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순간들 세트 - 전2권 - 식빵고양이 박스 + (1권)고양이가 재능을 숨김 + (2권)나만 없어, 인간 +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 리커버 미니북 + 2025 달력 고양이의 순간들
이용한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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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사진으로 유명한 이용한 작가의 <고양이의 순간들 세트>가 출간되었다. 이 세트의 구성은 책 두 권과 2025년 캘린더, 미니북이다. , 빼먹으면 안되는 게 하나 더 있다. 큼지막한 식빵 고양이 박스다. 이 구성들을 담은 패키지치고는 큰 편인데 아무래도 고양이를 위한 선물 같았다. 우리집 삼냥이들, 내가 택배 박스를 열 때면 항상 다가와 기웃기웃거린다. 이 패키지 언박싱하는데 역시 세 녀석이 득달같이 달려왔다. 늘 그렇듯 젊은 녀석 토르가 박스를 차지하고 힘에서 밀리는 묘르신 둘은 주위를 배회해야만 했다.


이용한 작가는 2007년부터 사진을 찍고 책을 내기 시작했다. 털 달린 동물을 집에서 키운다는 것에 질색팔색했던 내가 러시안블루 남매를 집에 데려온 게 2013년이다. 고양이에게 마음을 홀딱 뺏긴 후 처음 알게 된 고양이 작가가 바로 이용한 작가였다. 그의 책을 보며 점점 매력에 빠지다가 2018년에 인스타를 시작하면서는 팔로우했다. 해마다 내는 달력도 꼬박꼬박 구매했는데 올해는 <고양이의 순간들 세트>를 서평단 지원도서로 받았다. 그동안의 덕질에 대한 보상인 것만 같다.



세트의 단행본 두 권은 <고양이가 재능을 숨김><나만 없어 인간>이다. <고양이가 재능을 숨김>의 부제는 오묘한 제목학원 100’이다. 덧붙인 설명이나 제목이 절묘하고 재치있는 사진들로, 인기가 많았던 것을 추려 실었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이 책의 목적은 아프고 심란한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면서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잠깐이라도 웃음을 주고 어깨롤 토닥여주고 싶다고 썼다. 목적에 지극히 부합하는 책이다. 저마다 책을 읽는 목적은 다르겠지만 텍스트의 무게에 짓눌린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고양이 사진만 봐도 입꼬리가 스르르 올라갈텐데 그 사진의 제목을 보면 키야~~”하고 감탄사를 연발하게 될 것이다. 고양이가 없는 사람들이 이 책을 보다가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맘이 뭉글뭉글 피어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소장하면 고양이를 직접 모실 때의 장점만 쏙쏙 뽑을 수 있기 때문에 구매하기를~~ 마음이 심란하거나 꿀꿀할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보아도 금세 기분이 풀리고 심장 저격을 당할지도 모르니 조심해야 한다. 냥집사라면 제 고양이만 예뻐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모든 고양이는 제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한 매력을 순간 포착하고 거기에 제목까지 딱 맞게 붙였으니 이 책을 추천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세트의 또 다른 책은 <나만 없어, 인간>이다. 이 책의 부제는 절묘한 순간포착 100’인데 작가가 지난 18년간 고양이에게 추파를 던지며 얻어낸 순간 포착에 대한 기록이다. 작가가 그동안 고양이에게 신뢰를 받은 결과물인 것이다. 밥을 챙겨주고 함께 놀아주며 시간을 보내다가 자연스럽게 얻어낸 것이라고 하니 고양이를 사랑하는 고양이 작가답다.




작가가 캣대디 시작하던 때에 만난 고양이가 이 책의 표지를 장식했는데 내지에서는 20번째 사진이다. 2008년에 만난 휴지냥이라는 아이인데 먹을 게 없어 치킨 기름이 묻은 휴지를 먹고 있던 아이였다고 한다. 그래서 사료를 배달하기 시작했고 언제나 멋진 표정과 자세를 취해주었으며, 이 사진이 한국의 첫 고양이 영화 <고양이 춤>(2011)의 포스터로도 사용되었다. 이러한 설명 외에도 시 같은 작가의 멘트를 읽고 사진을 다시 보면 고양이의 눈빛이 다르게 보인다.


"고양이는 기다립니다. 어려서는 엄마를, 조금 더 커서는 사료를, 나이가 들어서는 거의 모든 것을 기다립니다. 당신이 풀죽은 모습으로 걸어오는 슬픈 발자국까지도."


2025년 달력에 실린 사진들은 두 권의 책에서 계절에 맞게 고른 것이다. 책보다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더 이뿌다! 고양이가 뭘 한들 안 이쁠까만은...ㅎㅎ 부록 같기도 선물 같기도 한 미니북은 작년에 출간되었던 <이 아이는 자라서 이렇게 됩니다>이다. 휴대용으로 좋고 이번 두 권의 책에 나온 아이를 이 미니책에서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이 세트는 연말 선물용으로도 추천한다. 절대 실패하지 않을 선물 아이템이다. 보는 비타민으로, 인테리어 템으로도 적격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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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 여성 인물 도서관 10
박지숙 지음, 에이리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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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 주니어의 여성 인물 도서관시리즈는 역사의 책갈피에 숨어있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꺼내어 초등학생들에게 들려준다. 1<조선 최초의 수렴청정 정희왕후>로 시작해서 10번째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으로 끝을 맺는다. 나는 6<일제 강점기 최초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 부터 10권까지 서평단 지원도서로 받아 읽게 되었다. “여성 인물 도서관시리즈의 인물들을 접하며 놀랍고도 고마웠다. 이름만 알았지 업적은 잘 모르거나 아예 처음 만나게 된 인물도 있었다같은 여성으로서 그들이 겪은 고난이 십분 이해되었다.


시리즈의 마지막 인물인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을 만나보자. 1923년 경상북도 경산에서 태어난 박남옥은 경북공립고등여학교(현 경북여고)에서 투포환 선수로 활동했고, 1943년에는 이화여자전문학교(현 이화여대) 가사과에 입학했다. 박남옥은 시대가 요구하는 여성상이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꿈도 많았던 박남옥이 시도하려는 것은 죄다 여자라는 이유로 좌절되었다. 마침내 박남옥이 반기를 든 사건이 벌어졌다. 영화를 보는 재미에 푹 빠졌던 그녀는 영화 포스터를 기숙사 방에 걸어두었는데 그것을 본 사감이, “쯧쯧, 좋아하는 것이 겨우 영화라고? 당장 떼어 버려!”라고 말했다. 이에 박남옥은 학교를 박차고 나왔다.


박남옥의 취미는 영화배우의 브로마이드를 모으고 사진을 스크랩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모은 방대한 스크랩 북에 더해 영화 감상까지 꼼꼼하게 쓰고 전문 서적을 찾아 보충 기록까지 해두었다. 이렇게 준비해 둔 자에게는 항상 기회가 찾아오기 마련! 그녀는 조선영화사 광희동 촬영소에서 문화 뉴스를 촬영하는 일을 했고, 1944년에는 대구로 내려가 대구일일신문기자가 되었다. 이듬해 해방을 맞자 박남옥은 자신의 실력에 회의를 느꼈다. 우리말보다 일본어를 더 잘하는 자신은 신문을 만들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여 신문사를 그만두고 조선영화사 광희동 촬영소로 돌아갔다.


여기까지만 봐도 그녀가 얼마나 진취적이고 꼼꼼하며 정직한 인물인지 가늠할 수 있다. 뒤이어지는 내용은 우리나라에서 첫 여성 영화감독으로 데뷔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나는 그동안 이 시리즈의 서평을 쓰면서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여성들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강조했다. 동성이기에 공감하는 지점이 분명한 것도 있었지만 그 부분은 남학생들이 읽더라도 충분히 배울 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세상이 이렇게 좋아졌는데 뭐가 힘들다고... 요즘 애들은 너무 나약하다.’라는 말을 하는 이들을 싸잡아 꼰대로 치부했었다. 그런데 이 시리즈로 만난 인물들의 활동들을 보니 그런 말 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다른 것으로 충분히 힘들다고, 시대가 달라졌는데 같은 잣대로 평가하지 말라는 반박이 잘못 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여성을 남성보다 훨씬 부족한 존재로 취급하던 시절에 여성이 제 능력을 펼쳐 보이기 위해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그 시절을 산 사람이 아니고는 짐작조차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렇기에 이 여성 인물 도서관 시리즈는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같이 읽길 바란다. 우리나라 각 분야에서 처음이었던 여성들의 활동을 보면서 시대를 이해하고 삶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를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박남옥이 아기를 업고 종횡무진 촬영장을 뛰어다니고 스테프의 밥을 해먹인 부분을 읽으며 가슴이 먹먹해졌다. 일과 가사와 양육을 거의 혼자 하면서 나는 늘 생각했었다. ‘누가 집안 일 만이라도 해주면 책을 좀 더 읽을 수 있을 텐데, 수업 준비를 더 잘 할 텐데...’ 박남옥도 감독으로서 할 일이 너무 벅찬 나머지, ‘도와줄 사람이 있으면 좋을 텐데... 영화 촬영에만 집중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기존에 여성으로서 공감하며 읽었던 다른 인물들보다 박남옥의 삶에 훨씬 감정이입된 부분이었다. 이렇게 여자는 일하는 남자가 하지 않는 걱정을 기본적으로 하면서 산다.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분명 있다. 남학생들이 얼마만큼 공감할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은 엄마와 아들이 같이 읽고 활동하면 더욱 좋겠다.


청어람 주니어가 제공하는 독후 활동지는 교사가 아니어도 아이들과 같이 풀어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낱말 퍼즐로 어휘를 익히고, 독서 퀴즈로 줄거리를 확인한 후 시놉시스 쓰기, 토의 토론하기 등을 해볼 수 있다. 남옥이 영화 대사를 떠올리며 어려운 상황을 이겨냈던 것처럼 학생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대사, 노래 가사, 책 속 문장들을 이야기 나눠보는 활동을 추천한다. 또 이 책에는 주인공과 그 가족이 한국전쟁으로 인해 겪은 고초가 그려지고 있다. 현재 전쟁으로 힘든 나라들이 있고 어린이는 늘 피해의 대상이다. 반전을 주제로 토의 토론할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도 강조했다시피 청어람 주니어의 여성 인물 도서관 시리즈는 여성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어려운 시대에 자신의 자리에서 우뚝 선 인물들의 삶을 통해 인간의 태도를 배우기에 안성맞춤인 책이다. 초등학교 필독서로 지정되면 좋겠다. 시리즈에서 다룬 인물은 어른이라 해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러므로 학생과 교사, 학생과 부모가 꼭 같이 읽기를 바란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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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에 균열을 낸 결정적 사건들
김형민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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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승리한 자가 쓴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승리한 자의 기록이다. 그래서일까.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역사는 대부분 왕조사였다. 하층민의 삶이나 생활사 같은 미시사는 쉬어가는 읽을 거리정도로 스쳐지나갔다. , 시험에는 나오지 않았다. 내가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때는 2000년대 초반이었다. 그 때 골랐던 책이 이덕일 선생의 역사서였다. 내가 그동안 배운 건 뭐지 싶었다. 그래서 학교 국사 시간에 배우지 못한 내용을 다루는 책을 좋아한다. 이덕일 선생 다음으로는 남경태씨의 책을 즐겨 읽었는데 10년 전 작고해서 아쉬울 따름이다.


시사인 구독할 때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 작가인 김형민씨가 <세계사에 균열을 낸 결정적 사건들>을 냈다고 해서 서평단 자격으로 받아 읽었다. 이 책의 부제는 ‘UNDERDOG’이고, ‘약자가 강자를 이길 때 역사는 새로 쓰인다를 덧붙였다. 표지에서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언더독의 저항으로 역사가 뒤집힐 수 있었고 그러한 결정적 사건들을 다루겠다고! 5장으로 나누었고 각 장은 전략, 용기, 결의, 지혜, 신념이라는 주제하에 30가지의 사건을 다루었다.


소제목을 주욱 훑어보니 나폴레옹, 이순신 외에는 직접적인 이름 언급이 없었다. 나머지는 일반적인 독자들에게 생경한 사건들을 다루었을 거라고 예상되었다. 이런 책은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소제목에 궁금증이 일면 끌리는 제목의 페이지를 먼저 펼치거나 각 장의 주제 중에 관심 있는 것부터 읽어도 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기록의 중요성이다. 기록은 언제나 강조되지만 강자든 약자든 기록으로 남겨두어야 자신의 이름을 떳떳하게 내세울 수 있으며 계속 전해진다. 또 아무리 무모해도 도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약자라고 지레 포기하지 말고 쉼없이 항거하고 목소리를 높여야 균열을 낼 수 있다. 그 작은 균열이 종국에는 둑을 무너뜨리고 거세게 밀려든 물살이 역사를 바꾸는 것이다.


학교 역사시간 어디에도 나오지 않은 사건들을 다룬 이 책에서 저자는,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고 자존감을 고수하는 약자는 그 어떤 위기에서도 용기의 빛을 발하고 패하더라도 타인들로부터 존중 받는다고 썼다. 현실에서 우리는 대부분 약자다.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라고는 겨우 한 장의 투표권을 사용할 때 뿐이다. 그마저도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게 만들어서 역사를 뒷걸음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저항해야 한다. 아무리 미래가 암울해도 과거의 시련만 떠올라도 계속 시도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균열을 내려는 시도가 끊인 적은 없었으니까.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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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빙수 눈사람 펑펑 1 팥빙수 눈사람 펑펑 1
나은 지음, 보람 그림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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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빙수산이라고 들어봤나요?


사계절 내내 눈으로 뒤덮인 도래산의 모습이 수북하게 쌓인 큰 얼음 같아서 팥빙수산이라고 부르는 곳이에요. 이 팥빙수산 봉우리엔 눈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있는데 여기 신기한 가게가 있답니다. 커다란 이글루 두 개가 통로로 연결된 모양이라 하늘에서 바라보면 안경처럼 생겼어요. 간판에 눈사람 안경점이라고 쓰여 있군요. 이곳의 주인은 눈사람 펑펑이에요. 펑펑은 손님들이 보고싶어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 안경을 만들어 줍니다. 과거, 미래, 혹은 누군가의 마음 속까지 볼 수 있어요. 안경값으로 받는 것은 빙수에 얹을 재료랍니다. 펑펑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게 바로 빙수거든요. 어떤 재료든 환영하지만 가장 반기는 재료는 달콤한 팥이고요.

 




여기까지 들어보니 어떤가요? 팥빙수산에 사는 눈사람이 주인공이라니요! 게다가 안경을 끼면 원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니, 정말 궁금해지지요? 안경을 사러오는 손님들은 무엇이 보고 싶을까요?

 

소풍가는 날 날씨가 궁금한 어린이

주인이 왜 슬퍼하는지 모르겠다는 강아지

좋아하는 아이와 짝이 될 수 있을지 알고 싶은 초등학생

 

우리는 늘 미래를 궁금해 합니다. 일의 결과를 빨리 알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실은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루어지길 바라니까요. 또 다른 사람의 마음이 궁금합니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궁금증이 해소되면 끝인 걸까요? 펑펑은 안경을 낀 손님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이겨낼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도록 도와줍니다. 작가의 마음이겠지요. 아직 서투르고 어설프지만 잘 해내고 싶은 아이들에게 힘을 주는 동화입니다. 기발하고 재미난 소재와 삽화가 읽는 맛을 더합니다.



 

마지막에 직원으로 일하게 된 북극곰 스피노의 실수로 얼음 가득한 공간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장면은 2권을 기대하게 합니다. 스피노의 좌충우돌 안경점 적응기, 또 다른 손님들의 사연으로 이어질 2권이 몹시 기다려지는군요.

 

꿈꾸는 건 누구에게나 자유란다. 상상하면 돼. 그럼 무엇이든 가능하지.”


모든 일은 생각하는 대로 흘러가는 거야.”


다른 사람의 기분을 알아차리고 마음을 이해하는 것도 즐겁게 노는 방법이야.”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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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지 한 장의 기적 라임 그림 동화 40
나가사카 마고 지음, 양병헌 옮김 / 라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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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지 한 장의 기적>은 일본 작가 나가사카 마고가 그리고 쓴 그림책입니다. 아프리카 가나의 어느 마을에 나타난 화가가 아이들 세 명(베지, 오스만, )에게 화가가 되고 싶냐고 묻습니다. 1세디(100)로 도화지를 사는 사람에게만 그림을 가르쳐 주겠다고 합니다. 하루종일 아빠를 도와 일을 해야만 받을 수 있는 귀한 1세디로 도화지를 살까요? 베지는 사지 않았고 오스만과 엘은 도화지를 삽니다.




아저씨는 그림 그리는 법을 알려주지요.

그림을 그릴 때 실력이 어떤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아. 이 도화지에 마음을 담아 그리는 게 중요해.”


마음을 담아 정성껏 그린 그림을 본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10세디를 주고 그 그림을 삽니다. 우아! 1세디로 10세디를 벌었어요. 아이들은 이제 10세디로 무엇을 할까요? 엘은 1세디짜리 사탕 세 개와 7세디짜리 장남감 자동차를 샀고, 오스만은 사탕 세 개랑 도화지 일곱 장을 삽니다.




여기까지 줄거리를 보니 어떤가요? 경제동화 같지요? 1세디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힘겹게 노동해서 받은 돈 1세디를 도화지를 사는 데 사용할 수 없다고 생각한 아이와 산 아이의 행동의 결과는 다릅니다. 그림을 그려서 1세디가 10배가 되어 그 돈을 지출할 때의 모습은 인간의 욕망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소비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도 보여줍니다.


그런데 마지막을 보면 아주 작은 돈 1세디가 오스만에게 어떠한 열매를 가져오는 지를 보여주지요. 그리고 알게 됩니다. 이 책은 지금 당장의 욕구를 해소하기 보다 지연한 욕구가 꿈을 이룰 거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을요.


그런데 이게 실화라고 합니다. 작가가 실제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 있는 아그보그볼로시라는 작은 마을에서 만난 아이들과 함께 한 사연을 그림책으로 낸 것입니다. 그곳에는 전자쓰레기 재활용 처리장이 있어요. 선진국에서 전자폐기물을 합법 혹은 불법적으로 수출하는 바람에 이 곳 사람들은 고통받고 있어요.


이런 내용을 마지막 페이지에서 설명하고 있는데 좀 더 자세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림책이라서 아이들에게 전달하고자하는 바를 아주 간단히 소개한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어른의 지도가 들어갈 필요가 있는 책이니만큼 어른들이 읽고 아이들에게 설명할 수 있도록 그곳의 상황에 대한 설명이나 사진, 또는 링크, 그리고 더 이상 그곳 사람들이 고통받지 않기 위한 방안이나 현재 노력중인 것에 대한 정보가 더 필요하단 생각이 듭니다. 작가가 그곳에 직접 다녀왔다고 했으니까요.


물론 그의 활동도 칭찬할만하고 이런 책을 내어준 것이 고맙습니다. 저도 전자폐기물 쓰레기장이 가나에 있다는 것을 이 책으로 처음 알았으니까요. 파라과이 쓰레기 매립장에서 주운 것들로 만든 악기를 가지고 오케스트라를 결성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곳의 아이들도 재활용 악기로 연주자의 꿈을 이루었습니다. 이 이야기도 그림책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파라과이가 음악이라면 가나는 미술이네요. 쓰레기 매립장에서 예술이 피어나는 아이러니를 그림책으로 만날 수 있게 되는 건 아름다운 일입니다.


가나의 어린이들은 어떨까요? 오스만 한 명만 그림을 팔 수 있게 되면 다른 아이들은요? 그곳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는 이런 일은 이제 멈추어야 합니다. 자신의 나라보다 가난한 나라에 쓰레기를 버리는 건, 아무리 합법적이라해도 무책임한 짓입니다. 내 나라, 내 국민을 지키기 위해 남의 나라 국민들은 피해를 입어도 되나요? 우리가 편하게 사용하고 버린 휴대폰이 다른 나라에 버려지는 현실을 알았으니 우린 무엇을 해야 할까요?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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