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친한 아이가 살아남습니다 - 초등 교사 부부가 알려주는 AI 교육의 모든 것
신재현.공혜정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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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미 AI가 공기처럼 존재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미래 기술'이라 부르던 것들이 이제는 아이들의 숙제 도우미가 되고, 대화 상대가 되며, 때로는 학습의 주도권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부모와 교육자들의 마음속에는 한 가지 공통된 질문이 남습니다. "과연 우리 아이들은 AI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니, 무엇을 배워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신재현, 공혜정 저자의 신작 《AI와 친한 아이가 살아남습니다》는 바로 이 절박한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두 저자는 교육의 최전선인 초등학교 현장에서 AI 연구학교를 운영하고 교육부 과제를 수행하며, 기술이 아이들의 영혼에 어떻게 닿아야 하는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온 실천가들입니다. 이 책은 차가운 기술적 담론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본 따뜻한 교육적 해법을 담고 있습니다.

책에서 가장 강조하는 지점은 AI가 도구일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기술이 화려해질수록 역설적으로 그 도구를 휘두르는 '인간'의 역량, 즉 '퍼스트 브레인(First Brain)'의 중요성은 더욱 커집니다. 저자들은 AI 시대의 교육이 단순히 코딩을 배우거나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기술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특히 '하이터치 하이테크(High Touch High Tech)' 교육의 가치는 이 책의 핵심입니다. AI가 지식을 전달하고 학습 수준을 맞춤형으로 진단하는 '하이테크'의 역할을 수행한다면, 인간 교사와 부모는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창의적 영감을 불어넣는 '하이터치'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작가님이 늘 강조해온 'Adaptive Threshold Learning(ATL)'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학습자의 임계치를 넘어서게 하는 것은 결국 기술이 아니라, 그 아이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인간의 시선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시중의 다른 AI 관련 도서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현장의 구체성입니다. 저자들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발달 단계에 맞춘 AI 교육 로드맵을 선명하게 제시합니다.

  • 1~2학년(놀이): AI를 공부의 대상이 아닌, 즐거운 놀이 친구로 인식하며 거부감을 없애는 단계입니다.

  • 3~4학년(활용): AI의 작동 원리를 조금씩 이해하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로써 AI를 실험해 보는 시기입니다.

  • 5~6학년(창조 및 비판): 코딩과 결합하여 나만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AI가 내놓은 답이 옳은지 판단하는 '디지털 비판력'을 기르는 시기입니다.

이러한 단계적 접근은 "막연히 AI를 시켜야 할 것 같은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부모들에게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됩니다. 책에 포함된 활동지들은 학교와 가정의 경계를 허물고, 거실을 가장 훌륭한 AI 교실로 변모시킵니다.

저자들은 AI 시대일수록 문해력과 글쓰기라는 전통적인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역설적이게도 AI와 잘 대화하기 위해서는(Prompt Engineering) 인간이 가진 언어의 힘이 정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책은 GPT와 같은 도구가 창의력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의 생각을 구체화하는 템플릿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이를 활용한 독해력과 글쓰기 교육법을 친절히 안내합니다.

더불어, 이 책이 꼽는 가장 결정적인 역량은 '자기주도학습 능력'입니다.

"아이의 진짜 성장은 ‘얼마나 알고 있는가’가 아니라 ‘배우는 방식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가’에서 시작된다."

출처 입력

AI가 모든 정보를 즉각적으로 제공하는 시대에, 아이들이 수동적인 정보 수신자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AI 루틴'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학습 결과보다 '기록하고 피드백받는 힘'을 강조하며, 부모가 어떻게 아이의 학습 보조 코치가 될 수 있는지 일곱 가지 구체적인 원칙을 제시합니다.

가정 내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일방적인 금지나 통제가 아닌, 아이와 합의하여 '사용 시간표'를 만들고 이를 시각화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책임감을 배우는 훌륭한 교육입니다. 부모가 AI를 무조건 신뢰하거나 혹은 막연히 공포를 느끼는 태도는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이됩니다. 저자는 부모 역시 AI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아이 곁에서 함께 배우는 '러닝 파트너'가 되어달라고 당부합니다.

우리는 이제 AI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이 책의 최종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마주하라"는 것입니다. AI는 우리의 일자리를 뺏으러 온 침략자가 아니라, 우리의 가능성을 확장해 줄 강력한 도구입니다.

《AI와 친한 아이가 살아남습니다》는 단순히 기술적 우위에 서는 법을 가르치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기술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하면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합니다. 저자들의 따뜻한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 아이는 AI와 경쟁하는 아이가 아니라, AI라는 파도를 타고 미래라는 넓은 바다를 자유롭게 항해하는 아이로 성장해 있을 것입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성장한 나, 그리고 우리 아이를 꿈꾸는 모든 부모와 교사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이제, 집이라는 이름의 첫 번째 AI 교실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새로운 문을 열어볼 시간입니다.

[마지막 생각 정리]

실제 교육 현장의 치열한 고민이 녹아있기에 이 책은 '이론'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옵니다. 특히 '디지털 격차'보다 '디지털 감각'이 중요하다는 통찰은, 우리가 아이들에게 정말 물려줘야 할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기술은 변하지만, 그 기술을 다루는 인간의 태도는 변치 않는 가치를 지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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