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의 그림 학교 완두
다비드 칼리 지음, 세바스티앙 무랭 그림, 박정연 옮김 / 진선아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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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쪼꼬미 친구완두가 새로운 이야기와 함께 돌아왔다. 완두가 그림 학교를 세우는 이야기라는데, 이번 책에서는 또 어떤 귀여움과 따뜻함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밝게 만들어줄지 기대되는 마음과 함께 책을 만나게 되었다.







<완두> 시리즈를 꾸준히 보아왔다면 알고 있겠지만, 그림을 잘 그렸던 완두는 자기만의 공간에서 우표를 그리는 일을 해왔다. 완두는 틈틈이 어린 벌레 친구들의 그림을 봐주기도 했는데, 그러던 어느 날그림 학교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생각을 실천에 옮기게 된다.



꿈에 부풀어 열게 된 그림 학교. 신입생들 중에는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도 있고, 조금 서툰 친구도 있고, 재능이 없어 보이는 친구도 있었다. 완두는 성실하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지만 재능이 없는 친구에게 다른 길을 가라는 말을 해야 하나 고민에 빠진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몇 달 후 학생들의 전시회가 열리게 되고, 거기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이번 신간은 귀여운 벌레 친구들이 함께 등장하여 그들을 관찰하는 즐거움이 추가되었다. 특히 벌레 친구들이 미술관에 견학을 가는 장면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어쩜 이리도 읽는 이의 마음을 밝고 따뜻하게 채워주는지... 보는 내내 절로 미소가 지어지게 만드는 그림책이었다.




 <완두의 그림 학교>는 어른인 내게도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그림을 좋아하지만 재능이 없어 보였던 친구는 가장 놀라운 결과물을 보여주게 된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며 아이의 꿈과 재능을 부모의 눈으로 재단하는 모습이 겹쳐져 보였다. 같은 꿈을 꾸는 듯 보여도 아이들은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그 길을 걸어나가게 되는데, 그것을 지켜보는 어른들이 그 길을 너무 획일화시켜 바라보고 그것을 함부로 평가하고 있지 않은가란 생각이 들었다. 적당한 선을 지키며 아이의 꿈을 지지해 주고 지켜봐 주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걸 완두는 보여주었다.



<완두>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체를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꿈과 재능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을 찾고 있는 사람에게 <완두의 그림 학교>를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를 통해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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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옮김 / 창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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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무와 관련된 헤르만 헤세의 글을 모아 놓은 것으로, 예쁜 일러스트와 함께 에세이 18편과 시 21편이 실려 있다. 내가 좋아하는헤세나무의 조합 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거기다가 푸릇한 감성이 넘치는 나무들의 일러스트까지 함께 실려 있어 조금의 고민도 없이 구매로 이어진 책이다. 헤세의 글과 함께 초록의 감각을 깊이 느껴보고자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그들은 고독한 사람들 같다. 어떤 약점 때문에 슬그머니 도망친 은둔자가 아니라 베토벤이나 니체처럼 스스로를 고립시킨 위대한 사람들처럼 느껴진다. 이들의 우듬지에서는 세계가 속삭이고 뿌리는 무한성에 들어가 있다. 다만 그들은 거기 빠져들어 자신을 잃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해 오로지 한가지만을 추구한다. 자기 안에 깃든 본연의 법칙을 실현하는 일, 즉 자신의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 자신을 표현하는 일에만 힘쓴다. 강하고 아름다운 나무보다 더 거룩하고 모범이 되는 것은 없다.” (p. 7~9)




작고 얇은 책이지만 글이 가진 깊이는 상당했다. 쉽게 지나쳐가기 힘든 문장들로 가득 차 있었다. 평소 나무와 그것을 둘러싼 자연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나는 그저 그것을 바라보기만 했고 어렴풋한 인상으로 느끼고 기억했다. 그러나 헤세는 그것을 단순히 바라보는 것을 넘어 그 속에 담겨 있던 이야기들을 찾아내 펼쳐내 보였다. 그것도 글로써 만들어낸 아름다운 표현들로 말이다. 나무와 자연에서부터 이어진 그의 내면의 생각들 또한 밖으로 풀어낸다. 그는 우리와 다른 눈을 가졌던 걸까. 생각의 깊이의 차이일까. 그 이유가 무엇이든, 지금 이 순간 그의 글을 감상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읽어 나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은 헤세가 쓴 [봄밤]이라는 시였다. 그 시를 읽으면 봄밤에 대한 한 장의 이미지가 그려지는 것을 넘어서 그것을 감싸고 있던 공기의 감촉까지 느껴지는 기분이 든다. 봄날이 손에 닿을 것만 같은 그 기분이 좋아 두고두고 반복해서 시를 읽었다.



헤르만 헤세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깊이 있는 휴식을 원하는 사람에게, 그리고 책 한 권과 함께 눈과 마음으로 나무를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을 추천한다.


겉과 속이 모두 예쁜 책이었다. 나무와 책을 좋아하는 이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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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시 - 내 것이 아닌 아이
애슐리 오드레인 지음, 박현주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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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가 차 안에서 누군가의 집을 몰래 훔쳐보고 있다. 그 집 안에는 한 가족이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여자는 자신을 닮은 한 아이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넨다. 한때는 그녀의 딸이었던 아이. 그녀는 오늘밤 전남편에게 두꺼운 종이 더미를 전해주기 위해 왔다고 한다. 그녀가 직접 쓴, 그녀의 시점에서 바라본 이야기를 그에게 들려주기 위해서 말이다.


그들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었던 걸까.




소설은 전남편에게 들려주기 위해 써온 글을 읽듯이 진행되었다. 그와 그녀의 만남에서부터, 그동안의 자신의 생각들, 자신의 부모와의 관계까지 모두 주인공 블라이스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그녀가 들려주고 싶었지만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담담하게 말한다.



블라이스는 자신을 버리고 떠났던 엄마처럼 될까봐 두려워했지만, 그럼에도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출산 직후 시작된 육아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힘들었고, 그녀는 여느 엄마들처럼 자신의 아이를 예뻐하는 마음이 샘솟지 못했다. 그것은 난생처음 해보는 육아가 힘들어 마음이 지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할머니 때부터 대물림되었던 불안정한 애착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가장 사랑받고 의지해야 할 존재에게조차 거부당했던 경험은 마음속 깊은 상처로 남아, 자신의 사랑을 가장 필요로 하는 아이에게 온전히 애정을 쏟아붓지 못하게 만들었다.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걸까? 나는 어째서 그 애를 원했을까? 어째서 나는 나를 낳은 엄마와 다를 거라고 생각했을까? (p. 68)




나는 그 애가 내 것이라는 사실에 너무도 실망했어.

그 애의 행동 중 어떤 것은 전형적인 행동으로 분류된다는 것도 알았어. 당신은 그저 한 단계일 뿐이라고, 유아의 심술이라고, 행동 발달의 증상이라고 일축해버렸어. 괜찮아, 나는 스스로에게 확신을 주려고 애썼어. 하지만 그 아이에겐 그 또래의 다른 아이들에게 있는 고유한 상냥함이 없었어. 아이는 애정을 내비치는 일이 너무 드물었지. (p. 105)




그녀의 딸 바이올렛은 올바른 애착을 형성하지 못한 것뿐만 아니라 타고난 기질에도 문제가 있었던 아이였다. 엄마 역할을 유난히 힘들어했던 블라이스에게 그런 딸은 너무나 벅찬 존재였다. 서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엄마와 딸. 어디부터가 문제의 시작일까 생각도 해보았다. 그렇지만 누구의 탓이 크다고 비난할 수 있을까. 모두가 안쓰럽고 안타까울 뿐이었다.



소설 속 이야기는 블라이스의 시점에서만 전해지기 때문에 이것이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의심을 하면서 읽기도 했다. 바이올렛은 그동안 엄마를 어떻게 생각해 왔을까. 아이는 정말로 엄마를 미워한 걸까, 아니면 더 사랑받기 위해 일부러 그런 행동을 보였던 걸까. 아이의 본심은 무엇이었을까. 아이가 좀 더 많은 사랑과 적절한 반응을 받았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까. 어쩌면 어릴 때 엄마로부터 사랑받지 못했던 블라이스도 자신의 엄마에게는 지금 그녀의 딸과 같은 모습은 아니었을까.



책을 덮고도 의문은 끝없이 떠올랐고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작가가 들려주는모성은 무겁고 어두웠다. 그녀는 소설을 통해 모든 여성에게 모성은 당연한 것이 아님을, 어릴 때 양육자로부터 받는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무섭게 보여준다. 이 작품이 그녀의 데뷔작이라는 것이 놀랍다.




블라이스?”

?” 나는 문간에서 뒤돌아보았어.

나는 네가 나처럼 되는 법을 배우지 않았으면 좋겠어. 하지만 어떻게 하면 네가 다른 사람이 되도록 가르칠 수 있는지 모르겠구나.”

엄마는 다음 날 우리를 떠났어. (p. 388)




한 가족에 관한, 엄마와 아이에 관한 끔찍한 이야기였다. <케빈에 대하여>란 작품이 떠오르기도 했다. 모성에 관해, 그리고 올바른 양육방식에 관해 고민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 한 여자에게 대물림되어온 끔찍한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소설 <푸시>를 권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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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 치료감호소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정신질환과 범죄 이야기
차승민 지음 / 아몬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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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을 모두 대변할 마음도, 능력도 없다. 또 이들을 그저 불쌍하게만 보아달라는 것도 아니다. 이 병원에 오기까지 그들이 겪었던 정신질환 증상은 무엇이었는지, 치료받지 못한 정신질환의 끝에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있는 그대로 들려주고 싶었다.” (p. 9~10)




저자는 국립법무병원, 우리에게는치료감호소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곳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뉴스에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심신미약, 정신질환으로 감형을 받는 것을 보며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유야 어찌됐든 죄는 죄가 아닌가 싶기도 했고, 감형을 받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은 아닐까 의심도 되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가 더 궁금했다. 이 책에서는 그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한 말들, 내가 궁금했던 것들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는 피해자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범죄자들이 죗값을 치르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며, 정신질환으로 인해 죄를 짓게 된 경우 일단 질환을 치료해 그 병으로 인해 어떤 결과가 생겨났는지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아야 반성할 수 있고 처벌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범죄자는 무조건 심신미약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저자가 감정했던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단순한 정신질환 이력보다는 정신질환의 증상이 범행에 영향을 주었는지’(p.29)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저자는 형사정신감정과 관련해서 피감정인이 의사를 속이려고 할 때 어떻게 알아내느냐”(p.55)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한다. 나 역시 궁금했던 부분 중 하나였다. 이에 대해 저자는 형사정신감정은 한 달 동안의 관찰을 기록하고 그 사이에 수시로 면담도 진행하기 때문에 거짓말로 의사를 속이기란 매우 어렵다고 답했다.



치료는 범법 정신질환자 개개인을 위한 복지 서비스가 아니다. 이들을 치료하는 일은 결국 재범 방지로 이어진다.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의 깊이를 감히 헤아리긴 어렵지만 재범을 막는 일은 대개의 피해자가 원하는 일일 테고, 사회 안전을 위해서도 꼭 해야만 하는 일이다.” (p. 31)



저자는 이 곳에서 일하며 민원이나 고소 때문에 시달리는 일도 꽤나 겪었다고 한다. 조현병 환자의 망상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지기도 했고 앙심을 품은 성격 장애 환자 때문에 벌어진 일도 있었다. 평균 급여의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곳에서 무서운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일을 하는 것은 정말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쓴 이 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사람들이 국립법무병원에서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있으며 대체 어떤 곳인지, 왜 요즘 들어 정신질환 범죄자가 더 늘었는지, 그들이 어떻게 치료받으며 사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는다고 정신질환자가 친근한사람으로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저 정신질환자들도 나와 같은 인간이구나 하고 잠시 생각해볼 여지를 준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p. 310)



제목 그대로 저자는 자신의 무서운 환자들을 애처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생각 외로 책은 술술 잘 읽혔다. 저자가 감정했던 케이스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흥미로웠다. 그리고 우리가 정신질환자들에 대해, 국립법무병원이 하는 일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던 많은 부분들을 바로 알게 되는 기회가 되어서도 좋았다.


국립법무병원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하며 경험하고 느꼈던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에게 <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을 추천한다.




이 글은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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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다섯 마리의 밤 - 제7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채영신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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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오래전에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은 추운 밤에 개를 끌어안고 잤대. 조금 추운 날엔 한 마리, 좀 더 추우면 두 마리, 세 마리······. 엄청 추운 밤을 그 사람들은 개 다섯 마리의 밤이라고 불렀대.” (p.209)



소설은 한 살인 사건의 현장검증 장면에서 시작된다. 남루한 폐가의 풀숲에 눕혀져 있는 마네킹. 포승줄과 수갑으로 묶인 사내가 마네킹의 목에 손을 올리자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기자들은 플래시를 터뜨리며 사진을 찍어 댔다. 아이들을 둘이나 죽인 범인은 지금 현장검증을 하고 있는 바로 그 남자, 태권 도장의 권 사범이었다. 잠시 뒤 그들은 시신을 암매장했던 야산으로 떠났고, 그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던 주인공 박혜정은 집으로 돌아온다.



싱글맘인 혜정에게는 백색증을 앓고 있는세민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세민이 엄마와 저녁을 먹는 동안 텔레비전에서는 그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고, 세민은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엄마에게 이야기를 꺼낸다. 그러나 혜정은 어린 녀석이 뭘 아냐며 아이의 말을 가로막아 버린다. 그녀와 그녀의 아들은 그 사건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는 듯했다. 과연 그들은 그 사건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그는 두렵다. 약해서, 약해빠져서 결국은 악해질 수밖에 없는 순간, 그 순간이 올까봐 두렵다. 그는 두렵다. (p. 138)



홀로 아픈 아이를 돌보며 살아온 그녀의 어두웠던 과거, 어릴 때부터 새겨진 그들 내면의 상처, 그리고 앞으로도 밝아질 것 같지 않은 그들의 미래는 소설을 내내 어둡게 만들었다. 어두운 분위기에 소설을 읽고 있는 내 마음도 함께 어두워졌지만, 그럼에도 이어질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 손을 놓기가 어려웠다.



소설은 우리 사회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거리들을 보여주었다. 왜 저런 곳에 빠지는 걸까. 그들이 이해가 가지 않았고 그런 삶을 택한 이유가 궁금했던 적이 많았다. 이 소설은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들의 삶을 들려주며, 그들의 마음을 조금은 헤아려보도록 이끌어 주었다.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 사랑받지 못한 사람들이었고, 그래서 그들은 외로웠다. 그들은 서로의 아픔을 알아보고 서로를 위로해 줄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 서로의 상처가 서로를 더욱 아프게 했고 그들의 관계는 갈수록 틀어졌다. 약했기에 더욱 잔인해진 그들이 내내 안쓰러웠다.



이미충분한 고통이 아직오지 않은 구원을 어떻게 소환해야 할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은 이 소설만의 값진 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이 소설의 통각에 통감하면서 심사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수상을 결정하였다. (p. 271, <7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심사평>중에서)



흡입력이 굉장한 소설이었다. 개 다섯 마리를 끌어안아야만 보낼 수 있었던 추운 밤의 시간들. 그들의 아픈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면 이 책 <개 다섯 마리의 밤>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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