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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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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호프집 화재 사건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경애와
같은 사고 현장에서 단 한명의 소중한 친구를 잃은 상수가 만나며 시작되는 이 소설에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이 켜켜이 담겨 있다.
읽는 사람에 따라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하게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는
<경애의 마음>은 한가지 독법으로 해석할 수 없을 만큼 다층적으로 읽히는 수작이다.
이 미덥고도 소중한 소설을 곁에 둔다면 지난 세월 우리가 견뎌온 아픈 시간이
다정한 목소리와 따뜻한 유머로 위로되고
앞으로 삶을 좀더 단단하고 건강한 마음으로 맞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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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어떠한 정보도 없이,
단지 소설에 대한 간단한 소개만을 접하고
무턱대로 김금희의 장편소설 <경애의 마음>을 읽고
서평을 써줄 사전 서평단에 신청하였다.
그렇게 무작정 만나본 이 소설.
물론 책을 소개하는 글에는 이 책을 읽는 7가지의 키워드가
친절하게 소개되어 있기는 했다.
1. 일 : 회사, 노동하는 삶
2. 사랑 : 연애, 이별, 새로운 사랑
3. 비극 : 1999년 동인천 화재사건
4. 견딤 : 재난 이후의 삶
5. 여성 : 언니들의 연대
6. 추억 : 90년대 영화와 음악, 그리고 PC 통신
7. 마음 : 모두의 경애하는 마음
하지만 본래 책을 읽기 전에 많은 정보를 얻고 책에 대한 고정된 생각을 갖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에..
가제본을 받아들고서는 무작정 읽기 시작했다.
(비가 오는 주말이라서 그런지, 책을 읽기에 좋은 날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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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 쿠키처럼, 차와 함께 서비스로 나온 그 벨기에산 과자처럼 자꾸만 부스러졌다.
새로운 일자리를 제안받은 사람의 흥분이 없고,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려는 이들의 포부가 없었다.
한편 대화가 자꾸만 부스러지는 이유는
각자 너무 많은 잠정을 견디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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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이 소설은 삶과 같이 느껴졌다.
우리가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적인 삶.
영화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하지만
읽다보면 그냥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을 소설 속에 녹여낸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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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봄이 오고 있다는 건 다른 어떤 것보다 공기가 먼저 말해주었다.
숨을 쉴 때마다 봄이 느껴졌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갓 태어나 눈을 뜨지 못한 아기에게도 숨 쉬는 능력이 주어지니까.
그것은 엄마에게서 떨어져나오면서 인간이 가장 먼저 습득하는 능력이니까.
공기의 미세한 변화들을 아는 것.
무엇이 가까이 있고
지금 무엇이 여기에 있지 않은지 숨을 쉬는 것만으로 아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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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작가의 글은 읽기가 편했다.
엄청난 기교를 부리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작가의 지식을 뽐내려는 듯 어려운 어휘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작가는 정말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다.
왜인지 모르게 읽기 편한 작가의 문체가 이 소설의 매력을 높여주는 것 같았다.
후다닥 읽히는 소설과 달리
소설을 다 읽고 난 뒤에도 그래서 경애의 마음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책을 읽기 전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지는 못하였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한가지 독법으로 해석할 수 없다라는 표현이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구나라고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경애의 마음>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시간 간격을 두고 다시 읽어봐야겠다.
비오는 날 읽어보았다면, 이제는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날.
나무 그늘 밑 벤치에 앉아서 차분하게 공기를 느끼며 읽어본다면
나에게 또다른 <경애의 마음>이 다가오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