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 - 나답게 살자니 고전이 필요했다
김훈종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고전이 고전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이유는 고전이지만 현재의 우리 삶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옛것이지만 고전은 여전히 우리 삶에 유효하다.
4차 산업혁명과 정보통신 과학 기술의 발달로 우리 삶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달라졌지만
우리는 과거와 같이 여전히 인간이고, 여전히 과거와 같이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래서 고전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에게 너무나 필요한 부분이라고 보인다.

이 책은 이런 고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케케묵은 옛날 이야기라고 생각되는 고전에서 시작해서
지금의 우리 삶, 아니 나의 삶을 제대로 살아보게 만드는 방법을 찾게 되는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는
이런 내용으로 책을 서술해가고 있다.

신은 삼가 아뢰옵니다. 정사는 때의 알맞음을 아는 것이 귀하고 일은 성실하게 노력하는 것이 중합니다. 정사를 펼침에 있어 때의 알맞음을 모르고 일을 함에 있어 성실하게 노력하지 않으면, 비록 성군과 현신이 만난다 해도 치적을 이루어낼 수 없습니다. (1574년 이이의 상소문 중)
율곡 이이의 이 상소를 흔히 만언소라 부른다. 원래 정식 명칭은 만언봉사다. 봉사란 한 대의 전통인대, 신하가 임금에게 아뢰는 글을 누가 볼까 두려워 검은 천에 넣어 바쳤다. 선조 7년 지진이 일어나고 나라에 재앙이 끊이지 않자 왕은 여러 신하에게 직언을 구했다. 당시 우부승지였던 이이는 사회 전 분야를 제도적으로 개혁하려는 구체적인 제안을 상소문에 담았다. 선조가 "상소의 내용을 따르자면 요순 시대를 만들겠다는 뜻이구나. 그 논의가 참으로 훌륭하다"라는 비답을 내릴 정도로 뛰어난 상소문이었다. 여기서 '때의 알맞음'이란 표현이 나온다. 곧 시중을 뜻하니, 중용의 지극한 도를 상소문에 펼쳐낸 것이다.
공자가 말했다. "도는 사람에게서 멀지 않다. 사람이 도를 행하면서도 살마을 멀리한다면 그것을 할 수 없다. <시경>에서 말하기를 '도끼 자루 베네, 도끼 자루 베네, 그 기준은 멀리 있지 않네.'라고 했다. 도끼 자루를 잡고 도끼 자루에 쓸 나무를 벨 때는 잡고 있는 자루를 자세히 보고 비슷한 것을 자르면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본보기가 멀리 있다고 생각한다. 군자도 사람을 다스리는 데 그 기준은 사람에게 있을 뿐이다. 사람이 잘못을 고치면 그친다." (중용 중)
여기서 사람을 다스리는 데 그 기준은 사람에게 있을 뿐이다. 즉 이인치인이란 구절이 핵심이다. 통치 원리나 사상적 기반이 저 멀리 우주에서 날아오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당신 곁에 있는 사람들과 공감하고 공동체 의식을 지니고 서로 의견을 수렴해 통치 행위의 근본으로 삼으란 주장이다. _ 책 중에서

저자의 고전은 단순히 사서삼경에 그치지 않는다.
정말 다양한 고전을 폭넓게 인용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리고 그 고전들 가운데 연결고리를 끊임없이 찾아가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저자의 통찰력은
책에 고스란히 묻어있다.

따로따로 보이는 것들이 하나의 연결고리로 보이기 시작할 때,
고전이 하나로 보이기 시작한다.

<논어>를 읽다 보면, 제자들의 질문에 대한 공자의 대답이 늘 일정하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 놀랍게도 일관성 없이 모순된 답변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논어>에서 다뤄지는 문답이 수십년 간 이뤄진 점을 고려한다면, 그 사이 공자의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공자의 답변이 질문을 한 제자의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제시됐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_ 책 중에서

공자의 이런 지도편달은 오늘날 교육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모두에게 획일적인, 공통적인 교육이 아니라
개인에 맞는, 각자에게 필요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옛 이야기에 나오는 공자이지만, 여전히 우리 가운데 의미가 있다.

스티브 워즈니악과 스티브 잡스를 보면 항상 포숙아와 관중이 떠오른다. 이제는 전설이 된 애플의 성공은 워즈니악의 기술력으로 시작했다. IT 기술 혁신의 아이콘이 된 잡스지만 사실 애플 초창기 기술 혁신의 기둥은 워즈니악이었고, 잡스는 그저 마케팅이 귀재였다. 하지만 잡스가 애플이란 신화의 모든 영광을 독차지했다. 잡스는 자신이 창업한 회사로부터 버림을 받기도 하고, 지독한 독선 때문에 워즈니악을 비롯한 많은 친구들과 사이가 벌어졌다. 아이팟과 스마트폰으로 IT업계의 신화가 됐찌만, 결국 가족에게도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숨을 거두었다. 반면 워즈니악은 여전히 애플의 자문역으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 자신을 아는 것, 그리고 권력, 명예, 돈으로부터 불가근불가원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세상살이의 고갱이가 아닐까 _ 책 중에서

글에는 저자의 통찰력을 바탕으로 기록된 저자의 생각도 담겨져있다.
공감이 되는 부분도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도 있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고전.
오늘날 고전이 어디에 쓸모가 있냐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고전은 유효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다.
그 고전을 만나는 또 하나의 창구.
그 창구를 <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가 마련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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