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리커버 에디션)
에밀 졸라 지음, 박명숙 옮김 / 시공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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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졸라의 너무나도 유명한 소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이 리커버 버전으로 새롭게 나왔다.

특별히 울트라바이올렛이라는 색깔이

제목과 더욱 어울리면서 책이 주는 고급스러움을 더해주었고,

함께 제공해주는 양장노트는

책을 받아서 보는 기쁨이 두배가 되는 순간이었다.


에밀 졸라의 소설은 정말 방대한 자료를 통해 기록된 것이 많다.

이번 소설도 마찬가지였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소설을 읽는 내내

작가의 치밀한 묘사에서 이 소설을 쓰는 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

작가가 현장을 답사하고 직접적으로 관찰을 실시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백화점의 혁신적인 건축 양식과 실내 장식, 운영원칙, 부서의 기능,

수많은 판매원들과 다른 직원들의 업무, 매장 분위기와 쇼핑객들의 모습까지

모든 것들이 이 소설에 담겨져있었다.

작가의 노트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내용이 기록되어있었기에

이러한 내용들이 모두 소설에 담겨져 있을까 궁금했다.

작가의 노트가 보고 싶어지는 순간이 소설을 읽는 동안 여러차례 나에게 다가왔다.


이 소설은 백화점의 발전상에 따른 사회적 명암과

이를 둘러싼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그려낸 기념비적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세기 유럽 사회사나 풍속사를 다룬 각종 책에서 언급되면서

여러 면에서 유일함을 지닌 소설인 것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왜 이 소설이 이처럼 호평을 받는가 궁금했는데,

소설을 읽다보니 이 소설의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궁금증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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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 아직 고객들이 들지 않은 백화점은 텅 비어 있다시피 했다.

동네 주부들 몇 명만이 휑한 갤러리들을 통과해 지나갈 뿐이었다.

문간에 서서 직원들의 출근 사항을 확인하던 감독관은 수첩을 닫고 지각한 사람들의 명단을 따로 적어두었다.

이제 새벽 5시부터 청소부들이 쓸고 닦아놓은 매장에 판매원들이 자리를 잡는 시간이었다.

모두들 아직 잠이 덜 깬 것 같은 희멀건 얼굴로 하품을 참으면서 모자와 외투를 걸었다.

어떤 이들은 주변을 둘러보며 서로 인사를 주고받으면서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는 새 하루의 일과를 위해 몸을 푸는 듯 보였다.

또 어떤 이들은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전날 밤에 개켜놓은 제품들 위에 씌워둔 초록색 서지 커버를 벗겨냈다.

그러자 가지런히 잘 정돈된 옷감 더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또다시 매장들이 비좁고 숨 막히게 느껴질 만큼 리넨과 나사, 실크, 레이스 등이

흘러넘치면서 판매가 부산스럽게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깨끗이 잘 정돈된 백화점은 아침나절의 경쾌함 속에서 차분히 빛을 발했다.

"


소설의 일부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에밀 졸라의 소설은 읽는 동안 감탄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어쩜 이렇게 정교하게 소설을 쓸 수 있을까.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모습이 눈 앞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듯했다.


<여인들의 행복 백화점> 책 뒷면에는

에밀 졸라에 대한 이야기와 백화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사진으로 표현되어있다.

소설을 읽고 나서, 또는 읽기 전에

눈으로 당시의 모습을 확인해본다면 더욱 소설을 읽는 재미가 더해진다.


또한 마지막 부분에는 작가의 해설 부분이 담겨있다.

소설이 길어서 이 소설이 어떠한 의미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해설 부분을 읽다보면 소설이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가 되는 듯한 느낌이다.


기존 2권이었던 책이 1권으로 합본되고

색상도 아름다운 울트라바이올렛으로 바뀌면서

양장노트까지 선물로 더해준 <여인들의 행복백화점> 리커버 에디션!

소장 가치가 그야말로 최고에 달하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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