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덕질로 인생역전 - 유쾌한 밥줄을 찾는 열두 가지 방법
대학내일20대연구소 기획.엮음, 빙글 기획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3월
평점 :
나는 전형적으로 제도권의 사람이다. 중학생, 고등학생일 시절 특출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일탈하거나 다양한 경험을 해보지도 않았다. 사회에 학벌주의가 만연한다고 느껴 어떻게든 좋은 대학을 가려고 재수를 했으며, 대학에 입학하고도 4년 내내 오로지 빠른 취직만을 목표로 분주하게 살았었다. 그 결과, 고등학교 동창보다 늦게 대학에 입학했음에도 취직은 더 빨리 할 수 있었다.
이제 직장 2년차의 나는 늘 그래왔듯이 공허하다.
내가 무엇을 할 때 즐거움을 느끼는지도 잘 모르고, 해봐야 스트레스 푼다고 하는 것은 "PC방에 가서 FPS하기" 뿐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은 내가 대학생활하면서 '답답하다', '한심하다'라고 느꼈던 사람들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가령 연예인 빠순이로 대학생활을 보내다가, 그러한 경험을 계기로 기자가 된 사람. 그래서 일을 하면서도 수동적이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 아니면 바리스타에 대한 간절함으로 어떠한 역경이 와도 극복하여 커피계의 전문가가 된 사람. 이들에게는 일을 하면서 '간절함'과 '즐거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이 책에 나온 모든 이들이 부러운 것은 아니다. 부러운 사람도 있지만, 소위 '철부지'라고 느껴지는 사람도 있다. 역마살이 낀 것처럼 흥미를 느껴 몰입하다가 금새 흥미를 잃고 다른 일을 시도하고, 새로운 일에도 금방 흥미를 잃었지만, 현실때문에 그 업에 남기로 한 사람도 있는 것 같다. 아니면 일단 사업은 벌였지만, 거기에 간절함이 있는 것 같지 않은 것 같은 사람도 있다. 책임감이나 장인정신을 떠나서, 그닥 덕업에 해당은 안되고, 아직 자기탐색의 과정에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이들과 나의 차이는 끊임없이 자아를 탐색하고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그럼 나는 어떠한가? 나는 지금 내 직장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가? 현재의 업무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는가? 아니다.
'한국에서 적성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내 현재 위치에서 맞추어 가는 것이다' 라는 모토로 살아왔던 것 같다.
그렇게 뼛속까지 군인처럼 하라는대로만 해오고 나에게 세상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나를 맞추고 살다 보니 당연히 즐거움이라는 가치를 얻지 못한 것 같다. 그렇게 수동적으로 사회가 제시한 방향으로 가다보니 간절하게 원할 게 없는 것 같다. 무릇 간절함이란 능동적인 삶을 전제로 하는 것 같다.
쫄보라 여기에 나온 쉐프처럼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도할 용기는 없다..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지만, 20여년간 내게 고착된 사고방식을 바꾸기엔... 뭐랄까 두렵다?! 가장 큰 문제는 나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자신의 '덕(후분야)'을 알아야 이를 '업'에 '일치'시킬텐데. 내 덕을 모르니 이를 어떻게 한담?
앞으로는 내 욕구에 솔직해 지고 싶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것,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을 탐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못하지만, 60세 이후의 제2인생에서는 꼭 덕업일치의 삶을 살고 있다. 그렇게 하려면 주말에 잠만 자는게 아니라 좀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아야 겠다.
이 책을 진로를 탐색하는 젊은이들뿐만이 아니라 직장생활에서 무료함을 느낀 직장인들에게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