러보면 된다. 요즘처럼 TV 대신 유튜버나 넷플릭스를 자주 봤던 시절이 또 있었던가?

가뜩이나 구글의 알 수 없는 추천 알고리즘 덕에 자의 반으로 유튜브 등을 감상했다면 구글의 코로나 감염병의 대유행덕에 타의 반으로 유튜브를 또 본다. 바로 그 알 수 없는 추천 알고리즘에 인공지능의 기술이 쓰인다.

일상이야 그렇다 치고 먹고 사는 일은 또 어떤가?

요즘 1인 기업의 열풍이 불고 있고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나 쿠팡 파트너스 같은 투잡족들이 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과 핀테크 등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들이 파생된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부지런한 아이디어가 가득했던 사람들은 스마트 폰 앱을 만드는 기술을 배웠거나, 기술을 아는 사람과 협력하여 월급 못지 않은 수익을 올리기도 하고 거대한 창업에 성공하기도 한다.

이런데도 더이상 먹고 살기 바쁘니 데이터 3법 따위는 안중에 없다고 할 수 있겠는가?

변화는 가속화되어 평생 밥그릇은 점차 사라지고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법에 적응해야 하는 이 시점에 현실과 가장 밀접한 법을 모른다면 다가올 미래에 도태될 일만 남게 되지 않을까?

먼저 본 서적을 통해 알게된 데이터 3법을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개인정보보호법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이하 정보통신망법)
  •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

올해 2020년 1월에 일괄 개정되어 데이터 분야에 큰 변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으며 주요 쟁점은 활용 및 수집에 있어서의 개인의 동의 여부이다. 정보에 관련된 법은 이외에도 많지만 규제와 관련되어 가장 영향력이 높은 법들이라 할 수 있다.

데이터 3법은 대충 알게 되었다 치자. 그런데 이젠 다음과 같은 다른 질문들이 파생된다.

4차산업 혹은 신사업으로 일컬어지는 인공지능, 핀테크, 자율주행, 블록체인 등은 또 무엇인가? 그리고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도 모르면서 관련된 법만 아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본 도서는 바로 이런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다.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기술 중심의 트렌드를 짚어주고, 그에 따른 법률과 규제는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에 대한 대답이다. 이렇게 IT기술과 법률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 본 도서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처음에는 따분한 법률을 다루는 서적이 아닐까 우려했다. 그런데 본문에 언급된 감사글에 언급되었듯이 이 시대에 필요한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느낌이다. 7개의 파트 하나하나가 모두 감명 깊었는데 어떤 점이 인상적이었는지 파트별로 간략히 정리해 보았다.


  • 1장. 왜 데이터인가?
    데이터의 의미와 중요성 그 자체도 읽을 거리가 제법이지만 철학의 대가가 인간의 정신과 결부하여 현 시점의 세상을 풀어낸 안목과 통찰력에 매우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호모 사피엔스 시대부터 문명의 기하급수적인 발전 속에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정신 세계와 결부하여 지금 우리의 세상을 진정성 있는 고민 속에 바라보게 해줘 감회가 새로웠다.

  • 2장. 마이데이터 시대의 테크핀과 블록체인 파트
    오픈 뱅킹, 핀테크, 테크핀을 비롯한 기술들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기술들을 활용한 현재 실용화 된 비즈니스의 사례를 들고 있어 4차산업 혁명의 최신 기술이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나는 AI에 깊은 관심을 갖고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이자 IT 분야 종사자로써 최신 기술과 트렌드에는 나름 정통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파트를 읽고나서야 이토록 모르는 최신 트렌드가 많았다는 사실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더불어 비트코인의 광풍 속에 멸망한 줄 알았던 블록체인의 기술 저변에 숨어있는 미래의 원동력을 재 발견할 수 있었다. 비트코인이 멸망할지는 모르겠지만 블록체인 만큼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우리 삶을 크게 바꿔놓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 3장. 데이터 비즈니스를 위한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이 파트는 최신 기술이 우리 업무와 일상에 어느정도 깊숙히 개입하여 어느 정도 범위의 파급 효과를 일으켰는지 그 전반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장이다.

    특히 딥러닝을 위시한 인공지능이 무엇이며 어떤 비즈니스를 통해 우리 삶에 파고 들었는지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이를 가능케하는 클라우드 플랫폼 및 애자일과 같은 조직 문화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개인적으로는 이미 대부분 알고 있는 지식이었기에 크게 흥미롭지는 않았으나 인공지능과 클라우드를 잘 모르는 독자분들께는 매우 유익한 정보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 4장. 테크핀과 법률
    앞서 1~3장이 주로 기술, 비즈니스, 트렌드, 일상에 대해 다뤘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데이터 3법이 등장한다. 그 중 이 장에서는 테크핀에 초점을 맞춘 법률을 소개한다.

    데이터 3법에 의해 이제 데이터를 팔고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미 일반인에게도 많이 알려진 공공데이터의 개방은 물론이고 한 발 더 나아가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이는 개인정보보호와 위배될 수 있는 사안이기에 이에 관여하는 주체와 관계는 너무나도 복잡하다. 금융위원회, 금융결제원, 한국신용정보원 등 무수히 많은 금융 관련 기관이 포함되어있고 세부 법률 또한 다양하다.

    우리 일반인의 시각에서 이 많은 법률들을 전부 다 외우고 주체간의 관계를 고려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므로 만약 우리 삶에 필요한 비즈니스가 있다면 필요시 찾아보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정도의 수준으로 알아두면 좋을 듯 하다.

  • 5장. 바이오 헬스케어와 법률
    데이터 3법과 관련되어 금융 못지않게 큰 변화를 겪게 된 바이오 분야에 초점을 맞춰 법률을 살펴본다.

    원격의료와 스마트 병원과 같은 화두에 대해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나 절차를 한 눈에 파악하기에 유용하다.

    만약 여러분이 모바일 의료용 앱을 개발하여 수익을 내고 싶다면 이젠 데이터 3법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그 때 본 도서가 향후 사업을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 6장. 스마트 신사업과 법률
    데이터 3법에 대한 전체적인 개괄을 정리하고 위에서 언급한 두 분야외 신사업 분야에 데이터 3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거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파트이다.

    정보, 가명정보, 익명정보 등 법률에서도 정의조차 되어있지 않거나 상황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는 미묘한 개념들을 꼼꼼히 살펴본다. 그 외에도 자동화와 관련된 이슈, 민감정보 및 위치 정보에 대해서도 다룬다.

    법률과 정부의 정책조차 하루가 다르게 급속도로 변화하는 현실을 쫓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그에 대한 대안으로 시행되는 규제 샌드박스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특히 법령 상 허용 여부가 불명확한 이른바 그레이존은 기회이자 위기의 땅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 같다.

  • 7장. 새로운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며
    앞서 기술과 법률로 머리가 복잡했을 독자분들을 위해 휴식을 취하게 해주는 장인 것 같다. 일상의 언어로 돌아가 전반적인 사회의 변화와 미래의 대응 방법을 개괄적으로 서술한다.

    특히, 마음이라는 사람 고유의 영역을 다시금 생각해 볼 기회를 마련해주고, 프라이빗에 대해 고찰해 보며 긴 여정을 마무리한다.


지금까지 책에 대한 칭찬 일색이었으니 아쉬운 점도 언급해볼까 한다. 바쁜 전문가 분들이 어렵게 시간을 내어 작성한 티가 제법난다고 해야 할까? 책에 오탈자가 종종 발견되며 도표 등의 시각화 자료에 정리되지 않은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 피상적인 부분들의 몇몇 결점이 본 도서의 유일한 단점이다. 핵심과 인사이트 그리고 알맹이는 칭찬하지 않을수가 없다. 그 외에는 굳이 단점을 찾기가 어렵다.

빠르게 변해버린 세상을 넓은 시야로 훑고, 그 새로운 기술과 법률안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삶을 살아가는 이유나 정신적인 측면에서 현실을 짚어보는 등의 이 모든 것을 단 한 권의 책으로 누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다. 그런 점에서 격변의 시대를 살아갈 모든 독자분들께 본 도서를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어의 뇌과학 - 이중언어자의 뇌로 보는 언어의 비밀 현대지성 테마 뇌과학
알베르트 코스타 지음, 김유경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기는 어떻게 언어를 습득할까? 이중 언어 구사자들은 주의력이 더 좋을까? 혹은 머리가 더 좋거나 치매에 걸릴 확률이 줄어들까? 그리고 이런 것들은 어떻게 측정할까?

본 도서는 위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다. 저자는 평생에 걸쳐 연구한 이중 언어 사용과 뇌라는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저술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지만 궁금했던 주제에 의문을 던지는 것으로 출발하여 특정 가설이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 있어 기발하고 흥미로운 실험법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이해하기 쉬운 답을 들려주는 구성이 일품이다.

책은 크게 5가지 주제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아기의 탄생에서 출발하여 한 사람이 언어를 습득해나가는 매커니즘, 이중 언어자와 단일 언어자의 차이, 이중 언어가 의사 결정에 미치는 영향, 이중 언어를 익히기 위한 조언, 마지막으로 흥미로운 실험법과 과학적 측정 방법이 소개된다.

영어와 같은 외국어를 빨리 익히는 방법을 다루는 책은 아니다. 이미 그런 책들은 시중에 널리고 널렸기에 큰 의미가 없을 듯 하고, 본 도서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부분은 이중 언어자와 단일 언어자의 비교가 되겠다.

개인적으로는 과학적 실험법과 측정법을 소개한 파트도 마음에 들었다. AI에 관심이 많은 나로써는 AI 모델에 한 부분으로 활용된 행동 경제학 모델이 포함된 것이나, RNN등의 모델에 활용되는 전이 학습의 개념 등 AI에 영향을 준 기술들의 실체를 확인하며 앎의 즐거움도 누릴 수 있었다.전이 학습

위에서 개인적으로 정리한 이 책의 5가지 굵직한 주제를 중심으로 인상깊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아래와 같이 요약해 본다.


  • 일반적인 언어 습득의 매커니즘
    • 아기들은 구두언어로 처음 단어를 구분한다. 문자 언어와는 달리 구두 언어에는 공백이 없기 때문에 소리 사슬에 빈칸이 있음을 추측하여 단어를 구분하지 않는다.

    대신 소리 사슬을 잘 나누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는데 예를 들면 스페인어에서는 str로 시작하거나 끝나는 단어가 없음을 예로 들 수 있다.

    더불어 전이 효과를 들 수 있다. tupiro라는 단어로 예를 들면 tu 다음에는 pi가 따라오고 그 뒤에는 ro 음절이 따라오는 경우의 수가 많다. 서로 다른 단어들 사이의 전이 확률을 파악하는 머리속에 무척 강력한 통계 컴퓨터가 있는 셈이다.

    한편 특정 언어에만 존재하는 음운적 속성도 있다. 중국어의 성조가 그 예이다. 이런 소리에서 구별할 수 있는 온갖 특징을 활용하여 아이는 소리 사슬을 구분하며 생후 1년 이내 이 구별 능력이 최고조에 달한다.

    • 이후 시각이 발달하면 조음 운동을 유심히 본다. 성인도 주위 소음이 심하거나 잘 모르는 말이 나올때는 상대방의 입술을 보는데 이중 언어자 아기들은 조음 운동이 더욱 발달한다. 생후 1년 6개월쯤 되었을 때는 어휘를 폭발적으로 습득한다.

    •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거나 믿고 있던 신념과 상충되는 정보를 입력받는 경우 모호함을 제거하고자 노력한다. 이를 상호 배타성 원리라 하는데 이 때문에 편향이 발생한다. 이중 언어자들은 하나의 개념이 두 단어와 연결되어 있기에 편향이 덜하다.

    • 특정 상황에서 습득 연령이 습득 능력보다 중요하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 고등 교육을 받는 사람은 대개 3.5만개의 단어를 알고 있다. 하지만 하루에 겨우 천개 정도의 단어만 사용하며, 세르반테스도 그의 전 작품에서 8천개의 단어만 사용했다.


  • 이중언어자와 단일언어자의 차이
    • 관여하는 뇌의 영역은 동일하나 피질 표상에 차이가 있다. 이중 언어자의 경우 2가지 언어가 모두 활성화 되고, 단일 언어자의 경우 2가지 언어가 겹치는 부분이 적다.

    • 언어 통제 능력이 뛰어나다. 마치 저글링으로 두 개 이상의 공을 처리하듯이 언어 간 상호간섭이 일어나지 않는다. 즉, 무슨 언어를 사용하든 두 개의 언어가 동시에 활성화된다. 도중 하나의 언어를 끄는 것이 불가능하다.언어통제능력

    • 의식적으로는 이미 모국어를 모두 잊어버린 입양자들 조차도 유아기에 형성되는 소리를 구별하는 능력은 남아있었다.

    • 이중 언어 사용이 인지능력을 저하시킨다거나 정신 분열증을 초래할 수 있다는 가설은 미신에 가깝다.

    • 어휘량은 이중언어자들이 다소 적다. 이는 새 단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얼마나 자주 노출되어 있는가와 관련이 있다. 이중 언어자가 단일 언어자보다 각 언어에 덜 노출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어휘량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감소폭은 매우 작다.

    • 언어들 사이의 유사성이라는 관계를 이미 이해하고 있기에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는데 유리하다.

    • 자기 중심적 편향이 적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공감 능력이 더욱 빨리 발달한다. 비슷한 맥락으로 시몬효과(자극이 생각과 상이할 때 응답 시간에 차이가 나는 현상)를 더 적게 경험하여 주의력이 높고, 인지 유연성을 더 확보하고 있다.

    • 뇌의 노화와 관련하여 인지 예비용량이 더 크기 때문에 치매 등의 증상으로 신경과를 방문하는 일이 단일 언어자에 비해 3년 정도 늦다.


  • 의사결정에서의 이중 언어 활용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하면 상대방의 머리로 가고, 상대방의 언어로 말한다면 상대방의 가슴으로 간다. - 넬슨 만델라

    • 사고 편향
      의사 결정 시 사람들은 무엇을 선택할지 실제 확률을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세부 사항을 단순화하고 경험적으로 알게 된 지름길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최적 선택이 아닌 결정을 할 수 있는데 이런 왜곡을 사고편향이라고 부른다.

      다음 문제를 풀어보자.

      린다는 31세 여성으로 미혼이고 지적이며 똑똑하다. 철학을 전공 후 사회 차별 정의 문제에 관심이 많아 반핵 시위에도 참여했다. 다음 중 누가 린다인가?

      a) 은행 창구 직원

      b) 은행 창구 직원이고 여성주의 운동가

      대부분 결합 오류에 빠져 b)를 답으로 고른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a)일 가능성이 높다.

    • 프레이밍 효과
      의사 결정은 프레임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다음 문제를 풀어보자.

      최근에 위험한 질병이 퍼지고 있다. 약이 없으면 60만명이 죽을 것이다. 약 A와 B가 있다.

      A는 20만명을 구할 수 있다.

      B는 1/3을 구할 수 있고, 아무도 구하지 못할 확률이 2/3이다.

      당신은 어떤 약을 선택할 것인가?

      약 75%의 사람은 A를 선택한다. 일명 위험 회피의 선택을 따르는데 B를 선택하면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동일한 상황에서 두 번째 문제를 풀어보자.

      A는 40만명이 죽을 것이다.

      B는 1/3이 아무도 죽지않고, 다 죽을 확률이 2/3이다.

      당신은 어떤 약을 선택할 것인가?

      대부분 B를 선택한다. 생명이나 돈을 잃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인데 이를 손실 회피 현상이라고 한다.

      이처럼 같은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프레임의 제약을 받는다. 놀라운 것은 제2 언어로 말할 때는 프레이밍 효과에 걸려들지 않는다. 외국어와 관련된 감정성 감소 때문이다.

    • 인지 반응 검사

      또 문제를 풀어보자.

      1.야구 방망이와 야구공은 총 1.10유로이다. 방망이는 공보다 1유로가 더 비싸다. 공은 얼마인가? ( )센트

      2.만일 5개의 기계가 5개의 키보드를 만드는 데 5분이 걸린다면, 100개의 기계가 100개의 키보드를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릴까? ( )분

      3.호수에 꽃이 피는 지역이 있다. 매일 꽃이 피는 지역은 두 배의 면적으로 커진다. 꽃이 호수를 덮는 데 48일이 걸린다면, 호수의 절반을 덮는 데 며칠이 걸릴까? ( )일

      답은 10, 100, 24이다. 너무 쉬운가? 그렇게 선택했다면 오답이다. 답은 5, 5, 47이다.

      이 문제는 이중 언어자와 무관하게 오답율이 높다. 즉, 감정 체계를 수반하지 않는 논리 문제에서는 외국어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결론이다. 상대방의 가슴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면 모국어를, 상대의 머리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면 외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 이중언어를 익히기 위한 방법
    • 꾸준한 연습이 최고의 방법이다.
    •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상호작용 없이 동영상이나 음성에 자주 노출된다고 해서 외국어를 빠르게 익히진 못한다.
    • 자녀를 더 도전적이고 풍부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언어 환경에 노출시키는 것이 좋다.

  • 과학자들의 실험과 측정 방법
    • 공갈 젖꼭지 빨기 방법 아이들의 빨기 반사를 통해 집중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새로운 단어를 들을 때 흡입률과 흡입폭이 줄어든다. 이 실험을 통해 언어를 구분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신경 촬영법 : 특정 영역의 산소 소비량 측정, 뉴런 그룹이 만든 전기적 활성 기록 추적 등
    • 경두개 자기자극술 : 두개골에 자기장을 생성하여 뉴런의 전기 기능과 일시적으로 상호 작용한다. 뇌 영역의 간섭이 가능하며 피질 구조를 바꿀 수 있다.
    • 피질 전기 자극술 : 호문클루스 지도를 발생시킨 기술. 덕분에 뇌종양 제거 시 환자에게 어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지 예측이 가능해졌다.
    • 생리학적 반응 연구 : 피부의 전기 전도도, 심박수, 동공 확장 등

이렇듯 본 도서에는 언어를 익히는 원리부터 이중 언어자들이 가지는 흥미로운 특성들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다.

이미 나를 포함하여 본 리뷰를 읽고 계신 독자분들은 이중 언어의 습득이 너무 늦어버린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우리의 자녀 그리고 우리 주위의 사람들로 하여금 이중 언어가 가지는 장점과 불확실하게 퍼진 미신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도울 수는 있을 것이다.

더불어 우리 뇌를 연구하는 과학 매커니즘으로 여행을 떠나고 연구 방법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모든 학문은 이렇고 저런 그물로 서로 연결되기 때문에 철학이나 아이디어 발상에 관심이 많은 독자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우리의 뇌와 언어에 대한 훌륭한 교양을 담고 있는 책인만큼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