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나에게 힘이 되는 고전 필독서 50 - 칼릴 지브란에서 에크하르트 톨레까지 우리의 생각을 깨운 명저 5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30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오강남 옮김 / 센시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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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고전’이기 때문에 읽어야 할 이유가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반복해서 읽고, 그 위에 생각과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 올린 책들. 그래서 고전이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신뢰, 하나의 지혜가 된다.

하지만 고전은 동시에 우리를 가장 쉽게 포기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지금 내가 살아가는 세계와는 너무 다른 전제가 깔려 있거나, 시대·문화적 배경을 모르면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들이 계속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전은 지식을 넘어,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묵직한 통찰을 담고 있기에 여전히 읽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50권의 영성 고전을 한 자리에 모은 책

〈이 순간 나에게 힘이 되는 고전 필독서 50〉은 그런 고전들을 한 번에 조망하게 해 주는 책이다.

각각의 원전을 다 읽어내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고전을 한 권씩 마주 앉아 읽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친절한 안내서에 가깝다.

종교나 특정 신학만을 다루는 책이 아니다.

‘인류의 지혜의 보고’라고 부를 만한 고전들을 골라, 인간 정신의 진화를 한 흐름 안에서 보여 주려 한다. 덕분에 각 책이 따로 놀지 않고, “인간 의식이 어떻게 확장되어 왔는가”라는 큰 축 안에서 정리된다.

여섯 가지 질문으로 나뉜 고전 여행

책은 여러 갈래의 주제로 고전들을 엮어낸다. 제가 읽으며 느낀 흐름을 기준으로 정리하면 대략 이런 질문들로 나뉜다.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물음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막연한 영성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마음을 깨우는 일이 무엇인지, 기존의 인식을 하나씩 내려놓는 과정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보여 준다. 의식적으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 한 걸음 물러서 바라보게 해 주는 책들이 이 영역에 묶여 있다.

지금 이 순간, ‘나’를 알아가는 이야기

꾸준한 자기 훈련과 마음을 다한 실천이 생각과 행동을 어떻게 바꾸는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삶의 신선함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마음챙김’과 ‘자기 인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주는 책들이 이 주제에 속한다.

신을 만나고, 우주를 이해하려는 시도들

각자가 믿는 신념과 세계관을 통해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묻는 고전들이다. 특정 종교의 교리 설명이 아니라, 인간이 신과 우주를 어떻게 이해하려 애써 왔는지 그 여정을 함께 따라가게 만든다.

깨달음에 이르려는 사람들의 선택

기존의 가치와 안락함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변화의 여정을 선택한 이들의 이야기들.

그들의 경험을 통해 ‘완전한 자아’가 무엇인지, 잠재력을 실현한다는 것이 어떤 상태를 말하는지 조금씩 감을 잡게 된다.

신에게 이르는 길을 묻는 책들

“우리는 왜 여기 있는가?” 라는 질문이 중심에 있다.

세대를 거쳐 나누어져 온 삶과 존재에 대한 대화,

신과 인간 사이의 거리, 그 간극을 메우려는 시도를 담은 고전들이 이 주제에 모인다.

물질을 넘어선 인간의 의식

마지막은 물질 세계 너머를 향하는 인간 의식의 확장에 대한 이야기다.

신비적 체험, 직관적 통찰, 그리고 ‘진정한 진화’란 무엇인지에 대해 던지는 질문들. 읽다 보면 ‘내가 알고 있던 나’의 경계가 조금 느슨해지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여섯 갈래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50권의 책이 단순한 리스트가 아니라 하나의 커다란 이야기처럼 이어진다.

초드론이 말하는 ‘변화를 받아들이는 연습’

책 속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초드론’과 관련된 대목이었다.

초드론은 우리가 은연중에 “사물과 감정이 영원히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고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삶에서 변화의 기운을 느끼는 순간, 우리는 본능적으로 불안해진다.

불교에서 “변화하더라도 느긋하라”고 가르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변화를 없애려 애쓰는 대신, 변화를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우리 생각의 일부로 만드는 것.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지금 붙잡고 있는 확실성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었다.

우리는 늘 확실성을 갈망한다. 불확실성은 우리를 두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그 두려움의 한가운데로 조금씩 들어갈 때 오히려 성장의 길이 열린다고. 감정의 무게와 강도를 피하지 않고 온전히 느끼는 경험은 처음에는 끔찍하게 불편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해방감에 가까운 감정을 선물해 줄 수도 있다고.

무서움·두려움·슬픔을 느끼는 순간에도

그 감정 때문에 무모하게 행동하거나, 반대로 억지로 눌러 버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만큼 성장의 여지를 확보하는 셈이다.

이 책은 그런 감정 다루기, 마음을 여는 연습이 구체적인 고전 속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가능한지를 차분히 보여 준다.

고전의 무게를 ‘가볍게’, 그러나 ‘얕지 않게’

이 책이 좋았던 점은, 50권의 고전을 “한 권 한 권 정성스럽게” 다루면서도

독자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길을 내 준다는 것이다.

  • 이미 읽어 본 책은, 저자의 시선과 해석을 통해 내가 놓쳤던 지점을 새롭게 발견하게 해 주고

  • 아직 읽지 못한 책은, 두꺼운 원전을 펼쳐 들기 전에 부담을 줄여 주는 마중물이 되어 준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고전’이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감을 조금 가볍게 만들어 준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내용이 얕아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각 고전이 품고 있는 핵심 통찰을 날카롭게 짚어 주기 때문에, “언젠가 꼭 읽어야지” 하고 마음속에만 넣어 두었던 책들을 실제로 읽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이런 분께 특히 추천하고 싶다

  • 영성·철학 고전이 궁금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분

  • 한 권의 고전을 깊게 읽기 전, 큰 숲을 먼저 보고 싶은 분

  • 요즘 마음이 많이 흔들리고, ‘내면의 기준’을 다시 세우고 싶은 분

  • 종교를 떠나, 인간 의식의 성장과 변화에 관심이 있는 분

책은 독자를 더 고요하고, 더 새롭고, 더 큰 ‘나’와 마주하도록 이끈다.

50권의 영성 고전을 한눈에 조망하는 경험

결국 내면의 풍요로움으로 들어가는 하나의 열쇠가 되어 준다.

생각을 깨운 명저들은 다 이유가 있다.

〈이 순간 나에게 힘이 되는 고전 필독서 50〉은, 그 이유를 충분히 느끼며 고전 읽기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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