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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이주 프로젝트 - 캠퍼밴 타는 고양이와 집사의 파리 정착기
권승희 지음 / 크루 / 2026년 5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고양이와 함께 여행을?
고양이가 비행기를 탄다고?
설마! 동화겠지?
믿기 어렵겠지만 실화다.
진짜 이 가족은 고양이를 비행기를 태우고 프랑스로 간다.
4년 간 파리에 살면서 유럽 여기저기로 여행을 다닌다.
물론 고양이와 함께!
고양이와 여행하는 건 냥집사의 로망이지만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일단 고양이를 받아주는 숙소가 드물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는 영역동물이라는 특성을 진리처럼 믿고 있기 때문에 감히 엄두를 내지 않는다. 그런데 그것을 과감하게 깨버린 가족이 있다. 턱시도 초롱이와 고등어 새벽이의 가족이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아빠가 프랑스로 발령이 나면서 가족이 함께 가기로 했는데 고양이 두 마리를 한국에 두고 갈 순 없는 노릇! 이제 험난한 고양이 이주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고양이가 비행기를 타기 위해 준비해야할 것은 물론 프랑스 입국을 위해 검사하고 챙겨야할 서류까지, 이 모든 것에 돈도 어마무시하게 든다. 다행인건 아빠의 회사가 고양이도 가족으로 인정하기에 그 비용을 다 부담해준다는 사실! 오, 멋진 회사! 읽는 내가 다행이라는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앞 부분은 프랑스 도착 전 준비과정과 독자를 위해 알아두면 좋을 정보들을 세세히 다루었다. 혹시 고양이를 데리고 출국할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은 무조건 추천각이다.
입국 후에 벌어지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버라이어티 좌충우돌이다. 이사할 집에 바로 입주하지 못해 호텔을 알아보느라 진땀을 빼고, 고양이가 호텔 방에서 숨어버리거나 밖으로 나가서 찾느라 우왕좌왕이다. 겨우겨우 이삿짐을 풀고 적응한 줄 알았더니 또 고양이를 캠핑카에 태우고 한 달 간 여행을 다닌다. 이 가족 진짜 대단하다!! 제일 배를 잡았던 건 캠핑카에서 고양이 똥 냄새였다. 그 좁은 공간에서 고양이 똥냄새를 고스란히... 그 냄새를 알기에 바로 상상이 되어 키득거릴 수밖에~
고양이와 여행을 다니고, 고양이가 아플 때 수의사와 힘겨운 의사소통을 하는 이야기보다 더 놀라웠던 건 초롱이였다. 과장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초롱이는 사람의 말을 알아들었다. 주인과 산책을 다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청하고 그것이 관철될 때까지 들이대고 고집도 부린다. 똑똑한 고양이는 다 남의 집 고양이라더니 고 녀석 어찌나 매력덩어리인지! 그런데 책 말미에 초롱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널 때는 눈물이 핑 돌았다. 2년 전 떠난 내 고양이 루키 생각이 났다. 루키는 이상 증상을 보인 지 하루 만에 가버렸다. 고양이는 갑자기 떠난다더니...
이 책을 쓴 사람은 가족 중의 막내인데 외국에 있다가 초롱이 소식을 듣고 들어온 다음 날 초롱이가 떠난 것이다. 폐암 확진을 받고 보름이 지난 때였다. 바로 입국하지 않았다면 초롱이의 마지막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p.258
나는 문득 초롱이가 채혈 때문에 마취했던 때를 떠올렸다. 그때처럼 이번에도 초롱이는 혼신의 힘을 다해 아픈 것을 감춘 것이었다. 그렇게 악화할 때까지 몸이 많이 힘들었을 텐데, 마취된 사실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평소의 모습을 완벽히 유지했다. 너무나 초롱이답게도. 나는 그것이 초롱이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다. 모든 고양이의 본능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초롱이의 의지가 더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이해되었다. 초롱이는 고양이라기보다는 사람에 가까울 만큼 영리했다. 이토록 필사적으로 병세를 감춘 것은 환자로 살고 싶지 않다는 초롱이의 의지였다.
이 책은 4년간 프랑스와 유럽을 누빈 고양이 두 마리의 이야기다. 고양이와 함께 해외여행이나 이사를 할 계획이 있다면 유용한 정보가 많아서 좋다. 그럴 계획이 없더라도 냥집사라면 울고 웃으며 공감할 책이다. 물론 집사가 아니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니 추천한다. 여행하는 초롱이와 새벽이의 사진이 보고 싶었는데 없어서 살짝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