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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멸치 - 이름을 잊은 그대에게 ㅣ 더같이 그림책
전민걸 지음 / 한림출판사 / 2026년 10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고양이 멸치, 제목이 특이하다. 고양이와 멸치가 무슨 관계일까? 우리집 막냉이 토르는 멸치를 아주 좋아한다. 내가 멸치 대가리를 다듬으면 어김없이 다가와 좀 달라고 냥냥거린다. 토르처럼 고양이가 멸치를 좋아한다는 뜻일까? 고양이 이름이 멸치일까? 멸치 이름일리는 없고...
그림책 <고양이 멸치>는 제목으로 궁금증을 유발한다. 주인공은 턱시도(턱시도:검은 턱시도에 흰색 와이셔츠를 입은 것처럼 가슴(얼굴이나 발 일부)은 흰색 털이고 나머지는 검정색 털인 고양이, 이 글에서 턱시도냥으로 부르겠음)인데 표정이 좀 뚱하고 얼핏 멍뭉미도 있어 귀엽다. 집 나가면 개고생인 줄 모르고 무단 가출한 턱시도냥은 길에서 냥고생한다. 그런데 스트릿 생활이 제법 재미있는 모양인지 집 생각이 별로 안 난단다. 1인칭 고양이 시점이라 실감나게 읽힌다.

밖에서 지내며 많은 걸 배웠는데 정작 자기 이름은 까먹어버린 주인공! 사람들은 길에서 만나는 고양이들을 도둑고양이, 길냥이, 유기고양이 등등으로 부르는데 우리의 턱시도냥은 이름을 원했다.
“누구라도 내 이름을 불러 주기를 바랐어.
이름이 잇다는 것은 누군가 먹을 것을 준다는 뜻이고
이름이 있다는 것은 배고프지 않다는 거니까.
나도 이름이 있으면 좋겠어.”
이름을 불리길 원했던 턱시도냥은 이름을 불러줄 사람을 찾아다니다 문득 짭쪼름한 냄새를 머금은 바람에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 바로 바닷가 출신이었다는 사실. 이 그림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었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유화 느낌의 그림이라서 좋았는데 이 두 장면은 턱시도냥의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그리고 있다. 작은 부둣가를 배경으로 한 주황색 지붕 위 엄마냥과 아기냥의 평화로운 한 때가 사랑스럽다.

턱시도냥의 이름 찾기는 계속 된다. 어촌 마을 할머니에게서 이름을 얻나 싶었지만 실패! 배고파서 시도했던 꿩사냥도 실패! 철퍼덕 논바닥에 가라앉았다 개구리밥을 머리에 잔뜩 이고 올라온 모습은 안타깝지만 역시 귀엽다.

우리의 턱시도냥은 이름을 얻을 수 있을까?(스포라서 비공개함) 이름을 가진다는 것은 주인, 아니 집사를 채용한다는 뜻인데, 과연?? 어찌됐든 턱시도냥이 행복하면 좋겠다. 얼마 전부터 우리 집에 찾아오는 길냥이 두 마리가 있다. 젖소와 치즈인데 형제는 아닌 것 같고 항상 같이 다닌다. 밥만 챙겨주고 이름을 부르지는 않는다. 안쓰러움이 애정이 될까봐 무섭기 때문이다.
전민걸 작가는 <고양이 멸치>로 처음 만났는데 다른 그림책들도 찾아봐야겠다. 그림들이 궁금하다. 이 책에 바다 풍광이 예사롭지 않더라니 고향이 부산이라고 한다. 고양이 표정도 다양해서 좋았는데 고양이 그림책 시리즈로 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