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 이야기 - 빛의 개념부터 시간여행까지, 세상의 모든 것을 설명하는 양자역학 안내서
팀 제임스 지음,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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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

이름만 들어도 어려운 영역이다.
빛의 개념부터 시간 여행까지 그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학문의 영역이기 때문에
알고 나면 보이는 세상이 달리 보인다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그럼에도 결코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영역이다.
왜 그럴까라고 생각해보면 답은 하나인 것 같다.
어렵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은 정말 어려운 영역 같다.
이는 책에도 이와 같이 기록되어있다.

노벨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먼은 양자물리학 수업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 "내 물리학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양자물리학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양자물리학을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양자물리학자가 남긴 냉철한 말이다. 파인먼처럼 똑똑한 사람마저도 양자역학에 얽힌 수수께끼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그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을까? _ 책 중에서

양자역학에 대한 작은 희망 조차 접어버리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포기하고 싶은데 이어지는 말이 조금은 흥미를 일으킨다.

다행스럽게도, 파인먼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한 이유는 양자물리학이 너무 어려워서가 아니었다. 그는 양자물리학인 짜증날 정도로 이상하다고 말했다. _ 책 중에서

양자물리학은 왜 짜증날 정도로 이상할까.
그건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로는 그걸 해석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의 머릿 속에는 애초에 그걸 이해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있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그걸 이해하려면 정말 머리가 터질 듯이 고민하고 고민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왜 우리는 <양자역학 이야기> 책을 봐야하는 걸까.
그래도 다행인 건 이 책이 지니고 있는 몇 가지 특징 때문인 것 같다.

먼저 이 책은 과학교사가 썼다.
주목할 점은 학자가 아니라 교사라는 부분이다.
교사이기 때문에 저자는 확실히 수준을 많이 낮춰주었다.
읽는 이가 충분히 따라올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분명하게 밝히자면, 플랑크는 빛이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고 진심으로 주장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빛 입자는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다. 자포자기한 그는 관찰한 결과가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바보 같은 수학적 속임수를 쓰기도 했다. 당시 사람들은 영의 실험에 영향을 받아, 빛이란 빛나는 에테르를 타고 이동하는 파동이라 믿었다. 뉴턴이 내놓은 빛의 미립자설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오래전에 사라진 후였다. _ 책 중에서

양자역학의 시작 부분. 빛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 중 일부이다.
글이 전체적으로 평이하게 써 있는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내용은 떠나서 일단 글을 읽는 과정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다음으로는 다양한 실험 장면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실험은 이론을 실제로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실험을 보면서 우리는 책에 등장하는 이론들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 지를
실험 과정을 따라가면서 알 수 있게 된다.

측정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가설은 헝가리 물리학자 유진 위그너가 제안했다. 그는 슈뢰딩거 고양이 실험을 확장하여, 그 실험 장치를 직접 운영하는 과학자 친구 한 명을 등장시켰다.
우리는 밀폐된 상자 안에 고양이를 넣어두었고 그 고양이는 죽음과 삶이 중첩된 상태로 존재한다. 과학자가 상자를 열어서 고양이가 어떠한 고유 상태로 붕괴되었는지 확인한다. 어느 상태든 붕괴 확률은 반반이다. 밀폐된 방에서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위그너는 밖에서 기다린다고 가정하자. _ 책 중에서

이와 같이 실험 장면을 구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독자가 조금 더 양자물리학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실험 장면과 함께 그 과정의 필요성과 그로 인한 후속조치까지 설명해주니
실험만 따라가도 양자역학을 조금은 알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그럼에도 고민할 거리를 많이 준다는 점이다.
책을 보고 있으면 양자물리학을 정말 쉽게 설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점이 보인다.
그럼에도 양자물리학은 역시 양자물리학이다.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여전히 독자인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해야만한다.

<라마와의 랑데뷰> 결말에서 인류는 외계인이 누구였는지, 그들은 왜 모든 것을 셋씩 짝지었는지에 관한 여러 질문을 남긴다. 입자물리학에도 같은 의문이 존재한다.
쿼크와 렙톤은 왜 각각 삼형제로 존재할까? 아무도 모른다. 그들에게 네 번째 형제는 존재하지 않는 걸까? 아무도 모른다. 삼형제는 세 가지 색과 연관성이 있을까? 아무도 모른다. 아마도 언젠가 우리는 글루온 끈이 빚어낸 쿼크 갇힘을 극복하고 단일 쿼크의 거동을 탐구해 더 많은 통찰을 얻을 것이다. _ 책 중에서

충분히 친절하게 설명하지만 여전히 질문을 많이 제공하는 부분.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양자물리학에 가까이 다가가는 일이
쉬우면서도 쉽지 않음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하지만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양자물리학 세계는 그야말로 판타스틱하다고 이야기한다.
아직 독자로서 온전히 그 세계를 경험하지는 못한 것 같다.

그럼에도 조금은 양자물리학에 가까워지고
조금은 그 판타스틱한 세계를 경험해보기 위해 한 발자국 나아간 시간들을
<양자역학 이야기>를 통해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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