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가이도 오타루의 카페 시트론에 새로운 점장 야스다 마쓰오가 왔다. 4년전에 신인상을 받은 소설가지만 최근엔 소설을 못쓰고 있다. 고모가 하던 카페를 맡아 운영하게 되었는데 그에게 난제는 독서모임 진행이다. 20년째 이어오고 있는 '언덕 중간에서 책을 읽는 모임'의 평균 연령이 85세이기 때문! 헉, 그럼 멤버들이 60대 때부터 이어져오고 있단 뜻? 그렇다. 과연 노인들의 독서모임은 어떨까? 위는 아사쿠라 가스미가 어머니의 모임을 참고해 쓴 소설 <읽고 읽고 말하다> 속 독서모임의 소개다. 등장인물들의 나이를 보다시피 뭔가 특이한 일이 벌어지지는 않는다. 모여서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수다를 떨고 책을 소리내어 읽는다. 읽고 읽고 말한다. 그리고 알게 된다. "독서모임에서는 의외로 각자의 사생활에 대해 말하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소감을 주고받을 때 새어나오는 사생활의 조각 들이 아주 조금씩 쌓여갈 뿐입니다. 저는 독서모임 회원들의 '그 사람이기에 가능한 어떤 것'을 보면서 누구라도 어딘가에 결핍과 상처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갖춰진 찻잔이 아닌 것은 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저만 불쌍하고 고생하는 사람인 것 같은 얼굴로 흥흥, 투덜투덜, 부들부들 떨었습니다. 정말 너무도 창피할 따 름입니다. 창피하다고 해놓고 이렇게 장황하게 써버린 것도 창피하네요! 실례했습니다!" 노인들이 꼭 하는 말이 있다. 자기 이야기를 풀면 소설 한 권은 될거라고. 제 삶이 세상 제일 기구하다 생각하듯 남들도 스스로를 그렇게 여길 것이다. 그런데 자기만 힘들다 생각한다. 위 회장의 말처럼 뒤늦게나마 깨달으면 다행이다. 노인은 완고하다지만 배우고 깨달음에 있어선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야한다. 올해 다른 작품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이 소설의 작가가 최고령이었다고 한다. 매일 읽고 쓰는 생활에 영예가 주어졌으니 행복할 것 같다. 소설은 '노년에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는 사실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그 사실 앞에서 인물들이 무너지기보다 계속해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낭독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죽음이 삶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한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편입되어 있다는 감각, 그것이 이 소설이 독자에게 건네는 위안처럼 느껴졌다. 다음달에 만나자는 인사가 이토록 뭉클하게 들렸던 적이 없다. **위 리뷰는 네이버카페 컬처블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