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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품격 - 세종에게 정치의 길을 묻다
정도상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시간이 많이 흘렀다.
역사에 길이남는 성군이라 꼽히는 세종이 우리 곁을 떠난 지가
벌써 600여년이 흘렀다.
이 세상에 세종의 정치를 직접적으로 경험한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그가 보여준 정치의 품격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세종이 보여준 정치의 품격.
수많은 리더들이 답을 찾았던 세종
그 세종을 통해 정치란 어떤 것인 지를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책을 통해 마련되었다.
광화문은 경복궁의 정문으로 세종대왕 8년에 지금의 이름을 얻게 되었다. 즉위 후 7년 11월 29일에 세종은 집현전 수찬 김빈에게 경복궁에 있는 모든 문과 다리의 이름을 지어 올리라고 명하였다. 그로부터 1년 뒤, 김빈은 세종에게 이름을 지어 올렸는데 정문을 광화문이라고 하였다. 광은 '빛'인데 성군의 정치를 뜻하고 화는 '천지 만물이 조화롭게 생육한다'는 뜻의 글자다. 세종은 정치의 빛이 널리 비추어 천지 만물과 만백성이 조화롭게 생육하기를 바라면서 이 문에 광화라는 이름을 붙이는 데 동의하였다. _ 책 중에서
이 책은 세종의 발자취를 여러 정치 분야로 나누어서 전개한다.
군왕의 도리부터 시작해서 국가 경영의 방법
백성을 사랑했던 마음, 문화, 방역과 병역까지
정치인으로서의 세종을 하나하나 따라가보면서 그가 보여준 정치의 품격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물론 왕의 권력은 막강했고 모든 왕이 민주주의자가 되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조선에서 절대군주였던 왕은 그 누구도 없었다. 왕명은 지엄하지만, 불의한 왕명에 대해 신하들이 고분고분 수용한 것은 아니었다. 연산군과 같은 폭군이 아니라면, 신하들은 불의한 왕명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수용을 거부하곤 했었다. 그러기에 왕들은 신하들과 '의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의논은 국정의 핵심 과정이었다. _ 책 중에서
어디 정치뿐이겠느냐만은
품격은 얼마만큼 이야기를 나누고 수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의논이야말로 세종이 보여준 가장 큰 품격이 아닐까 싶다.
세종은 어의와도 의논했다. 각각의 소리마다 달라지는 발음기관의 모양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발음을 할 때마다 움직이는 각 발음기관의 모양을 하나하나 그려가며 글자의 기본 틀을 만들어갔다. 그림 솜씨가 뛰어난 안평대군은 입술 모양, 혀의 모양, 목구멍이 벌어지는 모양을 그려냈을 것이다. 문자 개발을한 지 10여 년, 발음기관을 본뜬 17개의 자음이 완성되었다. _ 책 중에서
한글.
이보다 더 찬란한 문화를 만들어낸 결과물이 있을까.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이보다 더 표현한 결과물이 있을까 싶다.
정치의 품격이란 이런 것이다하고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삼가고 조심하여 하늘을 공경하고 백성을 사랑하겠다. _ 세종이 쓴 <즉위교서> 중에서
600여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좋은 정치의 길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위대한 임금 세종.
그가 보여준 정치의 품격이 이제는 더욱 빛을 발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