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터치 수업 비법 - 하이테크를 넘은, 디지털 교육변화를 대비한 PBL 비법서
김선수 지음 / 에듀니티랩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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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디지털교과서, AIDT, 에듀테크…

요즘 교사로 산다는 건 “도구는 쏟아지는데, 정작 수업은 더 어렵게 느껴지는” 시간을 통과하는 일인 것 같아요.

저는 『하이테크를 넘은 하이터치 수업비법』을 읽으면서,

“교사의 자리는 여전히 여기구나, 다만 역할과 질문이 달라졌을 뿐이구나.”

라는 확신을 다시 한 번 얻게 됐습니다.

이 책은 AI 디지털교과서 시대에

어떻게 기술을 쓰느냐보다

“어떤 학생을 위해, 어떤 가치로, 어떤 문화를 만드는 수업을 할 것인가”를 끝까지 물어보게 하는 수업 안내서입니다.


1. 이 책이 말하는 핵심 한 줄

책이 던지는 메시지를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인생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행복에서 시작한다.”

수업도 마찬가지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완벽한 수업을 ‘만들어내기 위해’ 애쓰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교사와 학생이 행복에서 출발해 ‘나다운 수업’을 찾아가는 과정이 수업이어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이 책은 “혁신 수업을 하라”고 압박하는 책이 아니라,

“선생님이 원래 꿈꾸던 선생님다움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고 손 내미는 책에 가깝습니다.


2. 4부 구성 – 학기 초·중·말·방학까지, 교사의 1년을 따라가는 구조

책의 큰 틀은 아주 직관적입니다.

  1. 학기 시작할 때 펼쳐 볼 5가지 비법

    • “그래서 선생님은 뭐부터 하실 거예요?”

    • “배움도 배워야 하나요?”

    • “그라운드를 재편한다는 건 무슨 말이에요?”

    • “호텔도 아닌데 체크인과 체크아웃이 있나요?”

    • “왜 교사도 그라운드룰이 있어야 하죠?”

  2. 학기 중에 펼쳐 볼 5가지 비법

    • 포기 박람회, 학습 로드맵, 이해관계자맵 등

    • ‘중간에 접어버리는 수업’이 아니라 ‘끝까지 가보는 수업’을 위한 장치들

  3. 학기 마무리할 때 펼쳐 볼 5가지 비법

    • “왜 시작할 때 질문을 끝날 때 하세요?”

    • “장면이 아니라 패턴을 보라고요?” 등

    • 한 학기를 단순 에피소드가 아니라 ‘패턴’으로 되돌아보게 하는 질문들

  4. 방학 기간 펼쳐 볼 5가지 비법

    • “별별 기획서면 정말 다 되나요?”

    • “어떻게 수업에서 교사가 빠질 수 있죠?” 등

    • ‘연수/업무/준비’ 사이에서 헤매는 방학을,

    • 다음 학기를 여는 기획의 시간으로 바꿔 주는 장들입니다.

교사의 1년을 그대로 따라가며,

각 시기에 “진짜 필요한 질문과 활동”을 꽉 채워 넣은 구조라

어디를 펼쳐도 바로 내 수업과 연결해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3. 하이테크보다 중요한 것, 결국 ‘하이터치’

책의 부제는 “디지털 교육변화를 대비한 PBL 비법서”입니다.

하지만 막상 읽다 보면, 이 책이 말하는 건 PBL 기술만이 아닙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 인터넷과 AI가 지식을 제공하는 시대,

    • 교사가 알려주는 지식은 더 이상 ‘압도적인 우위’가 아니다.

    • 중요한 건 ‘무엇을 가르쳤냐’가 아니라

    • 학생과 교사가 함께 ‘어떻게 배웠냐’는 과정이다.

그래서 이 책은

AI 디지털교과서를 “지식 공급자”로 두고,

교사는 ‘관계를 설계하고, 질문을 던지고, 문화를 만드는 사람’으로 세웁니다.

읽다 보면,

“AI가 수업을 대체할까 봐” 불안한 마음이

“AI 덕분에 나는 더 본질적인 것에 집중할 수 있겠구나”라는 안도로 바뀌게 됩니다.


4. 당장 내 수업에 가져올 수 있는 ‘활동 프로토콜’ 창고

이 책이 특히 반가운 이유는,

좋은 말만 가득한 이론서가 아니라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 활동 프로토콜’이 빼곡하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인상 깊었던 활동 몇 가지를 소개하면:

  1. 비전 나누기 – 학기 첫 시간,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세우는 비전

    • “수업은 교사의 비전을 실현하는 시간이 아니라,

    • 학생과 교사 모두의 비전을 이루는 시간”이라는 전제를 놓고 시작합니다.

    • 학생 각자가 한 문장 비전을 쓰고, 기억에 남는 친구의 비전을 적어 보는 활동은

    • ‘이 반에서 무엇을 함께 꿈꾸고 싶은지’를 자연스럽게 드러내게 합니다.

  2. 체크인 & 체크아웃 – 감정과 하루를 열고 닫는 짧은 의식

    • 이미지 카드로 오늘의 감정 날씨를 고르고,

    • 그 이유를 3문장 이상 쓰게 한 뒤 서로 나누는 체크인.

    • 수업의 끝에서는 “오늘 수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등을 나누는 체크아웃.

    • 수업이 ‘지식 전달 시간’이 아니라

    • 하루를 함께 여닫는 ‘관계의 단위 시간’이 되게 하는 장치입니다.

  3. 포기 박람회 – 실패가 아니라 ‘포기’를 마주하는 수업

    • 학생들이 스스로 포기했던 경험을 육하원칙에 맞게 적고,

    • 모둠별로 나눈 뒤 “가장 아쉬운 포기”를 뽑아 보는 활동.

    • “성공 경험 발표”는 익숙하지만,

    • ‘포기 경험’을 안전하게 나누는 수업은 흔치 않기에

    • 관계와 회복탄력성을 함께 키울 수 있는 활동이었습니다.

  4. 업무·학습 우선순위 매트릭스 – 해야 할 일 ‘버리기’ 연습

    • 시급성과 중요도를 기준으로 2×2 매트릭스를 채우고,

    • “하지 않아야 할 일”부터 골라내는 연습.

    • 학생에게는 “지금 당장 내 공부에서 가장 먼저 포기해야 할 습관/과제”를 보게 하는

    • 메타인지 활동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5. 페르소나·이해관계자맵 – ‘학생 한 명’을 향해 수업을 설계하기

    • 그냥 ‘학생들’이 아니라,

    • 선생님의 수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현실적인 학생 하나를 떠올려

    • 그 학생을 위한 수업을 설계하는 활동.

    • 수업을 둘러싼 학부모, 동료 교사, 관리자 등을 그려보는 이해관계자맵을 통해

    • “내 수업에 영향을 미치는 진짜 환경은 무엇인가”를 함께 정리합니다.

각 활동에는

질문 예시, 활동지 구성, 교사가 해야 할 설명까지 다 들어 있어

교사 연수용, 전문적 학습공동체(PCL) 교재로도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5. 읽다 보면 결국 ‘나’에게 돌아오는 책

추천사를 쓴 교수들은 이 책을 두고

“우리나라 교육 변화와 혁신이 이곳에서 시작된다”,

“AIDT 시대를 준비하는 교사들의 실천적 나침반”이라고 표현합니다.

실제로 읽어 보면, 이 책은

    • 수업 기술만 이야기하지 않고

      • “나는 왜 수업을 하는가, 내 수업의 가치는 무엇인가”를 집요하게 묻고,

    • “끝은 실패가 아니라 포기”라는 문장을 통해

      • 지금까지의 시도들을 실패가 아닌 ‘도전의 이력’으로 다시 보게 만들고,

    • 방학, 학기 마무리, 다음 학기 기획까지

      • 교사의 삶 전체를 하나의 여정으로 엮어 줍니다.

그래서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이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해야지”보다

“나도 내 행복에서 시작하는 수업을 다시 설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 듭니다.


6. 이런 선생님께 특히 추천하고 싶어요

이 책은 이런 선생님께 특히 잘 맞습니다.

    • AI 디지털교과서, 에듀테크 도입이 부담스럽지만

      • “그래도 학생 중심 수업은 하고 싶다”고 느끼는 분

    • PBL, 프로젝트 수업을 하고 있지만

      • 매 학기마다 ‘처음부터 다시’ 헤매는 느낌이 드는 분

    • 교사연수나 교사모임에서

      • 바로 함께 해볼 만한 활동지를 찾고 있는 분

    • “내 수업, 이게 맞나…?”라는 질문을

      • 머릿속에서만 되뇌고 있는 분

이 책은

“더 바쁘고 힘들게 만드는 혁신서”가 아니라,

나와 학생을 동시에 숨 쉬게 하는 수업 안내서에 가깝습니다.

한두 활동만 뽑아 써도 학기가 달라지고,

천천히 한 장씩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하이테크를 넘은 하이터치 수업’을

나만의 언어로 말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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