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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불꽃의 불꽃 튀는 성인식 - 성(性) 상식 없는 새끼들 때문에 열 뻗쳐서 쓴
김불꽃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12월
평점 :
청학돔 에미넴.
<생활예절>이라는 책으로 이미 한 차례 히트를 날렸던 김불꽃.
살면서 느끼게 되는 다중의 불쾌함을 '굳이 말로 해야 알아들을까'하는 불필요함과 맞바꾸어
드러내지 않을 뿐 그 불쾌감이 불필요함을 넘어설 때 발생하는
우리 사회에 어디에나 존재하는 김불꽃.
이번에는 성에 대한 불편부당하며 불쾌한 감정을 속시원하게 책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자, 이제 생각을 전환한다.
성은 장기다.
네 몸 속에 있으며 너의 육신을 구성하는 기능 기관 중 하나인 십이지장과 같다.
십이지장은 아름답지 않다.
십이지장은 성스럽지 않다.
십이지장은 신비하지 않다.
넌 십이지장이 아름답거나 성스럽고 신비롭냐?
똑바로 외워라.
성은 그저 성일 뿐이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이게 무슨 뜻이냐?
산은 그저 산일 뿐이고, 물은 그저 물일 뿐이다. 이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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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 신체의 일부이자 남녀를 구분짓는 육체적 특징일 뿐 그 어떤 의미부여도 하지 마라.
성은 성적 욕구, 사랑을 실현시키는 성스러운 신체의 일부다?
팅커벨 날자마자 모기약 처 뿌리는 소리하고 있다.
성욕과 사랑은 네 세포 덩어리와 호르몬 덩어리가 시키는 거지,
네 육체적 특징이 시키는 게 아니다.
고로.
성은 깨끗한 것도 더러운 것도 아니고,
아름다운 것도 추한 것도 아니며
성스러운 것도 불경스러운 것도 아니고
고귀한 것도 천박한 것도 아니며
순결한 것도 불결한 것도 아니고
우월한 것도 하찮은 것도 아니며
그 자체로 보수적이지도 개방적이지도 않다.
_ 프롤로그 중에서
프롤로그만 읽어보아도 저자가 어떤 느낌인지 감이 바로 온다.
굉장히 직설적이면서도 솔직한.
그래서 더 책이 편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특히나 성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우리 사회는 기본적으로
감추고, 조심하고, 편하게 대하기는 조금 낯선 영역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더 와 닿는다.
책은 성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 다루고 있다.
이차 성징과 관련된 성조숙증, 생리, 몽정, 자위행위
성관계와 관련된 이성, 피임, 성관계, 임신, 출산, 낙태
성범죄와 관련된 성폭력,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및 강간, 성매매, 몰카, 스토킹&데이트폭력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성상식 오류사전을 Q&A로 구성해서 다루고 있다.
이차 성징이 오면서부터 남자와 여자는 신체구조가 변하게 되는데 그것 외에 사실 별 다른 특징은 없다. 다른 성별이라고 해서 갑자기 눈에서 레이저가 처 나오거나 염력 같은 초능력을 쓸 수 있는게 아니라는 말이다. _ 책 중에서
이성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페이지에 나오는 첫 구절이다.
이성은 성적 대상이 아니라, 말 그대로 다른 성별이라는 이야기.
남자다워야지, 여자다워야지가 아니라 인간다워야한다는 이야기를
책의 저자는 속 시원하게 풀어내고 있다.
어느 한 성별은 어느 한 성별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어느 한 성별은 어느 한 성별을 섬기는 존재가 아니며
어느 한 성별은 어느 한 성별을 위해 희생하는 존재가 아니다.
존재가 존재에게 일방적인 요구를 할 수 없고
존재가 존재에게 일방적인 사랑을 갈구할 수 없으며
존재가 존재에게 일방적인 강제를 행할 수 없다.
이성을 대할 때 기본적으로 하지 말아야할 것들 딱 정리해준다.
호감 강요, 동의 없는 스킨십, 성차별 대우 또는 요구, 성별 남용, 기타 성별을 앞세워 행사하는 모든 배려 없는 행동과 구분들.
21세기 자본주의 시대에 능력 차별은 있어도 성별 차별은 있으면 안 되지, 인마.
_ 책 중에서
이렇게 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을 보면
전문성이 있는 영역인데 내용을 믿어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감수가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김선영 선생님이 이 책에 있는 내용들을 감수해주셨다.
책에 대해 조금 더 신뢰가 가는 부분이다.
더 이상 헤매지 않기를,
더 이상 무지하지 않기를
더 이상 다치지 않기를 바라면서 _ 책 중에서
책의 마지막 부분에 써 있는 글귀이다.
거침없이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펼치는 작가이지만 그 마음 한 켠에는
바로 이런 마음을 담고 있음을 알게 된다.
헤매는 아이에겐 안내를
무지한 아이에겐 가르침을
다친 아이에겐 따뜻한 손길을 건네주기 위함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밝은 땅에서 저마다 불리게 될 각자의 성별이자, 어둔 하늘을 비출 하나의 '별 성'이 될 너희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청학동 에미넴 김뿔꽃이 제안하는
예의잇는 성인이 되는 법.
올바른 성 개념을 바탕으로 제대로된 성 지식을 갖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곳에 가득하기를 바라면서. 책의 저자와 같은 마음으로 책을 펼쳐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