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글을 읽고 쓰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지만
얼마 전까지만해도 당연한 일이 아니었다.
힘든 시절, 배움보다는 먹고 사는 일에 집중할 수밖에 없으셨던 분들.
우리나라 60-69세의 14.2%, 70-79세의 28.7%, 80세 이상은 67.7%가
일상생활을 영위함에 있어서 필요한 기본적인 읽기와 쓰기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한다.
물론 이러한 문제 때문에 수도권과 6개의 광역시에는 275개의 문해교실이 존재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를 제외한 지역에는 단 146개만의 문해교실이 존재한다고한다.
문해교육에 대한 필요성.
그리고 이를 위한 실천.
내가 만나본 서울과학기술대 싱글벙글팀은
이러한 문해교육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그룹이다.
그리고 내가 마주한 <내 인생이 당당하다>는 바로 이들과 함께
자신만의 글을 써내려간 할머니들의 글 모음집이다.
시집에 나타나 있는 글들은
화려하거나 엄청난 표현 기법이 적용되어 있지는 않다.
다만
담백하고
깔끔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시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는 느낌이 든다.
시란 원래 무엇이었는지
시집을 통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어머님께 - 박정희
어머니 저 하늘 나라에서 잘 계시지요?
저도 아이들과 잘있었요
어머니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우리 어머니
한 평생 자식 걱정만 하다.
하늘나라로 가신 우리 엄마 항상 제
걱정만 하셨지요 왼야고요 제 남편은
오랫동안 투병생활을 하고있어 그런
저를 보시고 늘 마음아파 하셨지요
그러나 저는 어머님 살아 계실적에 떨어져
산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 뵙지 못하여
후회 하고있어요 어머니 용소하세요
교통 사고로 오빠를 일찍 하늘 나라로 보내시고
가슴속으로 눈물로 한평생을 사셨지요
그런 어머니 마음도 모르고 한 때는 학교에
보내주지 않았다고 어머니 한테 원망도
많이해지요
어머니 이제 원망 안해요
지금은 공부를 배워서 하늘에 계신
어머니 한테 이럭게 편지를 쓰고있어요
어머니 이편지를 보시고 잘썼다고
칭찬 해주실거죠
어머니 하늘 나라에서 마음 편히 계세요
엄마 위 엄마 사랑합니다
2021년 3월 25일
딸 정희 드림
가슴이 먹먹해지는 시였다.
시보다는 편지에 가깝게 느껴지지만
어찌되었든 그 마음만큼은 시인의 마음이기에
맞춤법이 틀린 부분이 있어도 그런 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진심이 다가오기 때문이었다.
마음 깊이 담겨있는 솔직한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기회.
할머니들의 글을 통해 만나보는 인생의 참된 의미를
<내 인생이 당당하다>를 통해 느껴보는 건 어떠할까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