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이라는 전쟁터 - <뷰티풀 군바리>부터 <이세계 퐁퐁남>까지, 웹툰을 둘러싼 논쟁적 순간들
위근우 지음 / 돌베개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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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웹툰을 거의 보지 않았고 유명하다는 작가나 제목도 몰랐다. 최근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봤다. <김부장>1,2편까지 재미있게 봤고 웹툰 원작이라는 건 나중에 알았다. <참교육>은 웹툰 원작이라는 걸 듣고 봤는데 전편 모두 재미있었다. ,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없다는 걸 아니까 대리만족할 뿐이었지만. <웹툰이라는 전쟁터>의 리뷰를 쓰면서 드라마 얘기를 먼저 하는 이유는 웹툰을 거의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 책을 읽었느냐, 책 소개에서 혐오 언어에 관한 부분이 눈에 크게 들어왔고, 왜 전쟁터라 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출판사 책 소개에 나온대로,

본격 웹툰 문화비평집을 표방하는 이 책은, 웹툰을 통해 한국의 문화전쟁을 바라보는 묵직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동시에 웹툰 및 웹툰 작가, 웹툰에 얽힌 문화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고 생각을 확장해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해도가 깊을 테지만 나처럼 웹툰 잘 모르는 일반인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또한 독자가 주의를 기울이는 주제에 대해서는 더 자세히 읽고 연계 독서로 나아가면 좋다. 이 책에서 다루는 웹툰이 많기 때문에 모두 볼 순 없겠지만, 이미 웹툰을 본 독자에게는 다른 방식의 사고를 할 기회가 될 것이다.


웹툰 자체(주제 및 표현 방법)는 물론 댓글란에서 벌어지는 의견들이 온라인에서 전쟁이 되었다는데 웹툰을 읽지 않는 나로선 생경했다. 웹툰별로 쟁점화 되었던 내용과 언론에서 어떻게 다루었는지에 대해 작가가 비판적으로 쓴 내용을 읽으며 혐오 발언의 생산과 유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이고, 이대남이라 불리는 이들이 극우화 된 이유, 혐오와 조롱의 발언이 도를 넘어가는 현 상황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웹툰 <참교육>의 사례를 인용한다. 음모론에 근거한 에피소드 연재 당시 댓글 초등학생 페미니즘 사상 주입하려고 초등 여고사들끼리 사이트 만들어서 정보 주고받고 했던 거 저격하는 거네.’68,000명의 추천을 받아 베스트 댓글이 되었다. 위근우 작가는 <참교육>의 작가가 잘못 이해한 현실을 정당화하기 위해 대안사실의 세계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다른 웹툰(여혐, 능력주의 등)도 이와 유사하게 작동하고 있다. 아래 내용들로 가장 궁금했던 것이 해소되었다.


p.116~117


작중 나화진은 양성평등교육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며 왜곡된 페미니즘 교육이 세상을 반으로 갈라 혐오하게 만든다고 지적하지만, 정작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를 정당화하고 싶은 이들이 현실 대신 대안사실을 믿는 방식으로 세상은 갈라지고 소통의 토대는 무너진다. 이것이 웹툰의 혐오표현을 그저 현실과 분리된 가상 세계에서의 일탈이나 대리만족으로 허용할 수 없는 이유다. 교원평가 성희롱 사태 같은 현실의 사건이 가리키는 것과 별개로, 온라인 공간은 혐오에 취약한 특정 대상에 대한 부정적 정념과 그것을 정당화할 가짜 근거들로 가득하다. 오프라인이냐 온라인이냐, 뉴스냐 커뮤니티 게시물이냐 같은 구분은 무의미하다. 그것을 믿고 행동하는 이들이 많을수록 이 세계는 더더욱 실재하는 현실이 된다. 혐오를 정당화하는 인기 웹툰과 그 댓글란은 언제든 이러한 믿음을 끼리끼리 증폭하는 온라인 우범지대가 될 수 있으며 <참교육>은 그것이 어떻게 실제로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그들이 즐기는 참교육엔 당연히 교육도 없지만 무엇보다 이 없다. 그리고 현재 사이다 참교육이라 불리는 일들이란 게 거의 다 이 모양이다.


밑줄 그은 부분은 온라인 게임 댓글창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대안사실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다. 최근에는 초등학생들이 일베식 조롱의 언어를 아무렇지 않게(맥락없이) 사용하고 있는데 그들이 이런 언어를 접하는 창구가 온라인 게임 댓글이다.


내가 만나는 학생들도 이전보다 혐오와 조롱의 언어를 많이 쓰고 있다. 부모가 아니니 온라인 게임을 못하게 할 수도 웹툰을 못 보게 할 수도 없다. 부모라 해도 요즘은 컨트롤하기 많이 힘들어졌다고 한다. 온라인에서 만나는 오염된 언어와 세계관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어렵다. 어른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경도되기 쉬운데 학생들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은 이 책의 내용과는 좀 다른 부분이긴 하지만 평소 웹툰을 즐겨보는 교사나 학부모라면 자신을 돌아보고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해 줄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웹툰 비평의 어려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말하는 부분을 인용한다.


p.262


글 한편의 힘이란 미미할지라도 이런 작업은 언제나 지평을 조금이라도 흔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가령 특정 작품에서의 차별적 표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면, 그것은 그 작품에 대한 옹호냐 비판이냐 혹은 그 근거가 충분하냐 비약이냐 같은 차원에 그치지 않고, 같은 장면을 본 무수히 많은 이들에게 질문하고 그들의 해석적 지평에 개입하고 그들의 반응을 통해, 무엇이 차별이고 창작의 표현은 어디까지 허용되며 작품의 의도 해석의 적정선은 어디이며 창작의 책임은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논의로 확장되기를 기대한다. 이 책에서 특히 문화전쟁이라는 굵직한 전선 안에서 웹툰 비평의 효용을 찾으려 한 것은, 작품에 대한 세밀한 해석이 이 전선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동시에 비평이라는 협소하거나 자칫 고립될 수 있는 담론을 정치적 투쟁과 문화 변동의 더 큰 담론에 접합시킬 수 있길 바라서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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