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하기 싫지만 SKY는 가고 싶어 - 공부 머리 없는 내가 명문 도쿄대에 합격한 비결
요코이 유스케 지음, 박선영 옮김 / 다산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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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성취를 꿈꿉니다. 높은 곳에 닿아 자신의 증명을 마치고 싶어 하는 욕망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하지만 그 성취로 가는 유일한 징검다리인 '공부'라는 과정은 지독하게 외면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공부는 하기 싫지만 SKY는 가고 싶어>라는 제목은, 어쩌면 우리 시대가 앓고 있는 가장 솔직하고도 아픈 모순을 꿰뚫고 있습니다. 20년 동안 수많은 활자 사이에서 지혜를 찾아온 저의 서재에서도, 이토록 정직한 갈등을 다룬 책은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1. 뇌의 결핍을 사유의 근력으로 채우다

이 책의 저자는 선천적으로 기억과 학습을 관장하는 뇌의 핵심 부위인 '해마'의 기능이 부족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공부라는 전쟁터에서 총도 없이 나선 병사와 다를 바 없었을 것입니다. 남들보다 두 배의 시간을 쏟아부어야 겨우 한 단락이 외워지는 치명적인 약점. 하지만 그는 '머리 탓'을 하며 주저앉는 대신, '어떻게(How)'라는 질문에 집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노력이 부족할수록 머리 탓만 한다"고 말이죠. 그는 자신의 부족한 해마를 대신할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매일 공부법을 개선하고, 실험하고, 다시 수정하는 이른바 '학습 아키텍트'로서의 여정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 결과 만년 꼴찌에서 도쿄대 합격이라는 기적을 일궈냈습니다. 이는 단순히 성적의 향상을 넘어, 자신의 한계를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이를 시스템으로 극복해낸 지성적 승리라 할 수 있습니다.


2. '어떻게'에 대한 정교한 설계도: 5가지 전략

책의 2장과 3장은 저자가 몸소 부딪히며 체득한 실전 전략의 정수를 담고 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며, 공부란 결국 지식을 머리에 넣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운영체제를 최적화하는 과정'임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전략 1] 기본서에 대한 예우: 교재 선택

공부의 시작은 나에게 맞는 무기를 고르는 일입니다. 저자는 남들이 좋다는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내 눈에 술술 읽히는 기본서를 찾는 것이 승부처라고 강조합니다. 잘 고른 책 한 권이 인생을 바꾼다는 그의 조언은, 기초가 무너진 상태에서 화려한 문제집만 탐닉하는 우리 시대의 학습 행태에 경종을 울립니다.

[전략 2] 망각곡선을 이기는 '2:1 규칙'

가장 인상 깊었던 도구는 '2:1 규칙'입니다. 지식을 주입하는 시간과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복기 시간의 황금 비율을 찾아낸 것이죠. "반복하여 암기하며 내 것으로 만든다"는 원칙은 단순해 보이지만, 대부분의 학습자가 실천하지 못하는 지점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망각 주기를 분석하여 뇌가 잊어버리기 직전 다시 자극을 주는 정교한 리듬을 설계했습니다.

[전략 3] 의욕은 '시작'하는 이의 전유물이다

"공부가 하기 싫다"는 감정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저자는 의욕이 생기기를 기다리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일단 펜을 잡고 5분을 버티면 뇌는 비로소 '공부 모드'로 전환됩니다. 유혹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유혹이 침범할 수 없는 환경을 설계하고 멘탈 바이오리듬에 맞춰 공부량을 조절하는 기술은 지극히 인문학적인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전략 4 & 5] 시간의 밀도와 몰입의 경지

1분의 자투리 시간을 모으는 집요함, 그리고 아침 시간의 마법을 활용하는 집중 전략은 공부의 양보다 질이 중요함을 역설합니다. 계획을 '시간'이 아닌 '분량'으로 정하는 방식은, 스스로를 통제하고 작은 성취감을 지속적으로 맛보게 하는 탁월한 장치입니다.


3. 과목별 맞춤 기술: 암기, 사고, 그리고 독해

책의 후반부에서는 과목의 성격에 따른 구체적인 공략법을 다룹니다.

  • 암기 과목: 출발은 '왕복 암기'로 훑고, 마무리는 '통째 확인'으로 빈틈을 메우는 절대 원칙을 제시합니다.

  • 사고력 과목: 문제의 패턴을 파악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을 강조하며, 정답보다 풀이의 논리를 세우는 법을 가르칩니다.

  • 독해 과목: 글의 핵심을 간파하는 피라미드 구조 읽기를 통해 복잡한 문장도 한눈에 파악하는 비법을 전합니다. 작문 연습이 독해력의 근간이 된다는 조언은 국어와 외국어 학습의 본질을 꿰뚫고 있습니다.


4. 개인적인 성찰: '중꺾마'를 넘어 '중꺾행'으로

이 책을 덮으며 제가 가장 깊게 사유한 키워드는 '실천의 정직함'입니다. 해보지 않은 사람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늘어놓지만, 실제로 바닥을 기어본 사람은 무엇이 힘들고 어디에서 숨이 가쁜지를 정확히 압니다. 저자는 그 고통의 지점들을 외면하지 않고 따뜻하면서도 냉철한 언어로 독자의 등을 떠밉니다.

우리는 이미 공부 잘하는 법을 알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블로그에는 정보가 넘쳐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정보의 홍수가 아니라, 단 한 문장이라도 내 몸으로 살아내는 '체화의 시간'입니다. 지난 월드컵의 화두가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이었다면, 이 책은 그 마음을 넘어 '중요한 건 꺾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행동하는 것'임을 역설합니다.

어제와 다른 무언가를 발견하고 그 원인을 찾는 과정 자체가 이미 성장의 시작입니다. 하루 10시간이든 15시간이든, 묵묵히 채워 넣은 시간은 배신하지 않고 실력의 층위로 쌓입니다. 목표를 달성하기에 충분한 실력을 갖추었다면, 이제는 그 실력을 유지하며 내면의 근력을 키우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마무리하며: 당신의 해마는 어떤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까?

<공부는 하기 싫지만 SKY는 가고 싶어>는 공부법의 탈을 쓴 '자기 혁명서'입니다. 뇌의 기능적 한계를 핑계 삼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의 시스템을 구축해낸 저자의 태도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정말 당신의 최선을 다해 궁리하고 있는가?"

성취는 달콤하지만 과정은 씁쓸합니다. 그러나 그 쓴맛을 견디고 자신의 결을 다듬어가는 과정 자체가 이미 우리가 도달하고 싶어 하던 그 높은 곳의 일부일지도 모릅니다. 공부라는 고통스러운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는 모든 수험생과 학습자들에게, 이 책은 문장 하나하나를 내 것으로 새기며 천천히 나아갈 권리와 용기를 선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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