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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
김제동 지음 / 나무의마음 / 2018년 9월
평점 :
김제동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다양한 평가가 존재하지만
나는 적어도 그가 깊이 있게 말하는 사람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공감한다.
그가 전하는 메시지 하나하나에서
말의 힘이 어떠하고 글의 힘이 어떠한지를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도 깊이 있는 말은
듣는 이로 하여금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이런 그가 쓴 최초의 헌법 독후감.
그냥 듣기만 해도 무겁게 다가오는 헌법.
도대체 그는 왜 이런 헌법을 읽고
헌법에 대한 독후감까지 남기게 되었을까?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하고 조금 덜컹거리던 시기에 헌법을 처음 읽었어요. 엄청 충격적이었어요. 헌법은 '내가 지켜야할 것'이 아니라 '나를 지켜주는 것'이더라고요. 게다가 딱딱하고 어려울 줄 알았는데 감동적은 문학작품 같았습니다.
저는 헌법을 처음 읽었을 때 정말로 울었어요.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
헌법 37조 1항을 보고 마치 연애편지의 한 구절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른여섯 가지 사랑하는 이유를 쫙 적어놓고 마지막에 추신을 붙인 거죠.
"내가 여기 안 적어놨다고 해서 널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야."
법 조항이 그렇게 감동적일 수 있는지 그때 처음 알았어요.
이 책은 이렇게 헌법에 감동을 받았던 그가 읽은
헌법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있다.
그렇다고 법대생들이 읽어야하는 듯한 딱딱한 책은 아니다.
철저하게 독후감이다.
헌법을 접하고 그 헌법에 대한
김제동 자신의 생각을 우리에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구어체로 진행되는 이 책의 내용들은
책을 읽는 동안 마치 김제동의 목소리로 책이 읽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든다.
1장.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2장.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3장. 가족을 먹여 살리는 것보다 숭고한 일이 있습니까?
4장. 추신 : 아직 못다한 이야기
장 제목만 보아도 책에서 어떠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지 알 것 같다.
그는 우리에게 헌법을 통해
우리의 이야기를 잘 할 수 있도록 용기와 힘을 실어주고 있다.
공자가 어느 날 제자와 길을 가다가 길가에 똥 누는 사람을 보고 크게 꾸짖었다고 해요. 그런데 하루는 길 한가운데다 똥 누는 사람을 봤는데 그냥 지나갔대요. 그 모습을 보고 옆에 있던 제자가 왜 저 사람은 꾸짖지 않으시냐고 물으니 공자가 "길가에 똥 누는 사람은 가르치면 바뀔 수 있지만, 길 한가운데다 똥 누는 사람은 가르쳐도 안된다"라고 했대요.
저는 길 한가운데다 똥 누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아요.
내가 싼 똥은 내가 치우고 가고 싶어요.
우리 후손들이 살 세상을 제가 바꾸어놓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싸놓은 똥은 치워줘야하지 않을까요?
헌법의 구절 하나하나 이야기를 들어가면서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펼쳐놓은 이야기.
여유 있는 줄간격과
적절한 일러스트.
밑줄까지 그려져 있어서 책을 읽는 동안
편하고 쉽게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그는 우리에게 이런 이야기를 던져준다.
저는 국민들이 헌법을 한 번씩 읽으면서 소감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지금도 좋은 나라이지만 앞으로 훨씬 더 좋은 나라가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헌법에 기반한 참된 애국심도 생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헌법을 읽고 난 다음
여러분이 생각한, 여러분만의 헌법 1조는 무엇인가요?
헌법을 읽고 그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풀어낸 목소리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김제동의 헌법 독후감인 이 책을 통해
김제동의 생각을 읽으면서
동시에 내가 갖고 있던 생각도 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