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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촛불이다 - 광장에서 함께한 1700만의 목소리
장윤선 지음 / 창비 / 2018년 5월
평점 :
2017년 3월 10일.
아마 이 날은 평생토록 잊지 못할 날이 될 것이다.
바로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일어난
대통령 파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가 있던 날이기 때문이다.
이 날 우리는 지난 2012년 우리 손으로 뽑았던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헌법의 이름으로 파면시켰다.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우리가 파면시켰다고 볼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촛불집회에서 외쳤고,
전세계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촛불 현장의 목소리가 들려진 날이기 때문이다.
"
시민자유발언으로 집회를 시작한 퇴진행동의 이태호 공동상황실장은
'지난해 10월 이게 나라냐는 탄식으로 시작된 작은 외침이
거대한 함성이 되어 새 역사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위대한 승리의 첫걸음,
민주, 복지, 평화 세상을 향한 거대한 첫걸음을 떼었을 뿐'이라며
'우리가 광장에 섰기 때문에 변화가 시작됐고
따라서 우리는 결코 광장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각자 발 딛고 선 현장에서 촛불민주주의를 넘어서는
새롭고 더 큰 민주주의를 이뤄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평일이었음에도 주최 측 추산 10만명의 시민이 광화문 광장에 모였고,
주위를 둘러보니 퇴근하고 가벼운 차림으로 나온 직장인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불의한 권력을 시민의 힘으로 몰아낸 역사적인 날.
봄이 왔다.
"
이 책은 이런 봄을 함께 맞이한
추운 겨울날 광화문 광장에서.
아니 전국 방방곡곡의 수많은 광장에서 모여든
1700만의 목소리를 담고 있는 책이다.
<우리가 촛불이다>라는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촛불집회의 처음부터, 중간 전개과정
그리고 마지막 탄핵의 순간까지.
그리고 탄핵 그 후와
우리가 꿈꾸는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역사책과 같은 느낌이 든다.
불과 작년의 이야기이지만
우리는 역사를 만들어냈고,
대한민국 역사에서 그동안 없었던 전무후무한 일을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결코 잊을 수 없고,
잊혀질 수 없는 일을 함께 만들어냈기 때문에.
그리고 그런 일들을 기록해두었기 때문에
이 책은 역사책과 같이 느껴진다.
"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인기 드라마 도깨비를 패러디한 이 문구는 촛불집회 히트 발언이었다.
20주간 이어진 촛불집회 내내 날이 추워서, 눈이 와서,
비가 내려서, 길이 미끄러져서, 미세먼지 때문에,
사람들이 광장에 안 모이면 어쩌지 걱정했었다.
그러나 시민들은 단 한주도 거르지 않고 여지없이 광화문을 꽉 채웠다.
정말 신기했던 것은,
살갗을 에는 강추위 속에서도 토요일만 되면 대개 날씨가 풀렸다는 것이다.
더러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엔
날씨가 좋지 않아서 광장이 썰렁해질 것을 우려했는지
시민들이 더 많이 나왔다.
그러니
광화문은 늘 북적일 수밖에 없었다.
"
내가 읽어본 <우리가 촛불이다>는 가제본이다.
그래서 책의 전체적인 내용보다는
촛불 집회의 현장까지의 내용이 주로 담겨져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지난 과거의 생각에 사로 잡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 시간 동안에
정말 힘들었는데,
봄을 맞이하는 순간이 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리고 이제 어떠한 겨울이 다가와도
우리가 촛불이 되어 어둠을 밝히고 온기를 전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촛불이다>는
그런 따뜻함과 밝은 빛을 떠올리게 하는 시간을 마련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