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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보지 못한 한국전쟁, 초토화 폭격 - 개정증보판 ㅣ 당신이 보지 못한 한국전쟁 1
전갑생 외 지음 / 뉴스타파 / 2026년 6월
평점 :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한국전쟁은 저와는 크게 상관없는 일인 줄 알았다가 어른이 되고도 한참 지나서야, 제 고향 마을에서 미군 폭격으로 수십 명의 양민 희생자가 있었고, 저희 집안에도 희생자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양민학살은 오폭 또는 의도적이거나, 과잉 대응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제 고향마을 피해와 관련해서 (제가 수집한 자료에 의하면) 미군은 민간인과 피난민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민간인 마을을 직접 공격한 것으로 보입니다.
- 미군은 정찰을 통해 민간인과 피난민을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인민군의 복병이 숨어있거나 이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우려해 민간인 마을을 직접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판결문 인용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한반도 '초토화 폭격'에 대해 고향마을의 피해를 보며 짐작만 하다가 이 책을 읽고 보다 정확한 수치들과 사진, 인터뷰, 당시 자료들로 전쟁의 참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전쟁 3년 1개월간 미 공군은 71만여 차례 출격, 하루 평균 630회꼴로 한반도 전역에 걸쳐 일반 폭탄, 네이팜탄, 로켓탄을 퍼부었다고 합니다.
한국 전쟁 중 일어난 미군의 양민학살은 외면하고 싶지만 목도해야 할 진실이고,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란-미국/이스라엘 전쟁,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여전히 전쟁이 끝나지 않고 있는 지금,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 것이며, 왜 평화를 갈구해야 하는지, 이 책을 읽고 다시금 절실히 느습니다.
1951년 미군의 백린탄 폭격 장면이 책의 <프롤로그>에 나오는데, 2026년 이란 전쟁 때 이스라엘이 레바논 폭격에서 '악마의 무기'라는 백린탄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2026년 미군은 이란 초등학교를 폭격해 초등학생 최소 175명이 사망했다는데, 책에 1950년 미 공군이 경남 고성국민학교에 500파운드 폭탄과 네이팜탄을 투하했던 사건과 오버랩됩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융단폭격으로 한반도에서 수많은 민간인이 죽었고, 도시기반 시설은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북쪽의 피해가 훨씬 컸지만 서울을 포함 남한 주요 도시의 인적, 물적 피해도 엄청납니다.
총격에 희생된 피난민들, 불타는 마을, 눈밭에서 얼어 죽은 시체들, 전쟁 고아 등 흑백 사진이지만 전쟁의 피해는 끔찍합니다.
인천상륙작전에 대해서는 성공적인 작전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작전 하루 전날 미군 폭격으로 불바다가 된 월미도 참극을 알게 되었습니다.
민간인 거주지에 네이팜 등을 동원한 무차별 폭격으로 마을은 초토화되고 수많은 주민들이 살상되었다고 합니다. 하루에 모두 33대 전폭기를 동원해 네이팜탄 95발을 쏟아붓고, 주민들에게 기관포를 난사해, 평화로웠던 월미도 마을은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했습니다. 한반도 전역에 걸쳐 미군에 의한 이런 참상이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악마의 무기라고 불리는 네이팜탄. 미군은 2차 세계대전 때 사용한 후, 종전 이후 고성능 네이팜탄을 개발, 한국전쟁에서 미 공군과 해군, 해병 항공단의 주력 무기로 활용했습니다.
네이팜탄은 단순 인마 살상용이 아니라 폭발 지역의 모든 생명체를 없애고 환경에도 치명적인 비인도적 무기임에도 미군은 효율성이 높다는 이유로 엄청난 양을 한반도에 투하합니다.
미 중앙정보국 CIA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 네이팜탄 기준으로 한국전쟁 3년 1개월 동안 미군은 32,357톤을 한반도에 뿌립니다.(매일 69발가량을 투하한 셈) 이는 미군이 2차 세계대전에서 사용한 양(14,000톤)의 두 배가 넘습니다.
네이팜탄 폭격으로 화상을 입은 사람들의 모습이 끔찍합니다.
미군에 의한 민간인 희생자의 피해 규모는 진실화해위의 조사로 일부 파악되었으나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마을 전체가 완전히 불바다가 되고 생지옥으로 변했다는 단양 영춘면의 이야기가 바로 제 고향 마을의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미공군 폭격기를 보고 아군기가 왔다고 모두들 좋아하며 손을 흔들며 환영했다는데, 기수를 아래로 돌려 저공으로 내려오면서 까만 폭탄을 터뜨린 미군. 억울한 죽음들...
민간인 집에, 마을에, 미군이 폭격을 했다는 사실을 증언하는 어르신들의 인터뷰.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도 생전 저런 인터뷰를 하셨던 기억이 떠올라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책 부록에 실린 미군 폭격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 표에는 마을 이름과 희생자 숫자가 칸칸이 채워져 있습니다. 제 고향마을에서 있었던 참사가 한반도 전역에서 일어난 참혹한 사건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미국이 우리나라에 한 만행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쟁 그 자체의 비인간성을 고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한반도 전역에 있었던 미군에 의한 '초토화 폭격',, 우리 땅에서 벌어진 전쟁의 참상을 제대로 알고 기억하는 일이 평화를 향해 힘을 모으는 일이라 믿습니다.
가슴은 아프고 하지만 어느 누구도 기억하지도 않을 뿐더러 저희들이 눈 감고 나면 이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도 없을 겁니다. 점점 잊히는 역사가 되겠죠. 후세 누구라도 한국전쟁 당시 억울하게 죽었다는 걸 기억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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