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
이희영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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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이희영 작가의 신작 <낙하>를 읽었다. 이희영 작가는 <페인트>로 처음 만났고 이후로도 청소년 소설을 주로 읽었다. 최근에는 <셰이커><안의 크기>처럼 성인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출간했는데 사실 나는 좀 어색했다. 청소년 소설이었을 때는 격하게 공감이 되었는데 성인 소설은 조금 덜 했다. 이번에 밀리의 서재에서 출간 전 가제본 이벤트로 보내준 <낙하>독선적인 사랑이야기였다.


가제본과 함께 보내준 리딩 가이드에서 읽은 후 한 문장으로 표현하라고 하니 떠오르는 게 비겁독선이었다. 이 소설은 액자소설로 바깥이야기의 주인공이 잎새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서 보여주면서 교차 진행된다. 그 소설 속 주인공인 의 사랑을 나는 독선적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비겁하고 이기적인 새끼라고 표현했지만 것보다 더 못되고 지독했다.


가장 오래 남은 사람은 이었다. 독자마다 상황과 경험이 제각각이니 공감하는 지점이 다르겠지만 나는 현이 너무 불쌍했다.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엄마를 지키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 다른 이에게 엄마를 빼앗겼고 그 공허한 자리를 채워준 을 사랑하지만 그것은 사회적으로 금기다. 현은 네 가족이 행복했던 어린 시절이 가장 완전체라고 느꼈지만 동생 진이 태어는 후부터 새 가정에 겉도는 기름 같았다. 가족이지만 가족이 아닌 것 같은... 그들의 사랑이 이루어지는데 뭐 그리 큰 문제냐 응원했지만 사회적 금기보다 더 걸림돌은 동생 진이었다.


고등학생이 된 진이 둘의 사이를 눈치 채고 나서부터의 행동은 연적의 태도였고 비겁한 술수뿐이었다. 한 발짝 물러서서 보면 10대의 얼치기 사랑 같지만 진에게는 세상 전부의 사랑이다. 그에게 정은 엄마와 누나와 연인을 모두 품은 존재이므로. 그래서 진의 사랑에 마음이 가는 이도 있겠지만 나는 그가 다 망쳐놓았다는 원망밖에 안 든다. 스스로 깨달은 아래 문장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붕괴할까 두려웠던 건 그를 둘러싼 안락한 세계가 아니었다. 정작 자신은 부재했기에 함께할 수 없었던 결핍의 세계를 무너뜨리고 싶었다.”


사회적 금기보다 개인의 질투가 비극을 낳은 것이다.


편히 마음 둘 곳 없던 현에게 안식과 웃음을 주었던 건 정이었는데 안타깝고 아프다. 낙하라는 제목이 선명해진 순간이 언제였냐는 리딩 가이드 질문은 책을 읽는 중 질문이지만 책을 다 읽은 후에 생각해보았다. 맨 앞으로 돌아가 교통사고 장면을 다시 읽으며 낙하를 떠올렸다. 캄캄한 밤에 흩날리는 눈과 대비되는 선혈, 힘없이 처지는 육체위로 떨어지는 눈은 낙하, 두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낙하였다.


사랑이야기지만 가족이야기이기도 한 이번 소설은 가슴이 먹먹했고 접어둔 문장도 많았다.


"관계가 익숙해지고 편안해지면 그 관계를 참고 노력하는 쪽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아. 그게 자신이 아니라면 분명 상대일 텐데."


"가족 사이에는 투명하고 단단한 끈으로 묶여 있는 것 같아. 그게 나를 지탱해주고 기댈 수 있게 하는데 가끔은 너무 옥죄어오거든."


"인간은 가장 가까운 존재의 희생을 가장 당연하게 받아들이거든."


"어차피 인간은 자신조차 구원하기 어려운 존재들이야. 상대는 더더욱 불가능하겠지. 그러니 자책할 필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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