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처럼 소통하라 - 편지로 상대의 마음을 얻은 옛사람들의 소통 비결
정창권 지음 / 사우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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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소통을 더 잘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통이 더 어려워지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과거 단순하게 편지, 쪽지, 만남 등의 오프라인 소통이 전부였다면
지금은 소셜미디어, 스마트폰, 전화 등 다양한 온라인 소통까지
확연하게 소통의 범위는 넓어지고 커졌는데
왜 우리는 계속해서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일까

작가도 사실 소통이 쉽지는 않았나보다

딸과 소통하기는 더욱 어려운 형편이다. 둘 다 직장을 다니고 생활 패턴이 달라서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할 기회조차 없는 것이다. 주로 문자나 SNS를 통해 서로에게 필요하거나 궁금한 것들만 간단히 얘기를 나누고 있을 분이다. 그래서인지 막상 단 둘이 앉아 있으면 뭔가 어색하게 느껴지고, 좀 더 진지한 얘기를 나누려고 하면 말끝마다 부딪치기 일쑤다.

마냥 작가만 겪는 문제라고 생각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작가는 이런 문제 상황을 위한 해결책으로
옛 사람들의 소통에 집중한다.
자기중심적인 지금의 소통과 달리 상대중심적인 과거 소통 방식을 통해
어떻게 우리가 소통해야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 과정을
무미건조한 설명이나 논증형 글쓰기가 아니라
각자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잘 살린
일종의 스토리텔링형 글쓰기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옛사람들의 편지에는 인간적 면모가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우리는 언간인 한글 편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한문이 양반 사대부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면, 한글은 신분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의 공유물이었다. 그래서 남성도 부인이나 딸, 누이 등 여성에게는 반드시 한글 편지를 쓰곤 했다. 한글 편지는 주로 가족들 사이에 주고 받은 것이었기에 당시의 생활상과 더불어 개개인의 솔직한 감정이 잘 드러나 있다. 또 구어체로 평상시 대화하는 것처럼 썼기 때문에 옛사람들의 소통법을 살펴보기에 아주 유리하다.

이 책은 12명이 소통 대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01. 편지정치의 달인, 정조
02. 이 부부의 평등한 소통법, 군관 나신걸
03. 남편을 변화시킨 쪽지편지, 강정일당
04. 영혼을 매료시킨 감성적 소통의 대가, 이순신
05. 살림하는 남자, 퇴계 이황
06. 존경받는 아버지, 연암 박지원
07. 배려하되 단호하게, 명성황후
08. 엄격하고 깐깐한 아버지, 다산 정약용
09. 딸바보, 선조
10. 외롭고 쓸쓸한 왕부, 인선왕후
11. 노부부의 사랑과 전쟁, 신천강씨
12. 불통의 고통, 곽주

이름만 들어보아도 소통 과정에서 너무나도 유명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편지는 국어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절절함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목차를 보고 내가 보고 싶은 인물부터,
내가 관심 있는 영역부터 먼저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다.

소식이 갑자기 끊겼는데 경은 그동안 자고 있었는가? 술에 취해 있었는가? 아니면 어디로 갔었기에 나를 까맣게 잊어버렸는가? 혹시 소식을 전하고 싶지 않아 그러했던 것인가? 나는 소식이 없어 아쉬웠다. 이렇게 사람을 통해 모과를 보내니 아름다운 옥(시)을 받을 수 있겠는가? - 정사년 6월 24일

심환지에게 보내는 정조의 편지이다.
이 책은 이와 같이 직접적인 편지의 내용을 인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 편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풀어간다.

정조의 소통법의 특징으로는 먼저 솔직함을 들 수 있다. 앞에서처럼 왕으로서의 권위의식을 버리고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표현하여 상대방의 공감을 이끌어냈던 것이다.
심환지에게서 한동안 소식이 없자 정조가 어린아이처럼 투정을 부리며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러고는 모과 하나를 보내며 그에 관한 시 한 수를 써달라고 요구하고 있따. 심환지는 자신을 마치 친구나 연인처럼 대하는 왕의 태도에 순간 당황스러웠을 듯하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임금에게 신경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야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내용은 위와 같이 스토리로 구성되어있다.
딱딱한 이론이나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이야기로 다가선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편안하고 쉽게 읽을 수 있다.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옛 사람들의 소통 방식에 대해 알게 되고
나의 소통 방식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소통 방식에 대한 답도 찾아가게 된다.

근면이 무엇이냐?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아침에 할 일을 오후로 미루지 말며, 맑은 날의 일을 비가 올 때까지 지체하지 말고 비 오는 날의 일을 갤 때까지 끌지 말며, 늙은이는 앉아서 감독하는 일이 있고 아픈 사람은 지킬 일을 맡으며, 부인은 사경이 되기 전에는 잠을 자지 않는다. 요컨대 집안의 남녀노소 중에 놀고먹는 식구가 한 명도 없고 한순간도 무료한 시간이 없는 것. 이것을 근면이라 한다.

귀양살이 중에서도 자녀 교육에 힘썼던 정약용의 편지 글이다.
벼슬살이를 하지 못해 농장을 물려주진 못하지만
근면과 검소 이 두가지를 제대로 물려준 정약용

그의 진심은 그가 자녀에게 보낸 편지 곳곳에 묻어있었다.

이순신은 임진왜란 이전에도 그랬지만 전쟁 중에도 많은 편지를 주고받았다. 조정이 임금이나 신하들과 주고받은 공적 편지뿐 아니라 일가친척과 주고받은 사적 편지가 지금까지 전해져오고 있다. 이 같은 한문 편지에는 이순신의 섬세하고 따뜻한 모습과 감성적 소통 능력이 잘 드러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은 단순하게 편지만 나열하지 않는다.
위에서 보는 것처럼 이 인물이 갖고 있는 전체적인 소통 방식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고찰로 접근한다.

그야말로 옛사람의 소통을 통해
진짜 소통을 배울 수 있게 제대로 도와준다.

특히 소통은 나와 남을 연결해주는 인간관계의 필수적인 기술이다. 원활한 소통은 서로를 잘 이해하게 해주어 관계가 원만해지고 삶의 기쁨과 행복을 느끼게 해주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한다. 반면에 불통하게 되면 갈등이 심화되어 다툼이 일어나게 되고, 결국 파멸을 맞게 된다.

진정한 소통이란 무엇이고
어떤 자세와 방식으로 소통해야하는지

왕과 왕비, 실학자, 군인, 여성 선비에게 배우는 소통의 지혜

캐릭터와 스토리가 살아있는 흥미 진진한 소통과 불통의 이야기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한 소통에 대해 배우는 기회를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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