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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겉 ㅣ 알베르 카뮈 전집 개정판 6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2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알베르 까뮈의 작품 중 가장 최초에 발표된 산문집인 <안과 겉>은 카뮈가 스물 두살때 집필한 에세이다.
코로나 기간중에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코로나 상황과 페스트의 작품 상황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서, 명작이 주는 감동은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임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안과 겉>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마흔이 넘은 중년의 카뮈가 공들여 서평을 썼고, 국내 최고 카뮈 전문가이신 김화영 교수가 번역, 개정하여 출간한다고 하여 관심이 갔다.
책에 대한 나의 관심사는
중년의 카뮈가 청년기에 쓴 자신의 작품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지에 대한 '서문'이 주였고, 유명하신 김화영 교수의 '번역'에 대한 호감도가 컸다고 할 수 있다.
서문을 읽고 작가 연보와 옮긴이의 말을 읽은 후 작품과 해설을 맨 나중에 읽었다.
책을 다 읽은 후, 그렇게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섯개의 본문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자세한 작가 연보가 있어 연도별로 작가 알베르 카뮈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번역을 하신 김화영 교수님의 연세를 따로 계산해보니 1988년 최초 번역을 하셨을 때는 47세, 번역을 수정하신 올해는 83세시다.
'나이 먹어 침침해진 눈을 다독이며 어색한 번역을 바로잡기도 하고,,'라고 쓰신 부분이 있었다. 최초 번역에서 부터 흔히들 '표리'라고 번역해온 표제를 '안과 겉'으로 옮기신 김화영 교수님.
독자로서 책 제목이 '표리'보다는 '안과 겉'이 이해하기가 쉽고 더 낫다고 생각한다.
앞서 밝혔듯이 중년의 카뮈가 쓴 서문에 관심이 갔는데 분량이 20페이지 가량되었다. 스물두살 청년기에 쓴 초판은 오래전 절판되었고 재출간 요청이 있었음에도 거절했다가 (20년이 지난) 나중에야 허락한 작품이라고 한다.
20페이지 긴 서문의 상당부분이 '미숙한 작품'이라는 고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출간하게 된 연유를 기술하였다.
처음에 긴 서문을 읽으면서
이렇게까지 길게 쓸 정도인가 싶었는데,
미숙한 첫작품에 대한 고백과 작품에 대한 애정을 읽을 수 있었다. 동시에 작가로서의 예술 작품에 대한 인식과 태도, 앞으로의 작품 방향 같은 것들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서문을 포함하여야만 더 빛을 발하고 완성된다고 말하고 싶다.
서문에서 알베르 카뮈는 ‘작품들 중에서는 가장 훌륭한 글이 있다’는 주장의 평가를 받지만 스스로는 서툰 작품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그 뒤에 나온 다른 모든 책에서보다 더 진정한 사랑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서문을 읽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작가의 지나친 겸손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읽었다.
다 읽고난 후에는 메시지 전달이 잘 되지 않는 부분이 느껴졌고, 작가가 밝힌 서툴거나 미숙한, 작가의 역량 때문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문에서 카뮈가 말한 <"삶에 대한 절망 없이는 삶에 대한 사랑도 없다.",,그 당시 나는 내가 얼마나 옳은 말을 하는지 모르고 있었다>라는 부분에서처럼 그런 부분들이 보인다.
전체적인 맥락과 어울리는 문학적 표현인지, 또는 과연 젊은 청년의 작가가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썼을까 하는 의혹이 들지만, 그럼에도 문장 자체만 떼어놓고 보면 통찰이 보이는 문장들이 많다. 문장 전개 방식에서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스물두살 청년 카뮈가 쓴 다섯개의 에세이를 읽은 후의 감상과 평은 중년의 카뮈가 서문에서 밝인 말로 대신하고 싶다.
"그 서투른 글솜씨에도 불구하고, 나는 본능적으로 '그래, 바로 이거야'하고 알게 된다. 이것, 즉 그 노파, 어떤 말 없는 어머니, 가난, 이탈리아의 올리브나무들 위로 쏟아지는 빛, 고독하지만 사람다운 사랑, 나 자신의 눈에 진실을 말해주고 있다고 믿어지는 그 못든 것 말이다."
서문에서 중년의 카뮈가 밝힌 아래 말도 기억하고 싶다.
"인생 자체에 관해서는 지금도 <안과 겉>에서 서투르게 말했던 것보다 더 많이 알지는 못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청년기에 쓴 작품이 작가의 다음 작품 세계에서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고 발전해가는지에 대한 관점으로 읽어보아도 좋을 거같다.
본문 에세이 중에서는 '아이러니'에서 한 노파를 어설프게 동정하다가 분노라는 부조리한 감정을 느끼는 청년이 나오는데 인간 내면의 부조리한 상황에 대한 이해가 탁월하다고 느꼈다. 독자마다 와닿는 작품은 다를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서문과 본문, 로제 키요의 해설과 김화영 교수의 옮긴이의 말까지 다 읽어야 이 책 전체가 더 가치를 발한다고 생각한다.
알베르 카뮈를 좋아하고 그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다시 혼자다. 아무도 귀 기울여 줄 사람이 없다는 것, 늙으면 기가 막히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내일도 매한가지 일 것이고 모레도, 그리고 다른 날들도 매한가지,,당신을 죽게 만드는 것은 바로 그런 생각들이다. 그런 생각들이 견딜 수 없어지면 사람은 *살을 한다.
햇살이 환한 맑은 겨울날이었다. 하늘의 푸른빛 속에서 온통 노랗게 바짝이는 추위가 느껴졌다.
,,나는 나 자신을 내맡김으로써 사랑할 수 있었으니, 마침내 나는 나 자신이 되었다. 왜냐하면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 돌아오게 해주는 것은 사랑뿐이기 때문이다.
가난 속에는 어떤 고독이, 하나하나의 사물에 그 나름의 가치를 부여하는 고독이 있다.
모든 것은 단순하다. 만사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인간들이다. ,,사형수를 가르켜 "그는 사회에 대하여 죗값을 치르게 된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이제 그의 목이 잘리게 될 것이다" 라고 말해야 한다.
밖으로 나서자마자 나는 이방인이었다.
여행의 진정한 가치는 바로 두려움이니 말이다.
내 입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은총의 작용들이 아니라 쏟아지는 햇빛에 짓눌린 풍경 앞에서가 아니고는 생겨날 수 없는 그 ‘허무‘였던 것이다. 삶에 대한 절망 없이 삶에 대한 사랑은 없다.
,,그 아이러니는 ‘마치 그런 것처럼...살도록 하시오‘하고 말하는 것이다. 많은 탐구에도 불구하고 나의 모든 앎은 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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