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
제니 로슨 지음, 이주혜 옮김 / 김영사 / 2018년 11월
평점 :
절판


정말 살짝 미친 것 같다.
저자의 글을 읽고 있던 내가 든 생각이었다.

"우리는 모두 정말 특이한 사람들이다. 단지 그걸 잘 숨기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라고 말처럼
작가는 자신이 경험한 우울증, 불안장애, 강박증의 미친 상태를
기묘한 행동과 불안에 휩싸인 일상을 자조와 유머로 정면돌파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읽을 때의 느낌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무지 이 책을 읽는 내 자신이 정상처럼 보이거나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무언가 정리된, 단정한 책만 보다가
일상을 무너뜨리는 어두운 감정의 공격이 기록된 이 책을 보니
무언가 헛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도 내가 느낀 감정을 공유해주고 싶다.
그래서 조금 길지만 한 편의 글을 그대로 인용해본다.

_ 발 하나에 탄수화물은 얼마나 들어 있을까? (76쪽 ~ 77쪽)

나는 지구에서 유일하게 케일이나 키노아를 먹지 않는 사람일 것이다. 살마들은 차세대 혁신 상품이라며 열심히 떠들어대지만, 나는 빅터가 혁신적인 요리를 해준 이후 완전히 겁먹은 토끼가 되어버렸다. "이 쌀밥은 상했어. 쌀이 상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는데." 내 말에 빅터는 그 요리가 리소토였다고 설명했고, 나는 "아아, 고든 램지가 만날 소리 지르며 못 만들었다고 혼내는 그 요리? 이거 정말 실망스러운걸. 리소토는 으깬 감자가 될지, 쌀밥이 될지 알 수 없어서 그냥 양쪽 다 되기로 한 것 같아. 하지만 지금 후회 중이지."
빅터는 사실 왕모래에 더 가까우며 그것도 치즈와 버터로 감싼 왕모래라고 주장했지만, 왠지 사기성이 짙어 보였다. 아무리 충분한 치즈와 버터로 감쌌더라도 나는 인간의 음식을 먹고 싶었다. 그러자 빅터는 나의 허풍에 도전장을 던지며 말했다. "당신은 인간의 음식도 먹으려 하지 않아. 빌어먹을 리소토도 다 먹지 않았잖아." 그 말이 그리 대담한 도전이었다고는 믿지 않지만, 그의 말이 옳기 때문에 상관없었다. 나는 정말이지 젖당을 못 먹는다. 디너파티에 참석한 다른 사람들이 전부 치즈와 버터를 묻힌 자기 발을 열심히 먹고 있어도 나는 평범하게 반숙한 내 발이나 먹어야 할 것이다. 그게 힘든 점이다. 그리고 진짜 사실이다.

이 글을 이해하는 과정이 나는 사실 쉽지 않았다.
왜 제목은 저 제목이었지?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거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직업병일지도 모르는데
나도 모르게 중심 문장을 찾고, 핵심 내용을 요약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이런 부분이 반복된다.
그리고 이 책을 어느 정도 읽다보면
아..
정말 이 책은 날 것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구나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게된다.

그러면서 이 책의 저자가 정말 말하고 싶은
살짝 미친 것 같아도 어때?라는 책 제목이
다시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이 책은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정신 질환과 재미가 끔찍한 조합으로 보이겠지만, 개인적으로 나 역시 정신 질환을 앓고 있고 내가 아는 가장 신경질적인 사람들 중 일부도 그렇다. 그러므로 이러한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당신은 이 책을 즐길 만큼 충분히 미치지 않았다는 뜻이다. 어느 쪽이든 당신이 승자이다. _프롤로그

정상과 비정상 사이에서
나에 대한 가장 웃기는 이야기.

조금은 이상하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그 가운데 있는 의미를 찾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자기계발서에 대한 또다른 생각을 가지게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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