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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래빗 전집 (양장 스페셜 에디션)
베아트릭스 포터 지음, 윤후남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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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소박한 낭만주의자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
상상력이 살아 숨 쉬는 그녀의 정원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
이 책은 매우 오래된 책이다.
작가인 베아트릭스 포터는 1866년 런던의 법률가 집안의 딸로,
당시 영국은 빅토리어 시대로 여성에 대한 억압과 차별이 매우 심했던 시대였다.
그래서 학교가 아니라 가정 교사에게 교육을 받으면서
어려서부터 동식물에 대한 관찰을 즐겨하면서 얘술적 재능을 키웠다.
1893년, 옛 가정 교사의 아들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작가는 그녀의 아이를 위로하기 위해 피터라는 토끼의 이야기를 그린 편지를 썼는데
이 편지를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친 피터 래빗 이야기가 탄생하게 되었다.
이런 유래를 갖고 있는 피터 래빗의 이야기는
그동안 여기저기 다양하게 흩어져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이 모든 이야기들을 묶어서
피터래빗 전집이라는 이름으로 한 권의 양장본이 되어 이 책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늘 아름다운 전원을 배경으로 매력적이고 생생한 동물 이야기가 가득한 이 책은
단순하면서도 해학적인 이야기가 많이 담겨져 있다.
단순하다는 측면에서는 어린이들을 위한 귀여운 동화 같지만,
현실 세계를 반영했다는 측면에서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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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탁. 툭. 탁. 툭. 탁. 툭!
그러더니 찻잔들 밑에서, 우묵한 그릇들 밑에서,
그리고 양푼들 밑에서 또 다른 작은 생쥐들이 쪼르르 나오더니
찬장에서 폴짝 뛰어내려 벽 밑부분으로 사라졌어요.
재봉사는 난로에 바싹 붙어 앉으며 한탄했어요.
"체리색 비단으로 된 21개의 단춧구멍이라! 토요일 정오까지 끝내야 하는데,
오늘이 화요일 저녁이니까, 한데 저 생쥐들을 풀어준 게 잘한 짓인가?
분명 심킨이 잡아놓은 것이텐데? 어이쿠, 난 망했네, 꼬임실도 다 떨어졌는데!"
작은 생쥐들이 다시 나와 재봉사의 말을 유심히 들었어요.
생쥐들은 재봉사가 멋진 코트를 만들 본을 떠놓은 걸 알게 되었죠.
그들은 안감에 대해서, 그리고 작은 생쥐 목도리에 대해 서로 속닥거렸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생쥐들이 일제히 벽 밑부분으로 난 통로를 따라 달라가기 시작했어요
"
이 책은 동화인데도,
빨려들어오는 몰입감이 상상 이상이다.
동화이기 때문에 쉬운 어휘로 쓰여져 있고,
그래서 더욱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또한 머릿 속으로 상상을 하면서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동화 속 내용이 눈 앞에 펼쳐지는 듯한 느낌이다.
무엇보다도
내 눈 앞에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 매우 빠르게 빨려들어가게 된다.
책을 읽다보면, 다른 생각은 접어두게 되고
이 책이 주는 메시지에만 집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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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다 판 로빈슨은 박하사탕을 빨며 시장터를 나왔어요.
아직도 시장터로 몰려드는 사람들이 많았지요.
밖으로 나와 계단을 오르던 로빈슨의 바구니가 뒤에서 밀치고 올라오던
늙수그레한 양의 숄에 걸리고 말았어요.
로빈슨이 바구니를 빼내려고 애쓰고 있을 때 스텀피가 나타났어요.
스텀피는 이제 막 시장보기를 끝낸 참이었지요.
그의 바구니는 시장에서 산 물건들로 가득하여 묵직했어요.
스텀피는 책임감 있고, 믿음직하며 친절한 개였어요.
누구에게나 기쁜 마음으로 친절을 베풀었지요.
로빈슨이 멈비 아저씨네 가게로 가는 길을 묻자 스텀피가 말했어요.
"브로드거리로 해서 집에 갈 거니까. 날 따라와. 길을 가르쳐 줄게."
"꿀, 꿀, 꿀! 오, 고마워 스텀피."하고
로빈슨이 말했어요
"
이 책이 갖고 있는 또 하나의 장점은 바로 편집이다.
책의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책 중간 중간에 들어가 있는 삽화는
동화 속 장면이 머릿 속에 그려지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그리고 여유 있는 줄간격과 텍스트 배치는
동화를 읽는 동안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나와 있는 역자의 해설은
이 책이 왜 명작인지 다시금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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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래빗 시리즈는 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작품이지만
작품을 번역하는 데 있어서는 좀 더 폭넓은 독차증을 염두에 두었다.
원작이 담고 있는 문체를 최대한 고려하여 언어적 리듬을 살리고
의성어, 의태어를 충실히 옮기면서도 너무 유아적인 문체의 사용은 피하였다.
번역가로서 애정을 가지고 있고, 또한 높이 평가하고 있는
이 작품들을 좀 더 많은 독자들이 향유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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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낭만주의자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
동화와 같은 삶을 꿈꾸지만 잔혹동화가 되어버리는 일상 속에서
지치고 지쳐 삶이 너무나 힘들다고 느껴질 때,
책을 통해 작은 위로를 받고 싶다면.
피터래빗 이야기를 통해 잠시나마 마음의 평안과 위로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