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설레는 마음
이정현 지음, 살구 그림 / 시드앤피드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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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알까


함께 걷자는 말은 사실 손을 잡고 싶다는 말이란 걸.

여름밤 공기에는 유독 달콤한 말들이 산다는 걸.


서로 걸음을 맞추느라 대화가 서툴러지면,

내가 가진 낱말을 모두 꺼내 당신에게 보여줄까.

어떤 단어에 얼마나 웃는지 하나씩 골라 건네볼까.


아니면 그냥 손을 잡고 덜컥 사랑한다고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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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작가의 글은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엄청난 글도 아닌 것 같은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

그냥 글을 읽고 있으면

가슴이 두근두근거림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참으로 신기하다.

놀랍다.

그래서 더 읽게 된다.

그리고 더 읽게 되면서

이정현 작가 글이 주는 매력에 흠뻑 적셔들게 된다.


이번에 만나본 이정현 작가의 신작 <함부로 설레는 마음> 역시.

이정현 작가의 가슴 설렌 글과 함께

소재는 소소하되 나만의 감성이 묻어나게 표현하기를 모토로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스토리텔러인 살구의 그림이 더해져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 설레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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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야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걸까.

여유가 있는 사람이 빠를 수 있는 걸까.

둘 다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 이렇게 허겁지겁 살아가는 우리도

나중의 여유를 위해서 이러는 걸까.

나중이라는 단어가 얄궃다.

삶에 나중이라는 계절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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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마음이라는 제목 때문에 마치 작가의 글이

사랑 이야기만을 담고 있을 거라고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의 글은 단순히 사랑에 멈추지 않는다.

아니, 사랑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 대상이 이성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을 나타내는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글을 읽고 있노라면

나 자신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고민하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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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은 있으신가요.

오늘은 비가 소복소복 내리네요.

눈이 되지 못한 게 슬퍼 조용히 오나 봅니다.


나는 다만

사랑하는 만큼만 사랑하고 싶었습니다.


눈이 되지 못했던 사람이라

이제는 소리 없이 내리고

오지 않은 듯 멎습니다.


그래도, 오늘 같은 비는

맞아볼 만하지 않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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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읽히는 이정현 작가의 글은

읽는 동안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래서 이정현 작가의 에세이가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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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으로서의 네가 아니라,

너의 있음을 사랑해.

너의 살아 있음을 응원해.

있는 그대로 얼마나 빛나는 너인지

"


삶에, 사람에, 사랑에 온 밤을 지새우며

함부로 설렜던 그 순간들에 대하여

그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작가의 글.


이정현 작가는 이러한 글을

모른 척 책상 위에 올려둔 오랜 일기장 같은 책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에세이라고하지만

일기장처럼 편안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그리고 이런 책을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던진다.


디 우리가 다시

함부로 설렐 수 있기를 바라며


그래. 함부로 설렐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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