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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엄마 이야기 ㅣ 사계절 그림책
신혜원 지음 / 사계절 / 2008년 6월
평점 :
9살 아이는 콩을 키워가는 세엄마의 이야기라고 정확히 이야기해주네요.
왜 자꾸 엄마를 부를까?하고 물어봤더니, 지금 엄마는 콩키우는 걸 잘 모르니까 그런다네요.
옛날 분들이 농사는 더 잘 아니까 그런다고..
이미 활자에 익숙해진 녀석이라 그럴까요~
그림을 꼼꼼히 보지 않고 휘리릭 넘기며 건성으로 한마디 합니다. 자슥, 꼼꼼히 보면 얼마나 재미나는 책인데..
오히려 6살 딸아이가 꼼꼼히 봅니다. 정말 재밌는 책이라며 기억에 남는 장면을 몇장면 이야기해주네요.
콩꽃 빛깔을 아세요? 어릴적 저는 콩밭을 매며 자랐지요. 저렇게 이뿐 보라색 꽃이 정말로 핍니다. 콩깍지 색도 꼭 저래요. 콩잎 색도요.
콩잎은 된장위에 덮고, 손을 오무려서 콩잎터뜨리기도 하고, 설익은 콩 모깃불에 구워먹기도 하고..
옛생각이 새록새록 납니다.
표지를 넘기면( 요즘 사계절 책의 묘미입니다. 표지속 그림요, 본문과 꼭 맞게 떨어지는 그 그림이 참 좋네요)
도시에서 2424 트럭을 타고 이사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톨게이트를 지나 시내를 하나 지나서 분홍빛이 잔뜩 핀 걸 보니 저건 분명 복사꽃이네요.
복숭아꽃이(개복숭아도) 정말 예쁘고 화사한 분홍빛으로 피거든요.
하여튼 밭에 뭔가를 심으려 고민하는 엄마와 동네 어르신들.. 요분들의 표정을 주욱 보는 것도 재미납니다.
숟가락으로 콩심는 엄마(자세히 보면 하이힐도 신었어요.)와 자전거를 타고 온 할머니, 소를 타고 온 증조할머니.
김매기를 하려고 앞만 빨간 장갑을 낀 엄마와 할머니, 슈퍼맨처럼 망토 쓰고 날아온 증조할머니.
열매맺히게 도와주는 벌과 나비, 계절이 바뀌어 콩이 여물어가는 가을.
콩을 떨기 전에, 도착한 마을 풍경은 벼베기도 끝내서 볏집을 쌓은 모습도 보이고, 가을배추가 자라서 알이 들어찬 모습도 보이네요.
도리깨와 키도 보이구요. 뒤에 동네어르신들의 이야기소리가 들려요. "아이구, 제법 거뒀네. 허허." 이러지 싶어요.
메주만드는 장면은 특히나 저도 웃음을 띠며 보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왜그럴까 생각했더니, 온가족이 함께 열심히 메주만드는 모습이 좋아보였나봐요.
꿈속에서 만나는 메주에 매달린 가족 모습, 정말 기발하고 정겨워요.
설렁설렁 그린듯하지만 과학의 세밀화만큼이나 자세한 그림도 좋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