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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태어났으니 산다 - 열심히 살기는 귀찮지만 잘 살고는 싶은 나를 향한 위로의 한마디
해다홍 지음 / 놀 / 2019년 5월
평점 :
MBC에서 진행되고 있는 예능 '나혼자산다'를 보면
만화가 기안 84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에게는 항상 같은 수식어가 붙는데
그게 바로 '태어났으니 사는 남자'라는 말이다.
예능의 힘일까.
'태어났으니 사는 사람'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기안 84가 떠오른다.
이 책을 처음 맞이했을 때도 그런 느낌이었다.
<일단 태어났으니 산다>
일단 태어났으니까 사는데
열심히 살기는 너무나 귀찮지만
하지만 잘 살고 싶은.
마치 나를 향한 메시지와 같은 내용이 이 책에는 담겨있다.
네컷만화.! 위로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지
이 책이 갖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만화라는 점이다.
그것도 네 컷 만화이다.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다.
위로를 얻겠다고 책을 읽는데 책이 어렵다면 위로가 될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위로를 얻기 위해 책을 본다면, 정말 위로를 얻을 수 있어야하는데
그 내용이 너무 어렵다면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도리어 스트레스만 쌓일뿐.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정말 위로를 주는 책이다.
네. 컷. 만. 화.
일단 글이 아니라 만화로 구성되어 있어서
책을 읽는 과정에 큰 부담감이 없다.
가볍게,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접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나 좋다.
그리고 많은 시간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네컷이다보니 중간에 스토리가 끊어질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네컷만화라는 특성이 주는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짧게짧게 끊어지는 호흡을 갖고 가다보니
짧은 시간이 남아도 가볍게 고민 없이 책을 접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작은 사이즈의 규모도 너무 앙증맞다.
책이 커서 부담스럽지도 않고
백팩이 아니더라도 책을 넣을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엄청 두껍지도 않아서 무게도 적절하다.
여러모로 정말 위로를 느끼는 책이다.
공감으로 얻게 되는 위로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독자에게 공감을 통한 위로를 선물해준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에 자주 파묻혀 있다보니
나도 모르는 새에 정신력이 닳아 없어져
마침내는 충전해도 방전되는 배터리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채로 일상을 깜빡깜빡 이어나가곤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이렇게 쉽게 지쳐버리는 일이
명백한 도피란 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건
그곳에서 일종의 안락함마저 느끼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는 압박을 잠시 잊은 채로 _ 일상 무기력
언제인가부터 습관적으로 스포일러를 찾는다.
영화나 책을 보다가 마주치는 갈등 상황을 준비 없이 받아들이기 싫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이미 예측 불가능한 스트레스를 받는데,
도피하고자 펼친 허구의 세상에서는 웬만하면 갈등 없이 편안하고 싶다.
그런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된다. _ 스포일러
관계 맺는 법에 미숙하여
혼자만의 망상으로 관계를 쌓아 올리고
또한 착각으로 와해시켜버렸지
결국 관계의 내부는 한번도 들여다보지 못했어 _ 관계 맺는 법
이러한 글귀들은 텍스트로만 접해도 어느 정도 공감이 된다.
그런데 이런 글귀들이 만화와 함께 다가오니
시각적 효과가 더해져 공감이 배가 된다.
대충 사는 것도 소중한 인생이라는 걸
매일매일 대충 사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것도 소중한 인생이다.
소중하지 않은 인생이란 없고
위로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도 없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위로가 필요하다.
이렇게 살아도 내 인생은 소중한 인생이라는 걸.
일상에서 나에게 던지는 작은 위로의 한 마디
<일단 태어났으니 산다>가 던져주는 메시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