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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함께한 진균의 역사 - 곰팡이, 버섯, 효모가 들려주는 공생의 과학
니컬러스 P. 머니 지음, 김은영 옮김, 조정남 감수 / 세종(세종서적) / 2026년 1월
평점 :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제 몸이 하나의 은하이며,
제 몸에 다른 생명체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는 걸 일깨워 준 책이었습니다.
진균의 모든 것, 경이로운 진균의 세계를 담은 책
'인류와 함께한 진균의 역사(니컬러스 머니, 세종서적)'
버섯과 곰팡이를 포함한 생명체 집단을 '진균' 혹은 '균류'라 부릅니다.
저자는 다섯살때 꽃가루와 함께 날아든 곰팡이 포자로 인한 천식 발작을 경험하고, 진균을 평생 연구하는 균류학자가 되었습니다.
진균으로 고생한 경험으로 성인이 되어 죽음 공포증도 있었다는 저자. 그가 풀어내는 진균의 세계는 경이롭습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진균의 무게는 약 800억 톤으로 모든 동물의 무게를 합친 것보다 여섯 배 이상 많습니다. 우리의 피부, 구강, 소화기, 생식기관 등에 진균이 있고 공기중, 음식, 흙 등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에 진균 세포는 함께하고 있습니다.
인류보다 오래된 생명체인 진균이 소화, 면역, 신경계는 물론 약물과 식문화, 종교, 심리 등에 끼친 영향과 인류와 공생한 역사를 풀어냅니다.
수많은 진균이 우글거리고 있다는 두피,
비듬은 효모가 피부에서 피지를 먹고 두피를 자극하는 물질을 배출하면서 생기는 염증성 증상입니다. 건선 환자들을 괴롭히는 만성 피부염과 무좀,치명율이 60%에 달하는 칸디다 아우리스 진균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아무리 깨끗한 집이라도 곰팡이가 피고 공중에는 포자가 날아다닙니다. 천식 환자의 폐에 손상을 일으키는 곰팡이와 버섯의 포자들.
우리가 사는 곳 어디나, 숨을 쉴 때나 내쉴 때, 음식을 먹을 때 진균이 없는 곳은 없습니다.
에이즈나 백혈병 환자들 등에게 흔히 나타나는 진균증. 사람의 면역력에 따라 진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인간과 진균이 공생관계를 유지하다가도 면역력이 떨어지면 몸에 해를 줍니다. 외부로부터 날아오기도 하고 몸속에 있던 진균들이 돌변하기도 하는데 해를 주는 진균의 종은 수천 종이 넘을 수 있습니다.
진균은 피부나 호흡기로도 유입되지만 입으로 들어와 식도, 위장, 소장, 대장, 직장을 거쳐 몸 밖으로 나가는 모든 여정에 존재합니다.
곰팡이가 치즈를 만들고 효모가 맥주와 와인을 만들며 우리의 식탁을 풍요롭게도 합니다.
진균이 만들어내는 음식과 곰팡이로부터 만들어지는 항생제, 효모로부터 만들어지는 수많은 약품들ㅡ인류 역사와 공생한 진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균으로 인해 병이 생기기도 하지만 진균이 약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 식탁 위에 오르는 맛있는 버섯도 있지만 치명적인 독버섯도 있습니다. 독버섯이 아니더라도 한꺼번에 과하게 많이 먹으면 버섯이 해로울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버섯의 영양, 사람들의 믿음, 약용으로 쓰이는 버섯의 효능 등을 소개합니다.
곡물, 과일, 채소, 유제품, 육류 등 곰팡이에 오염되지 않은 식품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진균독을 피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무얼 먹든 진균독은 우리 몸속에서 혈류를 타고 흐릅니다.
환각버섯을 읽으면서는 섬뜩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버섯의 능력, 진균들이 신경계를 자극해 곤충들을 조정하는 능력이 나오는데 진균에 감염된 개미가 나무에 올라가 잎맥을 주둥이로 물고 놓지 않도록 해놓은 상태에서 진균이 개미의 머리를 뚫고 터져 나와 포자를 공기 중에 퍼뜨린다고 합니다.(영화 '연가시'처럼,,개미를 조정함)
버섯을 이용한 우울증 치료 연구에 대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진균에 대한 연구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보다 주목받지 못해 진균학과가 여전히 '가뭄에 콩 나듯' 있다고 합니다. 사람의 몸 속에 은하수의 별만큼 많은 수의 진균이 살고 있다는데 앞으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기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진균에 대해 몰랐던 내용들이 놀랍고 흥미롭게 전개됩니다.
독자의 흥미를 붙들어 놓는 저자의 설명은 탁월하고 번역 또한 매끄럽게 느껴져서 한 문장, 한 문장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진균은 수억 년 전부터 생명체를 청소해서 거름으로 만들고, 흙으로 만들고, 식물이 생명을 유지하도록 돕고, 우리는 식물에서 영양을 섭취하고, 다시 흙으로 돌아갑니다.
생명과 죽음, 그리고 분해의 사이클을 끊임없이 반복하는데 진균이 있습니다.
모르면 불안하고 두렵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공생의 생명체 진균에 대해 알아가는 일은 경이로운 자연의 신비를 일깨우고, 우리 몸의 면역을 기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유한함을 인정하게 합니다.
제게는 '아는 게 힘'이 되는데 보탬이 된 책이었습니다.
우선 눈을 감고 우리 몸을 세포로 이루어진 하나의 은하라고 상상해야 한다.
나는 삼위일체로서, 하나의 세포로 태어났고, 그것을 수십조 개로 복제했으며, 다른 생명체들로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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