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달리기의 기쁨 - 온몸으로 불안을 깨부수며 나아가는 해방에 대하여
벨라 매키 지음, 김고명 옮김 / 갤리온 / 2025년 5월
평점 :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달리기의 기쁨' 책의 원제인
'JOG ON: How Running Saved My Life'가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더 잘 설명해 주는 것같습니다.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일상적 달리기에 대한 기쁨을 말하는 책이 아닙니다.
애끓는 슬픔과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안고 달리는 달리기입니다.
저자의 정신 질환에 대한 경험과 극복기가 상당 부분 할애되어 있고 비슷한 경험을 하는 사람들의 인터뷰가 들어 있습니다.
김혼비 작가는 추천서에 ’저자의 달리기가 '결국 오랫동안 '버려진 자신을 데리러 가는 길‘이 되어가는 과정이 눈부시게 아름답고 눈물겹게 감동적'이라고 썼습니다.
저역시 책을 읽으면서
첫 페이지, '3분'만 달리기를 시작으로
조금씩 조금씩 거리를 늘려 달리면서 점점 회복해가는 저자의 이야기에 깊은 공감과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성장 환경이나 가정 환경에서 특별한 정신 질환의 이유를 찾을 수는 없습니다. 그녀 안에는 어렸을 때부터 '두려움'이 많았고, 자라면서 광장공포증, 공황 발작, 침투적 사고, 히스테리, 우울증, 불안장애로 시달렸습니다.
결혼 1년 만의 파경으로 극도의 고통을 겪으며 그녀는 불안과 맞서 달리기를 시작합니다.
달리기에도 정신 질환에도 믿음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달릴 수 있다는 믿음, 더 나아질 거라는 믿음.
달리기를 시작하고 두려움으로 타지 못했던 지하철을 16년만에 처음으로 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장, 10K_ '우리는 끝까지 비틀거릴 거다'
마지막장의 달리기에서도 매번 처음 달리는 사람처럼 헉헉대고 힘들다고 합니다. '처음 5분은 앞으로도 쭉 싫을 것이다.', '많이 넘어질 것이다'
메시지는 분명합니다.ㅡ하지만 '계속 달려야 한다'.
초반의 고통스러운 구간을 통과해야 '달리기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정신 질환이 극복되지 않고 평생 간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고통을 달래며, 달리며 살아가야 합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싫어하고 뚱뚱하고 정신 질환에 시달려 온 저자이기에 어쩌면 달리기에 자신 없는 독자들에게 달리기에 대한 동기 부여와 용기를 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달리기를 시작한 그녀가 책의 엔딩에서 결국은 근육질의 철인 러너가 되었다면 오히려 거리감이 느껴졌을 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여전히 약을 복용하고, 불안 장애를 안고 살며, 평생 그렇게 살아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달리기'를 통해 '행복 찾기'에 다가가는 방법을 얻었습니다.
달리기를 통해 하늘이 아닌 '땅'에 발을 딛고 '현실감'을 느끼며, '바로 지금, 여기'를 실감합니다. 몸을 움직일 때 우리의 시선은 내면이 아닌 바깥을 향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행복의 이유가 됩니다.
맨 마지막 장은 '달리기를 시작한 이들을 위한 약간의 팁'을 줍니다. 달리기를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게 좋다는 말이 제 마음에도 와닿았습니다. 달리기는 운동이라는 개념에 다 담을 수 없습니다. 운동보다 더 크고 다차원적인 행위, 몸의 움직임입니다.
달리기에 관심 있으신 분이나
마음의 고통을 이기는 방법을 찾고 계신 분들께
'달리기의 기쁨(벨라 매키, 갤리온)'
추천합니다
불안이 슬금슬금 기어오르는 익숙한 조짐이 느껴질 때조차도 몸을 움직여 달리고 있으면 거기에 매몰되지 않았다. 리듬감 있게 다리를 뻗고 팔을 흔드는 일에 익숙해지자 마음이 진정되는 효과가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바쁘다는 핑계로 달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평생 달리지 못할 것 같다"고 썼다.
다른 사람들의 한계선으로 나를 재단해서는 안 된다, 그러느라고 나 자신을 부족한 인간으로 취급했던 세월이 얼마나 길었던가
,,나는 달리기를 통해 행복해졌다. 그 행복은 단순히 달릴 때 생기는 몰입, 쾌감, 기운을 통해서만 얻는 게 아니다. 내가 나의 내면만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바깥을 내다볼 수 있게 된 것도 행복해진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