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 예레미야 - 파괴하고 무너뜨려라 그것이 은혜의 시작이다 IVP 특강 시리즈
김근주 지음 / IVP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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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주 교수님의 첫 작품
<특강 예레미야>는 김근주 목사님의 '첫' 작품입니다. 제가 아는 한, 오늘 우리에게 예언자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예언서 한 권을 통으로 해설하는 첫 시도였을 것입니다. 김근주식 글쓰기라고 할만한 새로운 장르를 선보인 책이 아닌가싶습니다.
김근주식 글쓰기의 특장점은 군소리가 없다는 점입니다. 철저한 본문 분석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단어 하나 하나의 개념이 명료하고, 모든 단락이 사전처럼 모듈화되어 있습니다. <복음의 공공성>이나 다른 예언서들과 비교 대조 하면서 읽을 때, 진가가 드러납니다. 현실에 적실성있는 핵심 메시지는 덤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특강 예레미야>는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좋습니다. 탁월한 시인들의 첫 시집에서 그의 세계가 씨앗처럼 뿌려지듯이, 백석의 <사슴>, 김소월의 <진달래꽃>처럼, 김근주 교수님의 <특강 예레미야>에는 첫 마음을 만날 수 있는 책이 아닐까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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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 삶이라고 생각했지만
김동식 지음 / 요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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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궁금증이다
김 작가는 사랑을 "서로를 궁금해 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사랑은 '생산성 없는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사랑하면 이유없이 내 사랑하는 이가 오늘 무엇을 먹었는지 궁금해지지만, 사랑이 식으면 모든 궁금증도 함께 사라지고 맙니다. 김 작가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사랑은 저녁에 붙어 앉아 서로의 하루를 미주알고주알 떠드는 모습입니다. 끝없는 궁금증으로 너를 대하는 것입니다.
김 작가에게 사랑은 모든 것을 신비롭게 합니다. 사랑하면 신비롭게 되기에, 그에게 사랑은 애초에 죽도록 추구하는 무엇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소유와 지배, 욕망과 희생의 갈림길에서 헐떡거리는 무엇이 아닙니다. 사랑은 서로의 신비를 존중하면서 주고 받는 관심과 인정, 이해와 용납의 관계를 살아가게 하는, 우정어린 궁금증입니다.
나는 <무채색 삶이라고 생각했지만>을 읽으면서, 적잖은 위안을 받고 있습니다. 김동식이라는 작가를 탄생시킨 MZ세대의 문화에 대해서도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너와 나를 향한 궁금증의 소중함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말로만 신비를 가르치는 목사보다, 모든 것을 신비로 대하는 김동식 작가가 평화에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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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없는 진보 -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 사유의 뜰 1
김상봉 지음 / 온뜰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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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봉 교수님의 <영성 없는 진보>는 진보 정치의 현실에 대한 반성이면서, 현실 기독교에 대한 책망으로 들린다. 진보 정치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게 된 원인을 김상봉 교수는 영성의 부재에서 찾는다. 영성은, 역사에 대한 믿음, 세계 전체와 내가 하나라라는 믿음이다.
김상봉 교수님의 주장에 따르면, 이 땅의 진보 정치 활동이 '전체를 위한 자기 희생'을 이어갈 수 있었던 힘은 영성이었다. 전태일에겐 나와 세계는 하나였고, 타인의 고통이 자신의 고통이었다. 그 시절의 많은 젊은이들에게도 타인의 고통은 곧 자기의 고통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역사와 전체가 나와 하나라는 믿음이 사라졌다. 우리 사회의 믿음이 병들었기 때문이다. 기독교도 진보 정치에 당연한 영성을 더이상 공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영성, 깊은 영성에 뿌리 내린 정치인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길을 열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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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종의 교회생각
박삼종 지음 / 홍성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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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하고 불온한 유혹,
《박삼종의 교회 생각》은 새로운 출애굽 선언이다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요즘 한국 교회를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황지우의 시구다.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고 희구했던 교회의 부흥과 성장이 이런 것이었을까. 세계 최대의 교회, 탁월한 능력의 종, 연예인을 능가하는 인기 스타급 목사들이 부서진 채 추락하고, 교회는 사회적 풍기를 어지럽히는 존재로 망가져 버렸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 할까.

 

《박삼종의 교회 생각》은 서둘러 자리를 뜨라고 속삭인다. 아무 감동도 없는 지루한 삼류 영화 같은 설교는 그만하고, 봄이 오고 있는 광야로 나가자는 것이다. 희년의 뿔나팔이 울렸다. 새로운 출애굽 모험이 시작되었으니 변방으로 가자. 거기, 자신만의 단독인 자유가 있으니, 하나님 앞에서 단독자로 선 가난한 친구들과 우정 어린 선물의 공동체를 세우자. 황홀하고 불온한 유혹이다. 그는 대전 평화의마을공동체가 자리한 아골 골짜기를 희망의 문이라고 우긴다. 그리고 함께, 온몸으로 밀어 보자고 유혹한다. 나도 못 이긴 척 보따리를 싸서 그를 따라 야반도주라도 하고 싶다.

 

이 불온한 유혹에 저항할 수 없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우리가 넘어지고 또 넘어지는 현실적인 문제의 원인을 정확하게 짚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 부채 922조, 교회 부채 4조5천억. 이 빚이 문제의 원인이다. 사랑의 빚을 져야 할 그리스도인들이 맘몬에게 무거운 빚을 지고 있으니 자유롭게 사랑의 계명을 따를 수가 없는 것이다. 청년 실업 110만, 비정규직 900만, 하루 평균 42.6명이 자살하는 현실을 뻔히 바라보면서도 교회가 사회의 흐름에 저항하고 대항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권력과 자본의 논리를 정당화하면서 지배체제에 편승해 온 이유는 무엇인가. 빚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한국 교회는 지금도,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했던 바로 그 자세로, 신사참배체제를 견고하게 유지하면서 21세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게 박삼종의 ‘생각’이다.

 

둘째, 대안이 뚜렷하다. 하나님나라를 향해 탈출하는 새로운 출애굽의 경로가 선명하다. 우선 한국 교회는 사회적 회심을 해야 한다. 공적인 광장에서 예수의 주되심을 선포하고 특혜를 받고 지은 교회 건물이나 땅이 있다면 과감하게 선물로 내놓자고 말한다. 제정신으로는 할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성령의 능력은 그것을 가능하게 하고, 이런 사회적 회심이 있는 곳에 참된 부흥이 일어날 것이다. 사회적 회심이 구체제에 저항하는 행동이라면, 대안은 희년의 경제공동체다. 하나님 앞에서 단독자로 친구들이 서로를 환대하고, 선물의 경제를 이루는 텅 빈 공동체에서 성령의 권능이 역사한다. 맘몬과 자본이 주는 욕망의 일상을 거부하고 하나님나라의 가치에 따라 호모사케르(개잡놈), 하나님나라의 아나뷤(가난한 자)들이 다가오는 하나님나라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박삼종의 교회 생각》은 오랜 정치·사회적 고민과 치열한 신학적 사유, 그리고 모험적인 실천이 어우러진 산물이라는 점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겠다. 2011년 ‘복상(〈복음과상황〉)이 주목한 젊은 그리스도인’에 선정되기도 한 저자는 적어도 지난 몇 년간 소위 복음주의 계통에서 통전적이면서도 가장 모험적인 이야기를 해온 ‘핫’한 이론가 중 한 명이었다. 《박삼종의 교회 생각》은 급진적 아나뱁티스트로서 융합적 지성의 면모만이 아니라, 목회자이자 평화운동가로서 대전 후미진 변두리에서 교회를 개척하는 그의 겸비하고 진지한 삶의 모습을 보여 준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교회에 대한 개인의 사색을 잠정적으로 가름하는 결과가 아니라,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순례의 도상에 있을 하나님나라를 향한 모험의 궤적으로, 예수의 친구들이 보내 온 초대장으로 읽는 편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광하 (일산은혜교회 목사, 전 〈복음과상황〉 편집장)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6509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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